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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얼의 영화읽기]'판도라'-'스톱' 원전사고를 향한 영화 속 공포

기사 등록 2016-12-0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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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겨울을 더욱 스산하게 할 현실적인 공포를 담은 두 작품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제작 이후 꾸준히 개봉이 미뤄지면서 '외압설'까지 돌았던 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배경으로 한 '스톱'(감독 김기덕)이 12월 둘째주 극장가를 찾을 예정이다.

한 편은 150억의 블록버스터, 한 편은 김기덕 감독이 제작 전반을 담당한 독립영화. 그러나 두 영화가 지향하고 있는 지점은 같다. 언젠가 다가올 '원전 사고'의 불안감이다.

먼저 ‘판도라’는 출연진과 시나리오로 이목을 모았다. 2014년 ‘무뢰한’(감독 오승욱) 이후 근 2년 만에 돌아온 김남길과 김영애, 문정희, 정진영, 이경영, 강신일 등 베테랑 배우들의 포진만으로 영화 속 생동감을 충분히 예감케 했다.

또한 ‘판도라’는 ‘부산행’을 제작했던 NEW가 투자와 배급을 맡았다. NEW에서 ‘변호인’ 이후 최초로 시나리오로 단계에서 만장일치를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NEW가 완성시킬 또 하나의 재난극이란 신뢰를 얻고 있다.

시사회 직후 이어진 호평들도 ‘판도라’가 현실적인 지점의 공포를 블록버스터로 잘 소화했다는 것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원전 사고라는 다른 재난들보다 현실적인 소재를 통해 공포감을 잘 조성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스톱’은 반대로 한국 감독이 연출한 일본 실제 원전 사고를 배경으로 했다는 특이한 지점이 눈길을 끈다. 매 작품마다 날카로운 시선을 발휘하는 김기덕 감독은 ‘그물’에 이어 사회 시스템이 개인의 삶을 위협하는 순간을 포착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김기덕 감독이 연출을 비롯해 촬영, 음향, 편집 등 영화 전반적인 부분을 1인 제작으로 담당하면서 그의 메시지가 더욱 극대화될 것이다. 그는 일본의 후쿠시마 근처에 위치한 도카이 원전지역 등을 돌면서 직접 촬영 장소를 헌팅하고 시나리오를 완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두 작품의 만남은 무척 신선하면서도 사회가 내재하고 있는 공포를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같은 원전사고를 전혀 다른 제작 시스템으로 그려낸다는 점은 대립각을 이루지만 대한민국에서 노후 원전 논란이 이어지는 와중 원전 문제를 끄집어냈다는 건 마치 같은 페어처럼 느껴질 정도다.

두 작품이 성취를 거둘 분야도 다를 것으로 예측된다. ‘판도라’는 상업영화인 만큼 관객수라는 수치로 승부를 낼 것이며 ‘스톱’은 김기덕 감독의 새로운 출발이란 점에서 영화제 진출이나 수상 등이 부각될 것이다.

그렇다고 두 영화가 지적하는 공통점이 희석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 가까이 다가온 원전 사고라는 공포, 일상 속에 스며든 그 ‘불안’ 혹은 ‘상처’를 건드리는 것은 ‘판도라’와 ‘스톱’이 내민 한 수이다.

관객들은 같은 듯 다른 이 영화들에 어떤 식으로 반응하고 평가할까. 12월 7일과 8일, ‘판도라’와 ‘스톱’은 작품 자체를 넘어 그것을 보는 관객들의 여파까지 주목해봐야 할 것이다.

(사진=NEW, '스톱' 공식 스틸컷 제공)

성찬얼기자 remember_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