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도전하는 노장이 아름답다...영화 ‘얼라이드’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의 영화史

기사 등록 2017-01-0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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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안예랑기자]70이 가까워지는 나이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거장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가 새로운 도전으로 관객을 찾는다. 그는 이번 영화 ‘얼라이드’를 통해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의심해야만 하는 비극적인 격정 멜로를 그려냈다. 세계적인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와 브래드피트의 참여로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가 한껏 높아진 상황.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그때그때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이 말처럼 그는 40편 이상의 영화를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만들어 왔다. 그런 그의 필모에 코미디가 배제된 로맨스 작품은 처음이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흥행을 보증하는 안전한 영화를 선택하지 않는다. 그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가장 뛰어난 작품이 60대에 나왔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한다. 다양한 도전을 보여주는 그가 만든 ‘얼라이드’를 기다리며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도전의 역사를 한 번 짚어보고자 한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비틀즈에 열광하던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코미디 영화 '당신 손을 잡고 싶어((I Wanna Hold Your Hand))'(1978)로 데뷔했다.

그의 작품에는 코미디가 빠질 수 없다. 코미디 연출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던 그는 로맨스 코미디 ‘로맨싱 스톤’(1984)로 흥행 감독 반열에 올랐다. 그런 그가 오랜 기간 준비해온 시나리오를 명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보여주고, 그의 지원을 받아 영화를 만들게 된다. 그 영화가 바로 단연 80년대 최고 SF 코미디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백 투 더 퓨쳐’(1985)다. 시간 여행과 타임 패러독스를 다룬 이 영화에는 그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이 영화는 세 편의 시리즈물로 나올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고 현재까지도 회자되고 있어 그의 세련된 연출력과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로버트 저메스키는 여기에서 안주하지 않고 영화 ‘특수 효과’에 도전장을 내민다. 그는 카툰과 실제를 결합한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1988)로 발전된 기술력과 코미디를 접목시켰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스토리, 시각, 음향 어느 요소 하나 빠지지 않는 완성도 높은 어드벤쳐 코미디 영화를 탄생시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영화 평론가 김시무는 "코미디와 특수효과가 결합된 영화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해내는 능력은 저메키스의 가장 큰 자질"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2000년도에 접어들면서 그는 영화 '폴라 익스프레스'(2004) '베어울프'(2007) '크리스마스 캐롤'(2009)등의 연이은 흥행 실패라는 쓴 맛을 봐야했고, 기술력에만 집착해 스토리의 빈약성을 간과했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그런 그의 작품에 적당한 기술력과 인간애적인 서사가 담긴다면 어떻게 될까. 서사와 인간의 내적인 심리 묘사, 그리고 적절한 기술력을 보여준 영화 '캐스트 어웨이(2000)'는 그의 수작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영화는 무인도라는 한정된 장면에서 인간이 느끼는 소외감, 절망, 그리고 희망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가 담겨 있다. 무인도에 표류한 '척(톰 행크스)'은 윌슨이라 이름 붙인 배구공과 연인의 사진 한 장을 가지고 4년 동안 무인도에서 고립된 삶을 버텨나간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그는 희망이라는 보편적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해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비행기 추락 장면 같은 적당한 때에 사실적으로 묘사되는 기술력이 극의 리얼리티를 높이기도 했다.

기술력과 휴머니즘에는 '포레스트 검프'(1994)가 빠질 수 없다. 포레스트 검프는 '아이큐 75 남성의 미국 역사 체험기'라고도 불릴 정도로 60-70년대의 굵직굵직한 미국의 역사들을 그려냈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톰 행크스)가 이미 사망한 존.F.케네디 등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는 장면을 특수효과를 통해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여기에 낮은 지능이지만 성실한 삶을 살아가며 결국 큰 성공을 거두게 되는 주인공의 드라마를 효과적으로 풀어나가며 큰 감동을 선사,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종 상을 휩쓸며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처럼 로버트 저메키스는 스릴러, 어드밴쳐, 코미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기술적인 효과에 도전하며 최근까지도 쉬지 않고 영화를 연출해왔다. 그런 그가 새롭게 도전하는 웃음기가 쫙 빠진 로맨스 영화 ‘얼라이드’는 그의 주특기인 인간 내면 심리와 전쟁 장면을 표현해내는 기술력이 영화를 끌어나가는 주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의 섬세한 연출로 그려내는 시대적 분위기와 전쟁이 주는 비극적 감정, 서스펜스가 또 어떤 새로운 연출 방식을 통해 표현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영화 ‘얼라이드’는 오는 1월 11일 개봉한다.

(사진=영화 '얼라이드' 포스터, 해당 영화 스틸컷)

 

안예랑기자 yrang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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