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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딕펑스 김현우 “군 입대? 족쇄라고 생각 안 해”

기사 등록 2016-11-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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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딕펑스 음악이 아닌 오로지 저의 음악이에요.”

‘솔로’로 첫 발걸음이다. 김현우는 그룹 딕펑스가 아닌, 솔로 김현우로 대중 앞에 섰다. 어쩌면 어떤 이들은 낯설어 할지도 모른다. 키보더 연주자로 익히 알려진 그가 오로지 자신의 목소리를 가득 채운 곡으로 나섰기 때문에. 김현우가 하고 싶은, 그리고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이슈데일리 사옥에서 김현우를 만나 솔로 앨범 ‘히아노(Hiano)’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지난 10월 30일 일요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하나투어 브이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다. 그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진행된 인터뷰였지만,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딕펑스 콘서트 때는 스탠딩으로 진행됐어요. 저의 솔로 콘서트는 잔잔한 음악이기 때문에 올 좌석이었죠. 무대에 섰을 때 혼자 서니까 엄청 허전하더라고요. 저는 질문을 받으면 대답하는 스타일인데, 콘서트를 혼자서 진행하려하니까 심리적 부담감이 컸어요. 또 라이브로 부르려니까 부담이 됐죠. 약 2시간 동안 부담감 속에서 공연을 이어간 것 같아요. 하지만 관객, 팬들이 반응도 많이 해주시고 웃어주셔서 힘이 됐습니다.”

함께 섰던 무대에서 홀로 서기란 큰 도전으로 다가올 수 있다. 혼자서 준비하고 진행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아쉬움도 있었을 터.

“아쉽지만 혼자서는 못하겠더라고요. (웃음) 너무 힘들었어요. 악기연주만 10년간 해온 저에게 ‘노래한다’라는 자체가 벅찼어요. 노래방을 제외하고 제 음악 인생에서 완창 한 적도 거의 없어요.”

‘히아노’는 ‘현우(Hyunwoo)’와 ‘피아노(Piano)’의 합성어로 김현우의 주무기인 피아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뜻한다.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그동안 대중에게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지만 남모르게 숨겨왔던 소년과 남자 사이에 서있는 ‘뮤지션 김현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특히 타이틀곡 ‘사랑아 불어라’는 김현우의 목소리로 가득 채워진 곡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이 곡을 제가 부를 거란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어요. 곡을 먼저 썼기 때문에, 제가 정말 존경하는 싱어송라이터 이규호 씨에게 부탁했죠. 이 분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굉장히 존경받는 아티스트에요. 친분이 두텁지는 않았지만 ‘가사 좀 써주세요’라고 요청했어요. 가사를 주실 때 하는 말씀이 ‘이거 너 목소리 생각하면서 썼어. 너 목소리로 부르지 않으면 쓰지마’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부르게 됐어요. 엇나간 계획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저에게 새로운 경험이에요. 솔로 앨범의 첫 단추를 잘 잠군 것 같아 만족합니다.”

딕펑스 멤버 김태현은 김현우보다 먼저 솔로활동을 한 바 있다. 현재 김현우를 제외한 김재흥, 박가람, 김태현은 현역으로 복무 중인데, 김현우 역시 이번 활동을 끝으로 입대할 예정이다. 군 입대 전, 마지막 공식활동이기에 준비 과정과 기간이 길었다.

“혼자 준비를 하니까 준비 기간이 길었어요. 노래를 부르고, 다른 가수를 섭외해서 이 곡이 어울리는지 시간을 가지다 보니까 빨리 나올 수 없었죠. 그런 중간에 (김)태현이가 ‘툭’ 앨범을 내더라고요. 그 친구가 지금 군대에 있어서 제 노래를 들어보지 못했을거에요.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들려줄 기회가 없었죠.”

이번 앨범은 ‘사랑아 불어라’를 비롯, ‘기억의 상자’ ‘하늘을 본다’ ‘그 숲속’ ‘꿈’ ‘HIANO’ 총 6곡이 수록됐다. 한 곡, 한 곡 천천히 음미하다 보면 어린 시절 동화책을 열어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중에서도 수록곡 ‘그 숲속’은 가장 애착가는 곡이라 밝혔다.

