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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비정한 도시' 곽승훈 대표, 범죄 무방비 상태 현대인들에 '경고'

기사 등록 2012-10-1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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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조정원기자]현재 우리사회는 묻지마 살인사건, 성폭행 등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설마 내가'라는 생각으로 이를 쉬이 넘기고 만다.

최근 제 17회 부산국제영화제 행사 중 본지와의 만남을 가진 '비정한 도시'의 제작자 온전한컴퍼니 곽승훈 대표는 그 심각성에 대해 경고했다.

"우리나라는 면적과 인구수에 대비했을 때 강력범죄 발생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아요. 총기 소지가 허용되지 않는 나라에서 말이죠. 이러한 기록이 나왔다는 자체가 심각한 일이에요.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설마 내가'라는 생각으로 먼 산 불 보듯 하는 것이 사실이죠. 저는 영화를 통해 이러한 생각에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싶었어요.“

영화 '비정한 도시'(감독 김문흠)는 9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심야의 택시사고가 불러온 24시간 동안 벌어지는 충격적 연쇄비극을 그리고 있다.

올해 '부러진 화살' '도가니' '공모자들' '이웃사람'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에 숨겨져 있던 내용들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예상 밖의 호응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김문흠 감독의 '비정한 도시' 역시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저는 '비정한 도시'를 통해 '우리가 도시를 살아가는데 모두 안전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어요. 묻지마 살인, 성폭행 등 범죄에 공격당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죠. 다들 이러한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남의 이야기처럼 생각해버리고 말거든요."

'비정한 도시'는 우리 사회에서 흔히 접할 수 있지만 쉬쉬하고 있는 사채 빚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채 빚 때문에 일어나는 피해는 절대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사채를 쓰는 사람의 상황이 좋을 리가 없죠. 가장 최악의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찾게 되는 것이 사채다 보니 그 심각성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죠. 영화라는 매체의 역할은 대중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영화의 주제가 가볍지 않기 때문에 이를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중요하다. '비정한 도시'는 조성하, 이기영, 안길강, 서영희, 김석훈 등 연기파 배우들이 참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처럼 '비정한 도시'는 탄탄한 시나리오에 연기력을 검증 받은 배우들의 열연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여기에 사회를 향한 메시지는 관객들에게 꽉 찬 90분을 선사하게 된다.

"'비정한 도시'의 러닝 타임은 다른 영화에 비해 조금 짧은 90분이에요. 영화 속 시간도 24시간 동안 일어난 일을 다뤘기 때문에 스피디하게 전개가 이어지죠. 영화에 집중하다보면 어느덧 한 편의 그림이 완성돼 있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비정한 도시'는 각 사건이 연관성이 있으면서 하나의 큰 이야기를 만들고 있어요. 지나간 장면인데 다음 장면을 보면 연결돼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마지막에 반전에 반전이 있는 작품이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짧은 시간 내에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담아야 하기 때문에 제작자와 감독 사이의 의견 충돌이 잦았다. 상업적인 측면에서 보는 제작자와 작품적인 측면에서 보는 감독. 곽승훈 대표와 김문흠 감독은 이러한 문제를 '대화'와 '양보'로 풀어냈다.

"의견충돌이 일어나는 경우도 종종 있었죠.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그럴 때는 서로 양보하는 쪽을 택했어요. 저도 최대한 창작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했고요. 무엇보다 감독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작품에 잘 드러났으면 하는 생각이었거든요. 영화를 완성하고 나서 어떤 작품인지, 어떤 메시지를 주고자 했는지 관객들의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거든요.“

한 편의 영화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감독과 배우들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수고가 담겨 있다. 곽승훈 대표는 영화 제작자로서, 또 한 사람의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마지막 인사말을 남겼다.

"100만, 200만의 스코어보다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심각성에 대해 깨닫고, 어떤 보완점을 가지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전달하고 싶습니다. 돈 때문에 벌어지는 범죄들을 그리면서 '왜 이래야만 하나, 우리가 과연 이 도시에서 안전한가'를 묻고 싶었습니다."

하나의 사건이 불러온 충격적 연쇄비극 '비정한 도시'는 오는 10월 25일 관객과의 만남을 가지고 있다. 사회에 대한 경고를 담은 '비정한 도시'의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닿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정원기자 chojw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