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구미라의 시선] 영화 '뷰티 인사이드'로 부는 원 소스 멀티 유즈의 바람!

문화컨텐츠에서 원 소스 멀티 유즈 방식의 어제와 내일

기사 등록 2015-07-29 20:03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구미라 기자] 최근에 영화나 문화 컨텐츠가 원 소스 멀티 유즈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원 소스 멀티 유즈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내 이름은 김삼순’ ‘풀하우스’ 등이 만화원작에서 드라마화 되기도 했고 최근 종영된 ‘냄새를 보는 소녀’ 지금 방영 중인 ‘밤을 걷는 선비’ 앞으로 제작될 ‘마음의 소리’ ‘치즈인더트랩’ 등 이런 경향성은 점차 심해지고 있다.

원 소스 멀티 유즈 방식이란 하나의 원형 콘텐츠를 활용해 영화, 게임, 음반,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장난감, 출판 등 다양한 장르로 변용하여 판매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은 최근 문화 산업의 기본 전략이 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마음의 소리’도 드라마화 되기 이전에 캐릭터샵을 통해 머그잔,쿠션 등의 팬시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금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sbs '심야식당‘ 역시 일본에서 만화원작을 드라마로 제작한 후 영화로 만들어져 다시 한국에 넘어와서 드라마로 제작 된 경우이다.

이 같은 원소스 멀티유즈 방식이 늘어난 이유는 하나의 소재(one source)로 다양한 상품(multi-use)을 개발, 배급할 경우 시장에서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 최근에는 수익이 큰 문화산업의 특성에 맞추어 아예 기획단계부터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을 망라하는 문화 컨텐츠를 개발하여 그 효과의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하나의 인기있는 소재만 있으면 추가적 개발비용 부담을 최소화 하면서 다른 상품으로 전환해 높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상품과 매체를 체계적으로 관리 할 수 있어 저렴한 마케팅 및 홍보 비용으로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증하듯 칸 국제광고제와 클리오 국제광고제에서 각각 그랑프리상과 금상을 석권한 인텔과 도시바의 합작 광고인 ‘더 뷰티 인사이드(The Beauty Inside)’가 한국에서 장편영화 ‘뷰티 인사이드’로 재탄생 된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영화 ‘인크레더블’이 ‘인크레더블 헐크’라는 게임에서 비롯되어 영화화되고, 포켓몬스터 역시 보이용 게임으로 제작 판매되어오다 1997년 TV 애니메이션화 된 후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 된 바 있다. 또 최근 개봉된 클래식 아케이드 게임 캐릭터를 모티브로 제작해 화제가 된 영화 ‘픽셀’ 역시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픽셀’은 1980년대를 풍미했던 게임이 영화 속에서 기발한 상상력과 함께 높은 퀄리티의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된 영화이다.

그러나 영화 ‘뷰티 인사이드’처럼 칸과 클리오 국제광고제 수상작품이 영화화되는 것은 ‘원소스 멀티 유즈’방식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는 짧은 광고에서 주는 원작의 독특한 소재는 그대로 살리면서 자고 일어나면 모습이 변하는 남자 ‘우진’이 그가 자주 가는 가구 스튜디오 직원인 ‘이수’(한효주)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장편영화'라는 새로운 형식에 잘 녹아내렸다는 평이다.

또한, 광고계에서 뛰어난 연출과 스토리텔러로 인정받은 감독이 영화 ‘뷰티 인사이드’의 연출을 맡아 원작의 영상미과 스토리를 더욱 감각적으로 살려 관객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렇게 원 소스 멀티유스 방식이 문화 컨텐츠에 반영되는 것이 증가되는 현상에 대해 한 문화평론가는 “인기 있는 소재 하나로 비용은 최소화 하면서 높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며 대중들이 좋아하는 것에 급격히 몰입하는 특성 때문에 이런 현상은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또 다른 문화 관계자는 “원 소스 멀티유스방식으로 문화컨텐츠를 생산하다보면 다양성이 떨어지고 획일화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한 가지 컨텐츠가 반응이 좋으면 매체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동일 컨텐츠만 대량으로 양산될 수 있다”며 “소재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잘 살린 매체선정, 캐릭터 개발 등 균형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염려에도 불구하고 원소스 멀티 유즈 방식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야기한 헐크는 마벨코믹스의 대표적인 슈퍼 히어로중 하나로 최근 마벨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마벨의 슈퍼 히어로들이 만화책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으로 제작하고 있다. 헐크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모두 잘 아는 아이언맨, 엑스맨, 스파이더맨 모두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으로 제작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김수정 화백의 ‘아기공룡 둘리’가 1983년부터 1993년까지 만화잡지 보물섬에 연재해오다 만화의 큰 성공을 바탕으로 1987년에 kbs를 통해 장편 애니메이션을 시작으로 1995년 투니버스의 영어 교육용 비디오, 1996년 극장용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혐', 2004년 '둘리의 나무 속 환상 여행' 그리고 게임으로도 출시가 된 바 있다.

이렇듯 원소스 멀티유스 방식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본 드라마에서 본 캐릭터가 그려진 칫솔로 다음날 양치질을 하게 될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구미라 기자 mymyk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