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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창용의 사극돋보기]'화정' 홍주원 구해낸 조선군 장수 강홍립은 누구?

기사 등록 2015-07-1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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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 기자]'화정'에서 홍주원의 목숨을 구해낸 조선의 장군 강홍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방송된 MBC 창사 54주년 특별기획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최정규)' 28회에서 후금군에 포로로 잡힌 홍주원(서강준 분)은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 교수형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홍주원은 후금측 관리와 도원수 강홍립(정해균 분)이 등장하며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홍주원과 조선군 포로들의 목숨을 구해낸 강홍립은 어떤 인물일까?

강홍립은 위기에 빠진 조선을 구하기 위해 치욕을 감내하고, 광해군(차승원 분)의 명령을 받들었지만 결국 조국에 버림받는 비운의 장수이다. 광해군과 강홍립은 명과 후금의 전쟁 속에서 조선을 전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애썼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강홍립은 1619년 명과 후금이 요동 지역의 주도권을 걸고 격돌한 사르후 전투에서 조선군을 이끌고 참여했다. 강홍립은 도원수로 참전했으며, 김경서, 이계선, 안여눌, 문희성, 김응하, 이일원이 그를 따랐다.

강홍립이 이끄는 1만3000명의 조선군은 요양 총병 유정이 이끄는 동로군에 편입됐다. 당시 조선은 임진왜란으로 인한 국력 손실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쟁을 피하고 싶었던 광해군은 출전을 하려던 강홍립에게 밀지를 내렸다.

조선군은 부차전투에서 후금군과 만났다. 그러나 기상 악화로 화포와 조총 등 무기를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패했고, 강홍립은 남은 병력을 이끌고 투항했다. 조선군이 투항하면서 동로군은 궤멸됐다.

강홍립이 투항하자 조선 조정에서는 그의 관직을 삭제하고, 가족을 처형하려했다. 그러나 광해군은 그와 그의 가족을 처형하지 않았다. 강홍립은 후금군에게 왜 조선이 명을 위해 싸울 수 밖에 없는지를 설명하며 설득했다.

광해군이 왕위를 지켰으면 강홍립과 포로로 잡힌 조선군은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인조 반정으로 광해군이 실각하고, 이괄의 난 때 반란을 주도했던 한명윤의 아들 한윤, 한택 형제가 후금에 투항하면서 일이 꼬였다.

한윤, 한택 형제는 후금에 조선이 친명정책으로 노선을 전환했다고 일러바치면서 후금을 도발했다. 후금과 조선의 전쟁을 막으려했던 강홍립의 노력은 허사가 됐다. 후금은 광해군의 원수를 갚는다는 명분을 앞세워 조선을 침략했다.

정묘호란 당시 전쟁이 길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은 후금은 조선과 강화를 원했고, 강홍립은 외교수완을 발휘했다. 그는 한윤, 한택 형제가 변발을 하고 청나라에 귀화했음에도 끝까지 조선 장수의 지조를 지켰다.

정묘호란 당시 조선으로 돌아온 강홍립은 조선 조정의 의심을 받았지만 그가 조선인의 절개를 지켰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관직이 회복됐다. 명예는 회복됐지만 후금에 투항했다는 이유로 조선왕조 역사에서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강홍립은 장수의 자존심보다는 자신을 따르는 병사들의 목숨을 먼저 생각했다. 죽음보다 치욕적인 적에게 투항하라는 치욕적인 명령에도 전쟁을 막기 위해 애썼으며, 포로로 있으면서도 조선의 편에서 수완을 발휘한 진정한 조선인이었다.

당시 조선의 사대부들은 그를 배신자라고 비난했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진정으로 나라와 백성을 아낀 장수 중의 장수로 부르고 있다.

여창용 기자 hblood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