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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뷰]‘루시드 드림’, 자식 잃은 아버지의 간절한 믿음

기사 등록 2017-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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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루시드 드림' 포스터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 매년 수많은 아이들이 부모의 품을 떠나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은 찢어지고, 더 이상 인생의 행복을 꿈꿀 수 없다. ‘그때로 돌아간다면’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 실종자들의 부모는 아이를 찾을 수 만 있다면 뭐든지 할 의지를 보이며 이를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 또한 안타깝게 한다.

‘루시드 드림’은 하나뿐인 아들을 잃어버린 대호(고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모든 부모의 마음이 그렇듯,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이 혹여 다칠까싶은 마음으로 대호는 아들을 아끼는 다정한 아버지다. 그는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 떠난 놀이동산에서 아들을 잃고 3년 내내 유괴범의 꼬리조차 잡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각몽, 일명 루시드 드림으로 잊고 있었던 기억에서 단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한다. 루시드 드림은 꿈속에서 스스로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자각해 본인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 때문에 대호는 아들이 실종됐던 당시의 상황을 꿈으로 재현하고 그때 놓쳤던 단서를 찾으려고 한다. 하나의 단서라도 절박했던 대호는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이뤄질 수 없는 꿈같았던 아들과의 만남에 오히려 꿈을 이용해 점점 다가간다.

고수는 이번 작품을 위해 단기간동안 체중을 증감하는 열의를 보였다. 이에 대해 그는 “아들과 함께 지내던 순간과 실종자의 아버지의 모습의 차이를 표현하려고 했다“며 캐릭터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관객의 몰입을 도왔다.

설경구는 전작 ‘나의 독재자’(2014), ‘감시자들’(2013)에서 선보였던 카리스마 넘쳤던 모습과는 달리 극에 자연스레 녹아든 묵직한 형사연기를 선보인다. 그의 우직함과 올곧음에 형사라는 캐릭터 설정은 자연스레 신뢰가 쌓이며 더불어 부성애 가득한 모습은 전작들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을 자아냈다.

‘루시드 드림’은 박유천의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그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개봉을 무기한 연기한 만큼 극중에서 박유천은 비중은 적지만 중요한 역을 맡았다. 이에 대해 감독은 “역할 자체가 중요한 매개체”라며 “이를 박유천이 잘 해줬고 또한 잘 녹아들 수 있게 편집했다”고 스스럼없이 답했다.

처음 상업영화에 도전한 김준성 감독은 기획부터 각본, 연출까지 도맡아 작품에 애정을 드러냈으며 이는 배우들 또한 적극적으로 감독을 신임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4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루시드 드림’의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배우들은 하나같이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덧붙일 정도였다.

김준성 감독은 국내 영화에서 처음으로 꿈이라는 생소한 소재를 사용하겠다고 하자 주변에서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를 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관객들이 쉽게 접할수 있는 부성애를 접목해 보다 편하게 극을 전개해 나간다.

꿈을 소재로 만든 영화는, 현실과 꿈을 오가는 섬세한 연출이 중요하다. 관객들이 혼란을 느끼기 쉽기 때문이다. 김준성 감독은 이같은 관객들을 배려해 헷갈리지 않게 센스있게 연출해, 한국판 인셉션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극중에서의 인물이 꿈을 자각하는 매개체 또한 어렵지 않게 풀어냈다.

‘루시드 드림’은 꿈속이지만 아들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이 전제돼 있다. 자각몽을 할 수 있다는 믿음 자체가 없으면 이를 성공할 수 없으며 아들을 찾기 위한 단서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꿈속에서 자각한다는 생소한 루시드 드림을 이용했지만 부성애로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가고자 한 ‘루시드 드림’은 감독의 의도대로 다양한 관객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2일 개봉. 러닝타임 101분.

김지영기자 b33151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