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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이제훈, 지독한 호연으로 1923년 '박열'을 살리다

기사 등록 2017-06-2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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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박열' 스틸컷
[이슈데일리 박은비기자]"나는 조선의 개새끼로소이다". 배우 이제훈이 말그대로 '조선의 개새끼'로 파격변신했다. 데뷔 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순박하고 댄디한, 때론 익살스러운 역할을 줄곧 맡아온 그가 거침없고 당당한 조선 최고의 불량 청년 박열로 제대로 분했다. 거칠게 기른 수염과 까무잡잡한 피부, 이리저리 뻗친 장발의 헤어스타일에 누더기 옷을 입은 이제훈의 모습을 과연 상상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제훈은 지독하게 박열에 스며들었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영화 '박열(감독 이준익)'은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와, 조선의 불량 청년이었던 박열(이제훈 역)의 이야기를 담은 실화다. 이준익 감독은 박열이란 인물을 접하고, 20년 만에 영화로 탄생시켰다. 그만큼 그는 오랜시간 공을 들였고 실제를 구현해내기 위해 화려함보다 진심과 진실을 전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출연 배우들의 호연이 상당해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 사진=영화 '박열' 스틸컷

이를 이제훈이 완벽하게 해냈다. 이제훈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실존 인물을 처음으로 연기해야하는 부분이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이에 그는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촬영에 들어가기 전 공부에 또 공부를 했다"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드는 것에 무게감이 상당했다. 분명한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한 사명감이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이제훈은 보여주기식의 연기를 배제하고 박열로 분하기 위해 겉모습은 물론, 신념까지 표현하려 부단히 노력했다. 그는 극중 감옥에서 고문받는 장면을 연기할 때 상대 배우들에게 가혹하게 해달라며 직접 주문했고 단식 투쟁을 벌이는 장면에서는 실제로 단식을 하며 몸무게를 감량했다. 일본 경찰에게 고문을 당하며 곤봉세례를 당하는 장면에서는 실제로 자처해 촬영 후 실신 상태에 이르렀을 정도였다고 한다.

▲ 사진=영화 '박열' 스틸컷

이제훈이 이렇게까지 육체의 고통까지 감수하면서 연기한 이유는 '박열'의 삶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자신이 전해야하는 메시지를 조금 더 생생하게 드러내기 위함이었다. '악바리' 같은 그의 연기 욕심은 이준익 감독의 만족도를 100%로 높였다.

이제훈은 '박열'이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작품이라고 밝힌 만큼 감정적, 육체적으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순박한 얼굴 뒤에 숨겨진 그의 투박하고 거칠지만 섬세한 연기력은 박열이 어떤 인물인지 관객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으로 변신한 이제훈, 그의 지독한 열연이 보는 이들을 모두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뜨거운 청춘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박은비기자 smarte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