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이슈현장분석] ‘1987’, 그 때의 기적이 2017년의 우리에게 오기까지

기사 등록 2017-11-22 17:12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 사진=박은비 기자
[이슈데일리 김나연기자] 1987년 한 대학생의 죽음으로 우리의 역사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영화 ‘1987’ 속의 배경은 2017년의 온 국민이 광장에 모여 소리쳤던 오늘날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모두가 뜨거웠던 1987년 그 때의 이야기, 그 때의 함성을 그려낸 영화 ‘1987’이 베일을 벗었다.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는 영화 ‘1987’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장준환 감독을 비롯해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이 참석해 영화에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1987’은 1987년 1월 당시 22세 대학생이었던 고(故 ) 박종철 열사가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뤄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장준환 감독은 “1987년은 온 국민이 나와서 대통령을 국민이 스스로 뽑을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해 낸 해다”라면서 “지금 이 시기에 다시 한 번 돌아볼 만한, 그러나 아무도 얘기하고 있지 않은 역사라고 생각해 용기 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민주주의가 짧은 시간 지속되면서 가끔 휘청대기는 하지만 성숙해가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 우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거울 같은 영화다”라고 ‘1987’에 대해 설명했다.

▲ 사진=박은비 기자
이 영화는 1987년의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제작한 만큼 배우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도 실존인물을 참고해 만들어졌다.

배우 김윤석은 반공이 애국이라 믿는 인물로 수사에 있어서는 고문 등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탁월한 수사력과 의리로 휘하를 통합하는 리더십으로 간첩 및 용공 사건을 전담하는 대공수사의 대부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실존인물인 박처장을 연기하기 위해 조사를 많이 했다”면서 “이북 출신이 혈혈단신 이남으로 와서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현재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캐릭터를) 마냥 악인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박처장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해서 저런 인물이 될 수 밖에 없었는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그는 영화에서 이북 사투리를 쓰는 상황. 김윤석은 “함경도 사투리와 평안도 사투리를 구분 짓는게 첫 번째 숙제였다”면서 “박처장이라는 인물은 평안도 사람인데, 평안도 사투리는 억양을 제외하고 상당히 서울말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얼마나 세심하게 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정우는 시국 관련 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서울 지검 공안부장으로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에 진실을 직감하고 진상 규명의 첫 단추를 끼우는 최검사 역을 맡았다.

그는 “이 영화의 캐릭터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이 분명히 있다”면서 “영화는 많은 이들이 은폐하려던 사건의 진실을 최검사가 세상에 알리면서 시작하게 된다. 영화를 보는 분들이 최검사의 편에 서서 영화를 본다면 영화에 조금 더 쉽게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영화의 관람 포인트를 제공했다.

영화의 장준환 감독은 하정우에 대해 “핵심 코어는 잘 잡으면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배우다. 그는 매 장면을 찍을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 사진=박은비 기자
이 영화는 김윤석, 하정우는 물론 유해진, 박희순, 이희준, 김태리, 그리고 작은 장면이지만 작품이 가진 메시지에 선뜻 출연을 결정한 오달수, 설경구, 김의성, 문성근, 고창석 등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장준환 감독은 “작은 장면이지만 출연을 결심해 준 많은 배우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면서도 “박처장을 따라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계속 새로운 주인공들이 나오는 영화다. 그리고 결국에 주인공이 되는 건 온 국민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유족 분들을 비롯해 피, 땀을 흘리셨을 많은 이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조심하면서 마무리를 하고 있다”면서 “영화를 보면서 우리 국민이 얼마나 대단한 국민들인지 와서 느끼고 같이 분노하고 같이 울어주면 역사의 주인공들한테 굉장한 힘이 될 것이다”라고 영화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영화 ‘1987’은 한 젊은이의 죽음이 어떻게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거대한 흐름으로 확장되었는지, 1987년을 뜨겁게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1987년, 그 뜨거웠던 날의 열기로 추운 날 관객들의 마음을 녹이는 영화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오는 12월 27일 개봉.

김나연기자 nadus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