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이슈인터뷰] ‘힘쎈여자 도봉순’ 박형식, 이제 시작이다

기사 등록 2017-04-21 14:39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 사진=박은비 사진기자
[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눈에서 꿀이 떨어진다’ 이 말은 박형식을 향해 하는 말 같다. 봄이 찾아오는 3월, 얼었던 마음을 녹이는 달달한 호흡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민민’ 박형식. 그는 박보영과 극중 ‘현실 커플’ 같은 호흡으로 시청자들의 연애 세포를 일깨웠다.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극본 백미경, 연출 이형민)은 JTBC 드라마국에 큰 공을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일을 벗기 전, 3%의 시청률만 넘어도 ‘대박’이라고 외쳤던 이 드라마는 첫 방송 시청률 3.8%로 시작, 9.0%의 시청률을 달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것.

이 같은 결과를 예상이라도 했을까.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만난 박형식은 “JTBC 사장님이 현장에 직접 찾아 오실정도였다. 밥차도 뷔페식이었고, 포상휴가도 모든 스태프가 갈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었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초반에는 정신도 없고 부담돼서 정신이 없었어요. 그런 부분들에 대해 감독님, 선배님, 보영누나가 ‘너 잘하고 있어’라고 자신감을 실어주셨죠. 나중에는 다 같이 놀면서 재밌게 촬영했어요. 이 모습이 화면에 잘 담긴 것 같아요. 시청률도 잘 나와서 좋고, 덕분에 포상휴가도 가게 돼 저에게 남다른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박형식은 극중 자수성가한 젊은 CEO 안민혁 역을 맡았다. ‘츤데레’ 같은 매력과 동시에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고 확실하게 말하는 그의 면모는 ‘국민 남친’이란 수식어를 달게 할 정도로 극 몰입을 높였다.

“국민 남친이요? 기분 좋죠. 대본 자체가 로코적인 대사와 장면이 많아 극대화됐어요. 또 박보영이라는 배우의 시너지가 확실히 컸어요. 모든 게 사랑스럽게 보이고, 연기도 워낙 잘하시니까 합까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저를 잡고 끌고 갔죠. (웃음)”

▲ 사진=박은비 사진기자
배우간의 호흡, 촬영장에서 호흡은 드라마에 고스란히 녹아났다. 특히 답답했던 시국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듯한 대사와 행동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웃음을 유발했다. 애드리브 또한 또 다른 시청 포인트로, 60분의 시청시간이 짧게 느껴졌을 정도였다.

“(박보영의) 볼을 꼬집는 장면은 대본에 없었어요. ‘어떡하지’라는 대사가 (애드리브) 시작이 됐죠. (박보영은) 그런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배우였어요. 안민혁이라는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에요. 히어로물인데 여자를 섹시하다고 느끼고, 자유분방하면서 자수성가한 전형화 되지 않은 이 아이가 좋았죠. 표현할 수 있는 대로 할 수 있으니까 감독님도 더 뛰어놀게 하셨어요. 하다 보니 행동이 과격해진 것도 있어요. 에너지를 받으니까 현장도 축 쳐지는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스태프들도 너무 좋았어요. 끝나고 나서 고생하셨다고 인사드리는데 저에게 ‘사랑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보통 제가 많이 표현하는데 먼저 그 말을 들으니까 울컥했어요. 너무 감사했죠. 첫 포상휴가도 ‘무조건 가야한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선배님들도 너무 좋으셔서 사랑이 가득한 현장이었습니다.”

박보영과 현실감 가득한 커플 연기를 펼쳤기에 일각에서는 ‘사귀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날 인터뷰 역시 주된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박형식은 고개를 저으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사소한 부분이나 말 한마디, 행동을 더하니까 감독님도 컷을 점점 늦게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애드리브도 점점 길어지니 적응된 것 같아요. 마치 이 뒤에 더 해야 할 것 같은 느낌도 들었어요.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가미되니 ‘너희 둘이 사귀지’라는 말도 들었죠. (웃음) 봉순이와 민혁이는 너무 예쁜 캐릭터에요. 민혁이는 봉순이를 소중하게 생각하죠. 해외에서 연애도 많이 해보고, 여자를 충분히 아는 아이지만 진짜 사랑이란 것을 봉순이로 인해 알게 된 아이에요. 바닷가에서 하트 그리면서 키스하는 것도 예쁘고, 소중했으면 하는 바람에 아끼면서 한 거죠.”

