[영화무당]‘아이 엠 어 히어로’ 예고편 보고 ‘부산행’과 비교해 ‘궁예질’하기

기사 등록 2016-09-09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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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영화무당’은 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화제작들의 예고편을 장면마다 꼼꼼히 살펴보고, 제작진이 미처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를 기자들의 시선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코너다. <편집자주>

‘영화무당’ 열두 번째 시간은 오는 22일 개봉하는 일본영화 ‘아이 엠 어 히어로(감독 사토 신스케)’로 선정했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총 5관왕을 차지하며 ‘좀비 마니아’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킨 바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이 11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좀비물’의 흥행 가능성을 입증한데 이어 ‘아이 엠 어 히어로’가 그 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할리우드에는 이미 ‘좀비’를 소재로 한 유명한 영화가 많지만 동양에서 본격적으로 시도된 것은 최근의 일이기 때문에,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산행’을 바탕으로 ‘아이 엠 어 히어로’가 어떤 전개를 보여줄지 예상해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두 영화의 주인공들이다. ‘부산행’에서는 번듯한 직업에 가정도 있는 석우(공유)가, ‘아이 엠 어 히어로’에서는 사회 속에서 소외된 히데오(오오이즈미 요)가 이야기를 이끈다. 석우는 오로지 자신과 딸의 안위만 걱정하다 점차 타인에 대한 희생정신을 깨달아가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이에 비해 히데오는 본인의 성격 자체가 바뀐다기보다는 사회에서 히데오를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가 생긴다.

다소 ‘찌질’해 보이는 히데오는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기 전까지는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낼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후 그는 특기인 사격실력을 발휘해 주위 사람들에게 “도와 달라”는 부탁을 듣게 된다. 예고편 후반, 주위 사람들의 부탁에 “내가 지켜줄게”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책임감마저 느껴질 정도.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같은 주인공의 각성은 그를 영웅으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석우는 자신의 딸인 수안(김수안)과 함께, 히데오는 친구인 히로미(아리무라 카스미)와 함께 좀비와 맞선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특히 히로미는 여느 좀비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반만 감염된 인물’이다. 좀비를 한 손으로 제압하는 히로미의 모습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좀비 처치법’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쪽 눈만 변한 모습으로 반만 감염됐음을 나타내는 히로미는 이 영화의 진정한 ‘끝판왕’이 아닐까.

그렇다면 좀비의 구현은 얼마나 섬세할까. 우선 국내 개봉 등급은 ‘부산행’이 15세 관람가, ‘아이 엠 어 히어로’가 청소년 관람불가로 차이가 난다. 당연히 좀비의 외형이나 그를 처치하는 방법이 ‘아이 엠 어 히어로’에서 좀 더 적나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영화의 예고편에 모자이크된 모습이 종종 나오는가 하면 심지어 청소년 관람불가 버전의 예고편이 따로 있기도 하다.


예고편에서는 뛰어오르는 좀비가 가장 눈에 띈다. ‘부산행’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좀비가 된 후에 비슷한 속성을 갖는다면, ‘아이 엠 어 히어로’에서는 좀비들이 감염 전 각각의 특성이나 성격을 그대로 이어간다. 뛰어오르는 좀비는 아마도 높이뛰기 선수가 아니었을까. 어슬렁거리면서 다소 멍청한 행동을 보이는 좀비가 아닌 지능적으로 행동하며 주인공들을 압박하는 박진감 넘치는 좀비의 모습은 액션물로서 재미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가하면 ‘아이 엠 어 히어로’와 ‘부산행’은 한국이 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한국배우가 등장한다는 점도 같다. ‘아이 엠 어 히어로’는 약 40일간 한국에서 촬영을 진행했으며 100명 이상의 한국배우가 출연한다. ‘어벤저스2’를 볼 때처럼 관객들이 익숙한 한국간판을 발견하게 되면 어떨까. ‘부산행’이 실제 한국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장소를 배경으로 해 더욱 큰 공포감을 안겼던 것처럼 ‘아이 엠 어 히어로’도 익숙한 장소를 사용해 더욱 실감나는 공포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 엠 어 히어로’가 국내에서 ‘부산행’의 흥행을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원작의 완성도와 수상내역들을 배제하더라도 예고편만으로 충분히 흥미가 가는 영화임은 분명하다. 이 작품이 ‘부산행’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국내 ‘좀비 마니아’들을 열광시키길 기대해본다.

(사진=각 영화 포스터, ‘아이 엠 어 히어로’ 예고편 캡처)

 

양지연기자 jy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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