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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음악으로 감성터뜨리기]'남과 여' 감성행 13, '가을방학'편

기사 등록 2016-06-28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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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수정, 성찬얼 기자]'남과 여-감성행'은 인디음악 곡들을 남과 여의 관계를 통해 추천하고자 한다. 화려한 대중음악과는 다른 매력으로 청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던 명곡들을 이야기와 함께 접해본다. <편집자주>

이번 열세 번째편은 프로듀스 정바비와 보컬 계피로 이루어진 프로젝트 밴드 '가을방학'의 명곡들을 집중탐구하고자 한다.

# '곳에 따라 비'

그남자의 감상-이 노래 들으면 나도 모르게 트루먼쇼 생각나. 그 영화에서 짐캐리 머리위로만 비가 오는 장면이 있잖아. 되게 위트있어, 정말로 살면서 한 번쯤은 겪어보는 그 느낌이 조금 귀엽게 표현된 거 같아. 그래서인지 우울한 느낌이 찾아올 때면 오히려 기분전환하는 느낌으로 듣기도 해.

그여자의 감상-맞아. 너 그때 진지하게 이 노래 같이 들으면서 '트루먼쇼' 생각난다고 했잖아. 그때 이후부터 이 노래 들으면 진지하게 이야기하던 니 생각이 나. 개인적으로 비 오는날을 좋아해서, 이런 '비 냄새'나는 노래들을 플레이리스트 만들어서 듣곤 해. 비냄새, 기분 좋아지지 않아?

# '가끔 네가 미치도록 안고 싶을 때가 있어'

그남자의 감상-가을방학의 알파이자 오메가, 바이블 같은 곡이 아닐까. 담담하게 노래하기로 유명한 계피지만, 이 노래에선 정말로 말하듯, 그러다가도 속삭이듯 그 목소리가 마음에 콕콕 박혀. 슬픈 노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때는 정말 행복했었을 거잖아. 그래서 마냥 슬프지만은 아닌 노래같아.

그여자의 감상-인디음악을 자주 듣지 않는 사람도 이 노래는 한번 쯤 들어봤을 거야. 내가 인디음악 중 손에 꼽힐 정도로 좋아하는 곡이고, 몇 년동안 꾸준히 듣는 곡이라 이곡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가사도 좋고, 멜로디도 좋고. 예전에 배우 정유미가 드라마 속에서 부른 적도 있고, 아이유가 음악프로그램에서 부른 적도 있었었는데, 들은 적 있어? 어찌나 반갑던지. 그래도 이 곡의 완벽한 느낌은 가을방학만이 낼 수 있지.

# '여배우'

그남자의 감상-난 이렇게 스토리 있는 노래는 마냥 좋아. 친근한 얘기 같지만 배우를 만난다는 기묘한 판타지가 뒤섞인 것도 재밌고 계피의 목소리로 '모르는 사람을 본다는 것이 이리 가슴 뛰는 일이었는지'라는 가사가 읊어질 때, 그 마음이 전해져서 마음이 간질간질해진다니까. 결국 만나게 된 노래에 말미엔 미소짓게 돼.

그여자의 감상-가을방학 곡들의 특징이 '스토리'가 있단 거지. 가사만 읽으면 한 편의 소설을 읽은 기분이 들기도 해. 말 하듯이 담백하게 툭툭 내뱉는 계피의 목소리가 좋아. 유난히 이곡에서 그 포인트가 더 매력적이란 말이지.

# '아이보리'(Album Ver.)'

그남자의 감상-이 노래만 들으면 왜 그렇게 공원에 가고 싶어지는지 몰라. 그것도 꽃이 만개한 봄의 공원... 느긋하게 산책을 하면서, 아니면 잔디밭에 팔자 좋게 누워서 너랑 듣고 싶은 노래야. 봄이 찾아온 것처럼, 그러면 꽃이 피어난 것처럼 함께 해주는 사람이 떠올라.

그여자의 감상-벌써 지난해 9월에 나왔던 앨범이네. 세월 참 빠르다. 그치? 이 노랜 네 말처럼 봄의 공원에서 듣고 싶은 느낌이야. 그래서 이번년도 봄에 더 많이 들은 것 같아. 무더운 여름이라 그런지 자꾸 산뜻한 봄이 그립다. 이 곡은 그럴 때마다 자꾸 꺼내 듣게돼.

# '사랑에 빠진 나'

그남자의 감상-처음엔 진짜 신기했는데. 가을방학답지 않은 직접적인 제목부터 독특한 사운드가 신선했어. 그래도 가사가 정말 좋은 건 여전해. '사랑에 빠진 나의 마음 속 오랜 멍은 그이의 숨을 닿아 사라지네'라는 부분은 시 같지 않아? 사랑에 빠진 사람의 들뜨면서도 불안한 그마음, 가을방학은 정말 잘 알고 있는 듯.

그여자의 감상-그러게. 나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곡이었어. 진짜 다른 곡들과 색달라. 계피 음색과 이런 사운드 은근히 잘 어울린다. 그치? 난 가사 중에 첫 소절이 제일 여운이 남더라. '사랑에 빠진 나의 눈엔 꽃물이 들어'. 아! 불안해도 좋으니, 사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