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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역적’ 김지석 “사랑도 하고 연기도 해야죠”

기사 등록 2017-05-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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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제이스타즈
[이슈데일리 한동규기자] 광폭한 연산군을 어떻게 연기했을까. 처음 배우 김지석을 봤을 때 느꼈던 인상이었다. 그는 어떻게 보면 딱딱한 자리일수도 있는 인터뷰에서 친근한 형처럼, 때로는 진솔한 배우의 모습으로서 기자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무더운 더위 속에서 김지석이라는 사람은 시원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조금은 후련한 듯 미소 짓는 김지석과 최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나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종영과 얽힌 속 깊은 대화를 나눴다.

“최근에 배우들이랑 감독님이랑 같이 뵙게 됐는데 종방연도 끝냈고, 7개월 동안 달려왔는데 정말 시원하기만 해요(웃음).”

7개월 동안의 긴 여정에도 김지석은 전혀 지친 내색이 없었다. 오히려 ‘역적’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에는 작품에 임했던 열정이 다시 불타오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만큼 김지석에게 있어 ‘역적’이라는 드라마는 특별했다. 특히 김지석은 연산군이라는 캐릭터가 꼭 하고 싶었었다고 말했다.

“연산은 진짜 욕심났었어요. 30대 배우라면 연산군이라는 캐릭터가 한번 할 수 있을까 말까 한 캐릭터에요. 또 이걸 잘해내서 기존에 보이지 않았던 다른 연산을 보여드리고 싶고, 그래서 제가 연산이 된다 라기 보다는 연산이 만약에 덧입혀지면 어떤 모습일까에 중점을 뒀어요. ‘김지석화’ 된 연산은 어떨까’라고도 생각하면서 저한테 연산을 많이 집어넣으려고 했죠.”

‘역적’ 종영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김지석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이 이어졌을 정도로 그에 대한 찬사는 대단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결과에는 김지석의 숨은 노력이 숨어 있었다. 그는 평소 활발했던 자신을 버리기 위해 부모님과 연락을 끊을 정도로 작품에 몰두하기 위해 노력했다.

“1차원적인 생각이 마음의 준비였어요. 본집에 막연하게 연산을 연기하는데 어머니한테 연락하지 말라고 했어요. 연산은 저와 극과 극의 캐릭터라 저한테 있는 걸 많이 버려야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부모님께서도 7개월 동안 전화를 못하시다가 제가 며칠 전에 집에 좀 있다가 왔죠(웃음).”

▲ 사진제공=제이스타즈
대답 후 웃어 보이는 김지석이었지만, 그의 결단은 평소 예능에서 보여줬던 재기발랄한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이외에도 김지석은 ‘처용무’나 장구를 실제로 3개월 배우거나, 연산을 심리적 이론으로 다르게 해석한 책들을 구독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강구했다고.

하지만 연산군을 연기하는데 있어 그에 따르는 고충도 있었다. 김지석 본인의 성격과 정반대인 캐릭터에 몰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연산 때문에 가끔 오락가락 할 때도 있는 것 같아요(웃음). 집에 혼자 있다가 갑자기 화가 나서 참아야지 한다거나 등등이요. 다이어트도 심하게 했었는데 살도 좀 찌우고 개인 정비 시간을 조금 갖춘 다음에 비워내야 될 것 같아요.”

‘또 오해영’ 이진상을 거쳐, ‘역적’ 속 연산군까지. 이 같이 다수의 드라마에서 맹활약한 그가 앞으로 참여하고 싶은 드라마는 또 어떤 것이 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올해 하나 더 하고 싶어요. 그런데 현대극을 하고 싶은데 무얼 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작품 선택할 때 간단해요. 대본을 받거나 시나리오를 받으면 이 시나리오를 통해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인가가 첫 번째고, 내가 맡은 캐릭터가 그 메시지를 전달함에 있어 ‘확실한 캐릭터인가’ ‘내가 잘해낼 수 있는 것인가’ 그것만 확인 되면 다 열려 있어요. 주연이든 주조연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아! ‘로코’물을 하고 싶긴 해요. 길동이랑 가령이가 조금 부러웠거든요. 사랑도 하고 연기도 해야죠(웃음).”

이번 대답을 통해서 김지석은 ‘자신은 꼭 열애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솔직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배우로서는 완벽함을, 사람으로서는 정겨운. 김지석에게는 기분 좋은 ‘사람냄새’가 풍겨왔다.

‘역적’ 연산이라는 캐릭터에 묻어있던 김지석은 틀을 깨고 변신하기 위한 담금질을 천천히 하고 있었다. 향후 어떠한 작품에서 그를 만나 볼 수 있을지, 연기에 대한 김지석의 다짐을 믿어본다.

“저에게 연기자라는 칭찬 외에 더 좋은 건 없죠. 연산을 통해 대중들에 대한 저의 이미지를 깼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런 보는 재미를 선사 하는 게 제 몫 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