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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원의 심심타파]'식샤를 합시다',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

기사 등록 2014-03-1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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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조정원기자]1인 가구의 리얼한 일상과 로맨스를 다룬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작품은 목요일 늦은 오후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하는 일명 ‘먹방 드라마’로 인기를 얻었다.

‘식샤를 합시다’는 단순한 ‘먹방 드라마’로 끝나는 것이 아닌, 로맨스와 스릴러적인 요소를 가미해 보는 이들의 오감만족을 이뤄냈다. 배우 이수경을 중심으로 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내며 호평을 얻었다.

작품의 주축이 되는 이수경은 구대영(윤두준 분)과의 사랑에 성공했다. 이미 결혼에 한 번 실패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 그는 연하남인 구대영에게 끌리는 마음을 애써 누르려 했다. 하지만 ‘식탐’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이들은 어느새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구대영이 20대의 행동파적인 사랑을 보였다면, 그와 연적 관계에 있었던 김학문(심형탁 분)은 30대의 조금은 답답하면서도 신중한 사랑으로 시청자들의 은근한 지지를 받아왔다.

고시생 시절, 첫 눈에 반한 이수경을 10년간 짝사랑해왔던 김학문은 용기 내 고백하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끙끙 앓아왔다. 어렵사리 고백했지만, 오해로 인해 비참하게 거절당했다 생각했다. 그는 우연한 계기로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게 된 이수경에게 어린아이의 치기 같은 복수를 계속했다.

영문을 모르는 이수경은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김학문의 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이에 김학문도 자신이 아직도 이수경을 좋아하고 있음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마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수경의 마음에는 이미 구대영이 들어와 있었다.

‘식샤를 합시다’ 마지막 회에서는 김학문 만의 사랑 방식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지막 식사 자리에서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이수경을 향해 애써 웃음 짓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수경에게 “마지막으로 멋있게 보내주고 싶다”고 말하는 김학문의 모습은 한 남자의 순애보를 고스란히 담아내며 눈물샘을 자극했다. ‘내 옆에 두는 것만이 사랑이 아니라 그 사람의 곁에서 지켜보는 것도 사랑’이라는 안타까운 사랑의 논리는 30대를 살아가는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했다.

“좋은 애인은 될 수 없지만, 좋은 동료로 지낼 수는 있다”고 말하며 먹는 마지막 식사는 ‘식샤를 합시다’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로 남았다.

김학문은 ‘추억’이라는 과거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슬퍼하지 않았다. 그는 최규식(장원영 분)과 우연히 찾은 식당에서 이수경과 꼭 닮은 분위기의 여성(엄현경 분)을 만나게 된다. 맛있는 음식에 행복해하는 여성의 모습을 본 그의 마음에는 어느새 새로운 사랑이 싹트게 된다.

그에게 시작도 못해보고 끝나는 사랑은 두 번 다시 없다. 그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것을 알리며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고 사랑했던 여자의 행복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그의 모습은 진한 사골 국물 같은 매력을 발산했다.

이처럼 심형탁은 ‘식샤를 합시다’를 통해 코믹스럽지만 매력 있는 김학문 캐릭터를 100% 소화해냈다는 호평을 얻고 있다. 탄탄한 연기력과 수려한 외모로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얼굴을 알린 그가 이후에는 또 어떤 모습을 선보이게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라는 천양희 님의 ‘밥’이라는 시처럼, ‘식샤를 합시다’는 이렇듯 많은 에피소드와 삶에 대한 메시지를 남긴 채 종영을 맞이했다.

조정원기자 chojw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