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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스타칼럼-장혁] 2부. 내 인생 가장 소중한 두 가지..'가족'과 '군대'

기사 등록 2013-08-2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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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은 늘 열정적이고 성실하다. 연기에 대해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은 품은 그. 남자다운 모습 속에 의외로 친절하고 수다스러운 면이 내재돼 있는 ‘반전 매력’이 가득한 사람이기도 하다. 1997년 SBS 드라마 ‘모델’을 통해 데뷔, ‘학교1’ ‘햇빛 속으로’ ‘명랑소녀 성공기’ ‘고맙습니다’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하면서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최근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와 영화 ‘감기’ 등을 통해 다방면으로 활약 중이다.

‘상남자’인 그의 실제 군복무 시절 모습은 어땠을까? 아들 둘을 둔 아빠 장혁의 어린 시절의 모습은? 네이버스타칼럼 독자들을 위해 2부에서는 배우로서의 장혁 외에 인간 정용준(장혁의 본명)의 모습을 낱낱이 공개한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편집자 주.

안녕하세요? 장혁입니다. 1부에서 저의 ‘연기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는데 재밌게 보셨는지요. 좀 더 재밌게 풀어드리고 싶은데 하고 싶은 얘기가 많다보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얘기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2부에서는 저의 어린 시절과 사랑스러운 아내,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는 물론 군대 시절과 ‘진짜 사나이’에 대한 에피소드도 들려드릴게요. 끝까지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해외 파병이 많았던 아버지

어린 시절에 저희 아버지는 오랫동안 건설 계통에 종사하셨어요. 그래서 해외 파병이 많았죠. 일 년에 아버지를 만나는 게 많으면 한 달이나 보름 정도였어요. 요새 사람들이 캠핑을 많이 안하는데 저는 캠핑에 대한 강렬한 느낌이 있어요. 아버지가 텐트를 들고 저희와 함께 많이 다녔거든요. 오랜 시간 떨어져 있다가 실질적으로 같이 산 게 열여덟 살 때부터였을 거예요.

아버지는 현장과 숙소에 계시다가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만 집으로 오셨어요. 그래서 저는 어릴 때 꿈이 선생님, 회사원이었어요. 왜냐고요? 여섯시에 퇴근 할 수 있으니까요. 일찍 집에 들어오고 가끔은 친구를 만날 수도 있잖아요. 아버지와 오래 떨어져 있다 보니까 전 아이들과 자주 함께 있어주는 아빠가 되고 싶더라고요.

촬영이 끝나고 집에 오게 되면 사실 피곤해요. 에너지를 다 쓴 상태에서 집에 가니까요. 하지만 아이들을 만나기 전에 현관에서 에너지를 끌어올려야 해요. 하하. 그러고 나선 퍼져서 잠이 들죠. 중요한 건 애들이 저와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거예요. 같이는 있겠지만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잖아요. 초등학교에만 들어가도 친구를 찾지 부모와 안 어울린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이 얼마나 황금 같은 시기인가를 알면 그냥 보낼 수 없죠. 그래서 주말에는 웬만하면 같이 밖으로 나가요.

#사랑과 신뢰가 만들어낸 ‘가족’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아들만 둘이 있어요. 많은 분들이 딸 욕심은 없냐고 물어보시는데 그런 것에는 저보다 아내가 더 민감할 거 같아요. 실질적으로 키우는 거는 아내가 하는 부분이니까. 저는 아들이든 딸이든 좋은데 아내는 정말 아이들과 계속 함께해야 하는 입장에서 쉽지가 않을 거예요. 동생이 최근에 딸을 낳았는데, 거기서 대리만족도 많이 느끼죠.

아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정말이지 이해심과 배려가 많은 사람이에요. 오랜 시간 무용수 생활을 해서 파트너십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죠. 일적으로 앙상블을 갖고 가야 하는 게 뭔지 그 의미와 필요성을 잘 아니까요. 그래서 제가 작품 활동을 하고 배우로서 생활을 하면서도 서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거나 할 일이 없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연애한 8년 동안 저는 바람을 피운 적이 없어요. 그게 사실인지 의심하는 분도 계시던데 ㅎㅎ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었답니다. 일단 2년은 군대에 있었으니 빼고, 나머지 6년은 현장에 있었어요. 제 데뷔가 스물 한 살인데 ‘모델’이라는 드라마가 사전제작을 했기 때문에 96년에 데뷔한 셈이거든요. 그리고 97년도 말에서 98년에 오디션을 봐서 영화 ‘짱’을 찍었죠. 드라마 ‘학교’ ‘햇빛 속으로’에 이어서 영화 ‘화산고’ ‘정글쥬스’에 들어가서 촬영을 했어요. ‘여친소’ 이후 ‘왕의 남자’를 준비하다가 군대에 갔습니다. 현장에서 떠난 시간이 없다보니까 바람을 피우거나 딴 짓을 할 수가 없었죠. 물론 사랑과 신뢰도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요.

