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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연인들', 우연의 연속+개연성 부족 '갈수록 더하네'

기사 등록 2012-08-0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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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하진기자]8월 7일 오후 KBS2 월화드라마 '해운대 연인들'(극본 황은경, 연출 송현욱 박진석)이 전파를 탔다. 지난 6일 첫 방송 후에도 불거진 개연성 결여와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만화적인 상황 설정이 여전히 작품의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이날은 1회에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태성(김강우 분)을 대하는 어머니(이미영 분)의 냉소적인 태도에 대한 의문이 풀리면서 시작됐다. 태성은 아버지 이세조(최상훈 분)의 "친아들도 아닌 너에게 큰 부담을 줬나 보다"는 말에 과거를 회상했다.

과거 보육원에 있는 태성을 귀엽게 본 세조가 그를 자신의 아들로 삼은 것이다. 때문에 태성은 아버지의 말에 병원에 누워있는 윤세나(남규리 분)를 두고 발걸음을 뗄 정도로 애정이 두터웠다.

태성의 친아버지의 정체는 금세 드러났다. 육탐희(김혜은 분)의 남편이자 해운대 호텔의 주인 양사장으로, 그는 위독한 상황에서 "내 아들, 태성이를 찾아라"고 겨우 입을 뗀 것. 이로써 주인공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해운대 연인들'은 앞서 지역 부산을 배경으로 한 점과 배우들의 열연에서는 호평을 받았으나, 중구난방식의 산만한 전개와 지나치게 만화적인 상황의 연속은 극의 몰입을 떨어뜨린다는 평을 얻은 바 있다.

2회에서는 의문을 자아낸 이야기들의 실마리가 풀리고, 태성과 소라(조여정 분)의 두 번째 만남으로 본격적인 이야기 전개에 물꼬를 튼 듯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거듭되는 우연의 반복과 재미를 유발하기 위한 과도한 설정들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로맨틱 코미디의 특성상 유쾌하고 발랄한 스토리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향연이 극을 이끄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나친 개연성 부족은 이 드라마를 진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실상 줄거리에서도 이 같은 진부함에 대한 우려가 전해진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와 전 조직폭력배의 딸이자 집안의 실질적 가장인 여자의 로맨스'가 '해운대 연인들'의 핵심 줄거리다. 여기엔 완벽한 스펙의 남자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억척스러운 여자의 사랑 이야기라는 기존 다수의 로맨틱 코미디 작품을 연상하게 만든다는 평이다.

하지만 ‘해운대 연인들’의 장점인 이 같은 스토리에 감초연기를 펼치는 배우들의 호연과 로맨스 안에서 그려지는 가족 간의 끈끈한 정, 그리고 부산이라는 배경이 전하는 청량감이 극에 활력을 불어넣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해운대 연인들'은 위의 좋은 조건들을 잘 활용해 자칫 진부한 스토리로 비칠 수 있는 극에 특별함을 더해야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드라마가 회를 거듭하면서 당초 취지대로 즐겁고 유쾌한 로맨스를 선사, 침체된 KBS2 월화극의 구원투수로 자리매김 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하진기자 hajin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