키스신과 같은 애정신은 어느 정도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경험이 없으면 내면 표현이 힘들기 때문. 이에 대해 박형식은 “보영 누나 자체가 ‘뽀블리’였으니까 크게 작용한 것 같다”라고 말문을 이어갔다.

“저만 하트 뿅뿅이 아니라 모든 스태프들이 보영누나를 볼 때 눈에서 하트가 떠있었어요. 저는 화면에 담겼을 뿐이죠. 역할에 충실하고자 했어요. 키스신이 있어서 한거고, 키스를 하면서 최대한 봉순이를 사랑했죠. ‘너무 못 하는 거 아니냐, 연애 좀 하라 그래’ 이런 소릴 듣는 것 보다 잘하는 게 낫지 않나요?”

▲ 사진=박은비 사진기자
2010년 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한 박형식은 2012년 SBS 드라마 ‘바보엄마’로 연기를 시작했고, 이후 ‘상속자들’ ‘가족끼리 왜 이래’ 등을 통해 연기력을 탄탄하게 쌓았다. ‘상류사회’와 최근 종영한 ‘화랑’에서는 주연으로 우뚝 솟으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상황. 한 그루의 나무가 땅 속 깊이 줄기를 뻗어나가는 것처럼 박형식 역시 ‘연기’라는 뿌리를 깊숙이 내리고 있다.

“상상하는 것들, 상상속의 영상을 제가 하려고 하는 게 있어요. 그런데 안되는 게 더 많죠. 상상은 너무 판타지니까. 현실에서 하려니까 발음, 발성이 안 되더라고요. 학교도 연극영화과를 나온 게 아니고, 학원, 아카데미를 다닌 것도 아니에요. 현장에서 부딪혔죠. 선배님들의 연기를 옆에서 보고, 듣고 배웠어요. ‘가족끼리 왜이래’ 할 때 진짜 많이 배웠어요. 용어, 카메라 사이즈 등 연영과에서 배워야할 것들을 현장에서 선배님들이 가르쳐주셨죠. 돈 주고도 배우지 못할 것들이에요. 과분한 사랑을 받았으니까 그 사랑에 보답하고 싶었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박형식은 약 7년간 몸을 담고 있었던 소속사를 떠나고 송혜교, 유아인이 소속된 UAA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한솥밥을 먹고, 동료였던 임시완, 황광희 또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이로써 제국의 아이들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하지만 함께 동고동락했던 제국의 아이들은 그에게 남다른 의미라고.

“저는 팀에서 막내였어요. 군대를 간 멤버도 있고, 전역을 앞둔 멤버도 있죠. 다들 성인이니까 각자 앞날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제국의 아이들은 가족 같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존재에요. 가족에게 다 털어놓을 수 없는 것들을 멤버들에게는 할 수 있어요. 일을 하는 동료로서 가장 큰 의미인 것 같아요.”

이제 시작이다. 해쳐 나갈 일, 그리고 나아가야할 길은 다시 출발선상에 선 것이다. 어쩌면 인생 제2막이 열린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한 걸음, 한 걸음이 중요한 시기다. 브라운관은 물론, 스크린에서 날개를 펼칠 박형식. 그의 종횡무진 활약상이 기대되는 봄날이다.

“회사를 옮기고 나서 한걸음이 중요하고 신중해야할 때에요. 첫 걸음을 마치 본인이 걷는 것처럼 소중하게 생각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었죠. 많은 회사에서 저에게 준 기회 중 지금의 소속사는 제가 생각하는 것과 기준이 일치했어요. 물론 앞으로 작품에서 보여드리는 모든 것, 스케줄은 제가 노력해야하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이제 시작이죠. 앞으로 차기작, 행보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만큼 저도 지금까지 했던 것과는 다른, 더한 노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