“‘그 숲속’이라는 곡이 가장 애착가요. 뇌경색이 와 마비가 된 제 친구가 있는데 정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에요. 전화로 친구가 힘들다면서 우울해했어요. 주변에서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위로의 말이 ‘힘내’밖에 할 수 없었어요. ‘이 친구에게 물질적인 것이 아닌 도음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라고 고민하다 위로의 곡을 만들게 됐어요. 가사를 보면 친구가 저에게 하는 말이에요. 희망을 찾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저에게 가장 와 닿기 때문에 애착이 가는 곡이에요.”

앨범의 6곡 중 4곡은 이규호, 이예준, 박재준, 나인(디어클라우드)이 참여했다. 특히 박재정과 함께 한 ‘하늘을 본다’는 탄생까지 가수 윤종신의 덕이 컸다고 한다.

“주인이 없던 곡이었어요. 찾고 있던 중이었죠. 제가 정준일 씨와 자주 만나는 편인데, 조언을 듣고 그런 사이에요. 노래를 들려줬을 때 형이 ‘재정이가 부르면 좋겠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박재정 씨의 목소리를 굉장히 좋아해요. 발라드의 한 획을 그으신 분이라고 생각하고요. 신뢰가 가서 바로 전화했어요. ‘도와줄 수 있니’라고 물어보니까 ‘무조건 할게요’라고 흔쾌히 승낙해줬어요. 그런데 생각지 못한 페이(Pay)가 걸렸어요. 회사와 이야기 후, 전화 달라고 하니까 일주일 뒤에 연락이 왔어요. 그러면서 ‘현우 씨, 윤종신 씨가 (페이 없이) 그냥 하래요’라고 하더라고요. ‘왜요?’라고 물으니까 ‘대신, 월간 윤종신에 출연해주셔야해요’라고 조건을 걸으셨죠.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겠지만, ‘안 되면 재정 씨 곡 하나 써주면 되고’라고 하셨어요. (웃음)”

김현우는 군 입대가 딕펑스 멤버들에게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딕펑스를 결성해 단 한 번도 떨어져 지내지 않은 이들에게 낯선 환경은 ‘성장’의 발판이 된다는 의미다.

“저희는 10년 지기에요. 친구를 넘어서 가족이 됐죠. 원래, 가족끼리 일상 이야기를 하지 않잖아요. 저희는 가족보다 더 자주 보고, 함께 있으니까 가족 이상으로 느껴져요. 재밌는 점은 군대 가고 나서 오히려 연락이 와요. (김)재흥이도 생각이 많아졌나보더라고요. ‘여기 되게 좋아. 여기로 와’라고 하면 저는 ‘가는 건 좋은데, 네 밑으로 가긴 싫어’ 이런 장난을 쳐요. (웃음) 저도 곧 군대를 가는데, 딕펑스에게 군대는 ‘슈스케’ 이후로 전환점이 될 것 같아요.”

입대를 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길고 단단한 음악적 줄기를 뻗어나가기 위한 계기가 될 뿐이다. 딕펑스로서, 솔로로서 그려나갈 김현우의 음악 지도는 어떤 모습일까. 마냥 긴 기다림이 아닌, 설렘까지 더해진 기분 좋은 기다림이다.

“멤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 오래가서 팬들에게 보여주자’에요. 그동안 보여드린 음악은 20대라 보일 수 있는 음악이었어요. 콜드플레이나 마룬파이브의 음악을 들어보면 점점 성숙해지죠. 딕펑스도 젊은 패기로 했던 음악이 결국, 똘똘 뭉치고 견고해지면서 ‘딕펑스 음악’을 찾아가고 싶어요. 군대가 가장 큰 요소일 것 같아요. 군대가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갔다 오면 군대 때문에 쥐고 있던 것, 족쇄 같은 것들이 풀어질 것 같아요. 우리의 자유분방함이 더 돋보이지 않을까요?”

(사진=TNC컴퍼니 제공)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