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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시선]‘청룡영화제’ 김민희의 여우주연상이 ‘뜨거운 감자’인 이유는?

기사 등록 2016-11-2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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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누군가는 안타깝다고 하고 누군가는 자업자득이라고 한다. 지난 25일 열린 ‘제 37회 청룡영화상’에서 배우 김민희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을 본 대중들의 반응은 그렇게 극과 극으로 갈렸다. 명백하게 연기상을 받을 만했다는 반응부터 그럼에도 부적절한 일로 불참을 선언해 주인공이 없을 게 뻔한 상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반응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속출했다.

그럼에도 대중들이 문제 삼는 건 사실 그의 연기가 아니다. 한 언론매체에서 공개한 심사표에 따르면 김민희는 8명의 심사위원과 네티즌 중 ‘덕혜옹주’의 손예진에게 표를 던진 2명을 제외하고 몰표를 받았다. 그야말로 이견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청자들이나 이후 의견을 표한 누리꾼 역시 그의 연기가 부족했다는 시선은 드물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그의 수상은 더 큰 화젯거리인 셈이다. 연기력이 훌륭한 것과 사생활이 건전하지 못한 것, 어디까지 ‘배우’ 그 자체로 봐야하는지는 분명 개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김민희는 그런 불륜설이 대중에게 노출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았다. 자숙은 둘째 치고 납득할 만한 해명조차 하지 않았다.

당연히 대중들에게 그는 이미 부적절한 관계의 주인공으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었고, 아직 한국 대중들에게 사생활과 배우라는 직업 사이의 골짜기는 그렇게 넓은 편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이 문제는 배우 김민희의 인성으로 귀결됐고, 그것이 곧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자질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확장된 것이다.

일부 영화 팬들은 청룡영화상이 이런 논란에도 의도적으로 김민희에게 상을 준 것이라는 추측까지 제기했다. 사생활 논란에도 배우에게 상을 줌으로써 ‘공신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게 이들이 말하는 근거였다. 물론 실질적인 증거 하나 없는 분석이지만 실제로 그가 수상한 직후 인터넷에는 청룡상이 올곧게 주었다는 반응도 결코 적지 않았다.

사실 간단히 말해 청룡영화상은 이 상을 김민희에게 줬든 다른 배우에게 줬든 결국 논란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사면초가의 상황이었다. 스스로 후보로 올릴 만큼 빼어났다고 평가한 배우에게 단지 사생활 문제로 상을 주지 않았다면, 그것 역시 ‘전문’이란 청룡영화상의 명성에 걸맞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민희의 여우주연상 수상이 결코 부당하거나 부적절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는 관객들의 말마따나 ‘아가씨’에서 ‘인생연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이즈미 히데코라는 다층적인 인물을 특유의 캐릭터로 소화하는가 하면 인물이 가져야만 했던 고혹적인 매력까지 끄집어내는 데 성공했다.

결론적으로 김민희의 수상은 온건히 그의 권리이긴 하다. 스스로 수상을 거부하지 않는 이상 그 정도의 연기를 펼친 그가 받아야 할 마땅한 것임은 틀림없다. 하나 그렇다고 그게 이 모든 상황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순 없다. 그를 향한 비난이나 결단을 내린 청룡영화상에 대한 비아냥 모두 배우 김민희가 앞으로 연기 생활을 이어가기 이전에 반드시 짊어지고 갈 무게인 것도 그의 수상만큼이나 확실하다.

대중들이 지켜봐야 할 것은 지금까지의 그가 아닌 앞으로의 김민희이다. 그가 차기작으로 돌아오기 전에 이런 문제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시 대중들에게 녹아들지, 아니면 이 모든 것을 배우의 길과는 별개의 것으로 삼고 새로운 행보를 개척해갈지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대중들에게는 원하는 ‘배우’를 선택할 권리가 극장에 가서 표를 산다는 행위로 행사된다. 연기를 하는 배우 김민희로서 그 지점은 반드시 기억해야할 것이다.

성찬얼기자 remember_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