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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조정특집'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기사 등록 2011-07-3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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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상준기자] 리얼리티 쇼를 표방해 온 MBC '무한도전'이 이번엔 조정경기에 도전을 했다.

'무한도전'팀은 30일 오후 5시부터 경기도 하남시에서 열리는 전국조정선수권대회에 도전한 것. 출전 종목은 조정경기 중 8명이 참가하는 노비스(Novice:초보적 기술밖에 없는 초심 경기자) 대회 2,000m. 그동안 '무한도전'에서는 기존 멤버 유재석, 박명수, 정형돈, 노홍철, 하하, 길의 6명 외에 2AM의 진운, 리쌍의 개리, 데프콘이 합류한 9명이 힘든 연습과정을 거치며 하나가 되는 호홉을 맞춰왔다.

'무한 도전'은 늘 가르치려고 한다는 억지성 때문에 비난을 받기도 하고, 또 반대로 팬들이 생기기도했다. 단순히 웃고 지나가는 예능 프로그램을 넘어서 캐릭터가 살아 있고 진실이 살아 숨쉬는 그들의 이야기가 드라마로 펼쳐진다 그런가하면 그 속에 깨알같이 숨어있는 새로운 정보들도 있고 교훈도 있다.

초등학교 놀이 같이 보이던 그들의 유쾌한 수다 속에는 정신과적 문제를 앓고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돼 있다. 극적인 투영만 목적으로 하지 않아서 오히려 리얼함이 살아있다. 그들의 삶 자체가 무한도전에 녹아있어서 극중 하하와 현실 속 하하가 분간이 안갈 정도. 'F1 레이싱 도전'같은 개인적인 도전이 아닌 '봅슬레이편'이나 이번 '조정경기'같은 팀워크가 중요한 스포츠 경기에서 이러한 문제들이 여실히 바깥으로 드러난다. 그 안에서 갈등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능력이 바로 '무한도전'이 가진 강력한 무기이고 팀워크다.

또 김태호 PD는 자막을 통해 적극적으로 상황을 통제하고 개입한다. 그는 짧은 시간 힘든 노력을 하면서 흐트러지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팀워크를 놓치지 않고 때로는 먼저 나서서 비난하기도 하면서 다져낸다. 타 버라이터에서는 PD들의 적극적인 개입 형태로 극이 무너지고 짜여진 틀에서 현실로 전환되지만 무한도전에서는 그 역할과 명분이 분명하다. 이것을 리얼로 받아들일지 다큐라고 받아들일지 혹은 그들만의 놀이가 될지는 그 개입이 어디까지이고 편집에서 그대로 드러나게 했던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무한도전 조정경기에서는 각자의 역할이 나눠지고 협업이 필요한 분야다. 딴지를 걸기도하고 리더쉽을 발휘하는게 누구인지가 명확해진다. 특히 주장을 맡은 정준하보다 유재석은 더 주장같은 모습을 보였다. 그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동료들을 독려하며 팀을 이끄는 리더로 활약했다. 지난 5회의 방송에서 멤버들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냈는가 하면 유재석의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했다는 비난도 있었다. 하지만 감동을 위한 장치로만 쓰이지 않고 점차 발전해가는 모습과 그 원동력을 보여주기 위한 편집이었다는 분석도 수긍이 간다.

스포츠 경기의 꽃은 마지막이다. 과연 첫 조정 경기에서 유재석이 말했던 '경합하는 꼴찌'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실제 경기 속에서 '봅슬레이편'만큼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을지가 주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무한도전-조정경기편'은 '조정 경기'가 소수자의 고급스포츠라는 불편한 인식의 벽을 낯추고 관심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번 특집은 그 역할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기회를 제공했고 좀처럼 볼 수 없는 진귀한 도전을 보여주고 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번 조정 경기 도전의가장 큰 의미는 '무한도전'이 여전히 초창기 '무모한 도전'의 맥을 소중하게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박상준기자 sj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