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한동규 기자
[이슈데일리 허재성기자]할리우드에서 갤 가돗이 여성 액션을 담당하고 있다면 한국에서는 김옥빈이 나선다. 70회 칸 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영화 ‘악녀’의 이야기다. 남성 느와르 액션물이 판을 치는 가운데 추운 겨울날 촬영한 ‘악녀’에게 무더위를 날려줄 시원한 여성 액션을 기대해 본다.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에서는 영화 ‘악녀’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배우 김옥빈, 신하균, 성준, 김서형, 조은지, 정병길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악녀’는 어린 시절부터 킬러로 길러진 숙희(김옥빈 분)가 비밀조직으로부터 스카우트를 받아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얻으면서 시작한다. 살기 위해 죽여야만 하는 킬러 숙희가 자신을 둘러싼 비밀과 운명에 맞서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

‘악녀’는 8년만에 칸에 초청되는 김옥빈, 영화 ‘박쥐’, ‘고지전’에 이어 세 번째 김옥빈과 호흡을 맞추는 충무로 대표 배우 신하균이 주연을 맡아 무게감을 더한다. 거기에 ‘내가 살인범이다’, ‘우린 액션배우다’를 통해 액션장르에서 두각을 보인 정병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액션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작품 개봉은 6월초 더위에 지친 대한민국을 상대로 찾아온다. 정병길 감독은 이 작품을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액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1인칭과 3인칭 등 시점을 고려해서 장소를 설정하기도 했다”며 영화에 사용된 공간 표현법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정병길 감독은 “항상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함께 액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더 다양하고 신선한 액션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전하며 제작단계에서의 고뇌와 작품에 대한 소신을 드러냈다.

▲ 사진=한동규 기자
한국 영화계에서 여성 액션은 극히 드문 소재다. 더불어 영화에 등장하는 숙희의 감정연기는 액션과는 별개로 뜨거운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옥빈은 “액션을 찍을 때의 숙희와 여리고 평범한 숙희의 모습에서 많은 갈등을 겪었다”며 고충을 털어 놓았다.

이어 그는 “그러나 능력이 많아서 이용당하는 인물에 초점을 두고 정말 숙희에 몰입해 연기를 하다 보니, 숙희의 마음이 느껴져 액션을 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고 전하며 감정표현에 대해 설명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액션씬은 기존 영화와 차별성을 두며 뛰어난 연출과 액션 연기로 시각적인 자극과 즐거움에 초점을 뒀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영화 속 숙희의 모습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며 영화의 몰입감을 높인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신하균은 김옥빈의 액션 연기에 대해 “나보다 훨씬 고생했고 대단한 것”라며 “나는 오히려 큰 부상도 없었고 고생도 안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주변을 폭소케 했다.

이를 들은 김서형은 “김옥빈의 액션은 뺏고 싶다”며 “그만큼 대단했고 고생이 심했다. 나는 숟가락만 얹었을 뿐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배우들과 스탭들이 고생이 많았다”고 전해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액션씬은 여성이라는 차별성을 제외하더라도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을 정도의 고난이도 액션씬이다. 그 액션을 김옥빈을 비롯한 배우들이 대부분 대역 아닌 직접 연기해 실사로 표현했다고 한다.

이에 김옥빈은 “다들 너무 고생했지만 너무 행복했고 다시는 경험할 수 없는 뜻 깊은 연기를 했다. 모두에게 감사 드린다”며 소회를 밝혔다.

‘악녀’는 이미 칸에서는 드문 쏟아지는 인터뷰를 받으며 여성액션과 뛰어난 시각적 연출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나 성준은 “외신에서 정말 좋아했다. 부디 은혜롭고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한다”며 작품에 대한 관심을 기원했고, 조은지는 “본 적 없는 새로운 리얼 액션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강렬하고 짜릿한 영화”라며 마찬가지로 작품에 대한 소신을 전했다.

경험한 적 없는 시원하고 신선한 맛의 액션에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을 더한 영화 ‘악녀’가 한국 액션 영화의 새 이정표가 될지 귀추가 주목 된다. 지루할 틈 없이 쏟아지는 김옥빈의 시원한 액션과 빗발치는 감정의 호연은 6월 8일 확인할 수 있다.

 

허재성기자 wwsw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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