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인디음악으로 감성터뜨리기]'남과 여' 감성행 21, '국카스텐' 편

기사 등록 2016-08-23 01:26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이슈데일리 박수정, 성찬얼 기자]'남과 여-감성행'은 인디음악 곡들을 남과 여의 관계를 통해 추천하고자 한다. 화려한 대중음악과는 다른 매력으로 청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던 명곡들을 이야기와 함께 접해본다. <편집자주>

이번 스물한 번째 편은 최근 전국투어 콘서트를 마친 ‘국카스텐(Guckkasten)’의 명곡들을 집중탐구하고자 한다.

# '스크래치'

그남자의 감상- 2집에서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야. 힘들어서 '마이웨이'를 외치고 싶을 때 들으면 힘이 된달까? 심지어 2집 발매기념 콘서트 때 오프닝 곡으로 나와서 진짜 감격했었어. 하현우 말로는 ‘LOST’가 20대의 방황을 담은 것이라는데, 이 노래는 그 방황을 몸으로 깨고 나아가는 에너지를 담고 있는 거 같아.

그여자의 감상-벌써 2년 전 노래네. 딱 니 스타일 곡 같아. 요즘 계속 잔잔한 노래만 들었는데, 이 노래 듣는 순간 숨이 확 트인다. 이런 게 국카스텐 곡들의 매력이지. 이번 콘서트에서 오프닝 곡으로 불렀다고? 내가 회사 당직이었던게 한이 된다. 다음엔 꼭 콘서트 가야겠어.

# '작은 인질'

그남자의 감상-하현우가 예전부터 장사익의 음악을 좋아한다고 밝히기도 했었는데 그런 '소리꾼'에 대한 존경이 많이 묻어나는 곡이야. 멜로디부터 가사까지, 딱 들어도 동양의 향기라 물씬 나잖아? 거기에 ‘어와’라는 추임새나 ‘노’와 ‘넋’이란 단어까지. 근데 정작 장 포트리에의 ‘작은 인질’란 그림을 보고 만든 곡이라니, 이게 동서양의 만남인 걸까?

그여자의 감상-이 곡은 너의 추천으로 처음 들었어. 굉장히 묘한 느낌의 곡이었어. 니 설명들으니깐 왜 이런 노래가 나왔는 지 이해가 되네. 알고 들으니깐 더 매력적인 곡.

# 'Rafflesia'

그남자의 감상- 국카스텐 1집은 때때로 서양의 서사시 같은 느낌을 주곤 해. 사이키델릭에 몽환적인 단어 선택이 뒤섞여서 그런가봐. 난 이 노래를 들으면 승리했지만 병사를 잃은 영웅의 모습을 떠올리곤 해. 운명이라기엔 비참했던 삶의 단면을 보는 기분? 라플레시아 아르놀디라는 꽃에 스스로를 비유한 곡이라는데, 그동안 하현우가 살았던 삶도 평탄치만은 않았나봐.

그여자의 감상-난 1집 앨범에서 'Vitriol'을 가장 좋아해. 이 노랜 'Vitriol'은 완전 다른 느낌이네. 하현우의 부르짖음이 가슴에 내리박히는 기분이 들어. 가사도 굉장히 심오하고, 대중들에겐 좀 낯설 수 있는 느낌의 곡이지만 '국카스텐'만의 색깔이 두드러지는 곡인 것 같아.

# 'Toddle'

그남자의 감상- 단 한 번도 음악이란 단어를 사용하진 않지만, 딱 들어도 국카스텐의 음악 열정이 느껴지는 곡이야. 그래서 팬이라면 어쩔 수 없이 사랑하는 곡이기도 하고. '그래도 내겐 너무 달콤해'라는 가사는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라면 마음에 품고 살만한 명구야. 이 노래를 들으면 지금까지 나를 위해 살아온 나를 위로하고 싶어져.

그여자의 감상- 나는 평소에 늦은 밤이나 새벽에 듣기 편한 느낌의 곡들을 자주 들어. 나른하고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그런 느낌의 곡들 말이야. 이 노랜 딱 그래. 오늘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 노래를 들었거든. 뭔가 나의 지금 삶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게 만든 곡이야.

# '몽타주 (Montage)'

그남자의 감상- 제목처럼 실제로 영화의 몽타주 이론을 따서 만든 거래. 그래서 충돌의 이미지가 여러 번 반복해서 등장하고. 다른거보다 '넌 수없이 부딪치다 죽어 버린 낡은 비명'이란 가사, 엄청 인상적이야. 일종의 국카스텐식 정반합을 표현한 셈이지. 해체, 파괴의 단어가 많아서 뭔가 듣다보면 새롭게 태어나는 느낌이라면, 너무 오버려나.

그여자의 감상-너 제대로 물 만났다? 역시 국카스텐의 '광팬'다워. 곡 하나하나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을 알고 있구나. 앞서 추천한 곡들보다 이 노래가 딱 니가 좋아하는 느낌이란 생각이 들었어. 딱 '밴드'스러운 느낌. 하현우가 가까이서 이 노래를 라이브로 부른다면 온 몸에 소름이 돋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