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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나무' 무엇이 세종대왕을 욕하게 만들었나

기사 등록 2011-10-1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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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상준기자]송중기의 이도에서 한석규의 이도로 넘어간 순간 왕의 입에서는 욕이 쏟아졌다.

13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성장한 군주 이도(한석규 분)가 등장했다. 그는 첫 등장부터 "하례는 지랄"이라는 욕설로 독특한 세종의 등장을 알렸다.

이도는 "하례, 대례, 조례, 가례, 대체 왕은 뭔 놈의 의식이 많은지. 그런 것들은 세자에게 이관을 했건만 젠장"이라며 비실용적인 겉치레 의식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욕으로 표현했다.

또 이도는 "서책을 보고 정사를 보는데도 시간이 모자라는 데. 우라질"이라며 일부러 말끝마다 욕설을 집어넣었다. 오히려 그는 궁녀에게 "우라질이 맞느냐"고 묻기까지 했다.

이도는 자신의 언사에 불편해하는 주위 시종들에게 "가려서 쓴 것이다. 과하게 많다. 우라지게 많다. 이게 얼마나 내 정서를 잘 표현하느냐. 궁궐에는 이런 말이 없어"라며 속사포같이 쏟아냈다.

한석규의 이도는 송중의 이도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송중기의 젊은 이도가 처음으로 노비소년 똘복에게 '지랄'이라는 욕을 배우고 이를 통해 태종과 대립할 용기를 얻었다면 한석규의 '지랄'은 고리타분한 고사와 이론만으로 세상 모든 것을 재단하는 성리학에 대한 반기를 표현했다. 이도는 감정을 잘 표현하는 우리의 욕이 아니라 굳이 남의 언어인 중국의 한자어를 섞어쓰며 점잖게 표현하는 겉치레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이 때문에 한석규의 이도는 자주 기존 성리학자들과 실용을 중시하는 자신의 집현전의 젊은 학자들을 경연을 통해 논쟁을 붙이이며 새로운 조선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박상준기자 sj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