#기본에 충실한 삶을 추구한다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 저는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기본에 충실하자’는 거예요. 제가 많은 연예인 분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어서 ‘의리남’이라는 별명도 붙여주시는데 사실 전 의리가 있는 게 아니에요. 최소한의 기본적인 건 지키고 가자는 거죠. 그러한 생각에 충실한 사람일 뿐입니다. 만약 내가 가능하다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해볼 수도 있는 거니까요.

사람이 사람을 향해 할 수 있는 배려가 그렇게 대단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특별히 의리가 있어서 상대방에게 뭔가 베푼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당연한 일들을 하는 것뿐이죠.^^

#군대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다

저는 삼십대의 시작을 군대에서 했어요. 앞서 말씀드렸듯 이십대는 촬영장에 계속 있었죠. 그 시절 안 좋은 상황에서 군대를 가면서 문화적인 표현을 하자면 그동안 걸어왔던 발자취가 사라져버리는 느낌이었어요. 십년동안 장혁이었는데 군대에서는 다시 정용준으로 불리더라고요. 그때 느꼈어요. 내가 원래의 나를 잊고 있었다는 걸. 현실을 확실히 깨닫고 나니 그제야 하나둘씩 발자국이 찍혀서 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일단 제가 군대에 가서 느낀 거는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하는 거였어요. 그전에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거든요. 막상 가서 체험하니까 생각이 달라지더라고요. 그 당시 안 좋은 사건이 있었을 때 아버지 어머니가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그래도 부모님은 이해해 줄 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때랑 달라진 게 이제는 아이가 생겼지 않습니까. 과거는 지워지지 않는 거고 우리 아이가 지금은 모르더라도 나중에 알게 되거나 했을 때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런 여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래도 아빠로서 남자로서 뭔가 시도를 한 번 해보자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 그래서 ‘진짜 사나이’에도 합류하게 됐습니다.

#‘진짜 사나이’로 군복을 다시 입기까지

군대 전역 후 다시 장혁으로 돌아왔는데 시간이 흘러가면서 발자국이 선명해지지가 않더라고요. 땅을 밟긴 밟았는데 떠있는 느낌이랄까요? ‘진짜 사나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저런 상황이 있다고 한다면 내 나름대로도 정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네. 처음엔 거기에 들어가는 게 감정적인 흐름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아요. 요즘은 스스로도 힐링이 되고 여러 면에서 너무 좋습니다. 그 안에서 그런 얘기가 와 닿더라고요. ‘평온한 바다는 노련한 백상어를 만들지 못한다’. 정말 맞는 말 같아요. 두려워서 안 된다고 하기보다 일단 자신을 던져보면 스스로 뭔가는 하고 있다는 거죠.

‘진짜 사나이’는 저를 개인적으로 아주 많이 힐링 시켜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저도 군대 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 시기의 저를 다시 만나게 되는 게 너무 좋았죠. 그래서 출연하고 싶다고 얘기했어요. 지금은 1주일간 촬영하고 3주 동안 나와 있는데 저의 발자취가 조금씩 찍혀져 가는 느낌이랍니다.^^

#긍정의 평행선을 긋자

많은 분들이 제가 마초적인 역할을 주로 했다고 하시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저는 부드러운 역할도 했고 전혀 다른 느낌의 연기도 많이 했는데 단지 남자다운 역할을 맡은 작품들이 부각됐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생각들 또한 제가 활동을 하면서 서서히 바꿔나가야 할 부분이겠죠. 제가 군대에서 배운 거는 ‘뭐든지 적응하면 되는구나’ 하는 거였어요. 대신 익숙해지지만 말자고 생각하죠. 어떻게든 세상은 계속 돌아가는 거고 연기도 마찬가지니까요.

전 배우니까 대중들과 긍정의 평행선을 가지고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간의 노력이 따라야하겠죠. 그래야 오랜 시간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진짜 사나이’도 그렇고 ‘감기’도 그렇고, 최근에 책도 냈는데 이런 것들이 조금씩 사람들에게 제 안의 다른 부분을 보여줄 수 있는 거니까요. 이런 마음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신다면 더욱 기쁠 것 같아요.

네이버 스타칼럼 독자 여러분, 저의 허심탄회한 얘기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서없이 떠들었는데 재미있게 보셨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최대한 저에 대해 솔직하게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어요. ‘진짜 사나이’와 ‘감기’ 그리고 제가 앞으로 도전할 작품들도 모두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세요. 늘 감사드립니다. 더위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