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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스타칼럼-장혁] 1부. 정용준, 그리고 열정 가득한 장혁

기사 등록 2013-08-22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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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원기자]어엿 데뷔 17년 차를 맞은 장혁(본명 정용준)은 오래도록 사랑 받고 있는 ‘장수형’ 배우 중 한 명이다. 매번 질리지 않는 연기와 날 선 액션으로 대중들을 즐겁게 만드는 에너지가 가득한 배우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MBC 예능 프로그램 ‘진짜사나이’를 통해 의젓하면서도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모습으로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인기리에 상영 중인 영화 ‘감기’에서는 구조대원으로 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매번 다양한 작품과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대중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장혁이 네이버 스타칼럼을 통해 또 한 번 ‘교감 형성’에 나섰다. 장혁의 소탈하고 진솔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편집자 주

안녕하세요~ 장혁입니다. 다들 무더위에 고생 많으시죠? 그래도 이제 조금 뒤면 선선한 가을이 찾아오니 다행입니다. 하하. 이렇게 여러 분들에게 제 이야기를 전달해 드릴 기회가 생겨서 정말 영광이에요.

제가 수다쟁이인 건 잘 알고 계시죠?^^ 좀 쑥스럽지만,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고 생각하며 그동안 말 못했던 얘기들을 마구 풀어놓겠습니다. 1부는 먼저 제가 출연한 영화 ‘감기’와 연기에 대해서 털어 놓으려고 해요. 재미 없더라도 열심히 읽어주세요. 그럼 시작합니다!

# 신종플루 바이러스 악몽이 떠올랐던 촬영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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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감기’는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는 영화였어요. 장르적으로도 그렇고요. 아무래도 직접 체감을 해야 알 수 있는 영화이지 않을까 싶어요.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정말 무서웠어요. 생생한 공포가 제 몸 속에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죠.

촬영을 하면서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생각 나더라고요. 그게 자꾸 상기돼 그런지 소름 끼친 적이 몇 번 있어요. ‘아 정말 무섭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사실 실제 신종플루 바이러스보다도 루머가 더 무서웠던 것 같긴 해요. 저는 건강한 면역 체계를 갖고 있지만 제 아들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거든요. 지금도 다시 생각해보니 소름이 돋네요.

# ‘슈퍼맨’, ‘영웅’같은 캐릭터라고? ‘인간’ 장혁의 모습일 뿐

‘감기’를 본 지인들이나 팬 분들은 가끔 지구의 모습이 슈퍼맨 같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분명히 현실적인 느낌이 있고, 실제 구조대원 분들이 그렇게 일을 하시더라고요. 직접 만나 뵙고 얘기를 나눠 보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고생하고 계시더군요.

사실 지구 역을 맡았을 때 어떻게 연기해야 될지 고민도 많이 했어요. 감독님은 ‘그냥 네 모습을 보이면 된다’고 하셨지만,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니까요. 하하. 딱 한 가지 더 추가하셨는데, 영웅적인 모습은 많이 없애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저 감독님 말을 믿고, 제 본연의 모습을 많이 넣은 것 같아요. 만약 영화 속 상황이 벌어진다 해도 전 그렇게 행동했을 것 같아요. 어쩌면 강지구라는 인물이 ‘장혁화’ 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이쯤되면 수애 씨 얘기를 하는 게 인지상정인 것 같은데요.ㅎㅎ 수애 씨와는 꼭 한 번 로맨틱 코미디물을 해보고 싶어요. 그 친구가 아직 로맨틱코미디 장르를 해본 적이 없는 걸로 알거든요. 아무래도 대중들에게 도도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각인된 건 그런 캐릭터를 많이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촬영장 속 수애는 그렇지 않아요. 굉장히 인간적으로 풀어져 있고, 매력적이죠.

또 집중해야 하는 신에서는 굉장한 몰입도를 보여주기 때문에 호흡함에 있어 전혀 힘들거나 어렵지 않았어요. 다음 작품에서도 꼭 만나고 싶은 친구입니다.^^

# 누구는 목숨 바쳐 하는 일, 몸 사릴 필요 있나

최근에 ‘진짜사나이’를 통해 여러 분들과 공감을 얻게 된 것도, 그리고 ‘감기’라는 좋은 영화로 관객들과 만나게 된 것도 모두 저를 찾아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넘치는 ‘일복’으로 정말 즐겁게 살고 있어요.^^

일에 있어서는 사실 저도 몸을 사리는 편은 아니에요. 딱 두가지 규칙이 있는데요. 하나는 상대방이 ‘저 배우와 다시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도록 연기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혼동된 캐릭터를 보이지 말자’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배우는요. 인형극으로 비유하자면, 인형을 조종하는 사람이 배우라고 생각해요. 인형의 움직임에 따라 관객들이 작품을 보는 눈도 달라지기 마련이잖아요. 캐릭터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어떻게 제가 움직이느냐에 따라 대중들의 시선도 확 달라지는 것 같아요.

데뷔 이후 근 30여 작품의 현장을 다니면서 좋은 배우들, 또는 그렇지 않은 배우들이 보이는 게 사실이죠. 저는 현장에서 웬만하면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는 편이에요. 대신 열정을 품고 있죠. 열심히 한다는 표현보다는 ‘열정’이라는 단어가 더 좋아요. 하하.

아, 열정을 갖게 된 결정적 계기가 뭐냐고요? 수도 없이 위로 거슬러 올라가 영화 ‘짱’의 계기가 컸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네요.(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지만, 제게는 굉장히 소중한 영화랍니다.) 그 당시 처음 스턴트맨을 만났어요. 액션신이 좀 있는 영화였죠. 그 분이 저 대신 차에 치이는 장면이 있었는데, 사고로 정말 치이신 거예요. 처음에 못 일어나시더라고요. 그때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괜찮다’고 하셨지만 제가 너무 미안한 감정이 들더라고요.

그 뒤 한 30~40분 후에 다시 그 장면을 하셨고, NG 없이 성공하셨어요. 저는 그 뒤로 웬만한 장면은 대역 없이 혼자 소화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누구는 목숨 바쳐서 하는데 제가 몸 사릴 이유가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저 열정을 가지고, 혼신을 다해 연기하는 것. 그게 가장 제 ‘배우 인생’에서 중요한 것 같아요.

# ‘고맙습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고마웠던, 행복했던

여러분 이제 1부 마지막으로 정말 잊을 수 없는 드라마 MBC ‘고맙습니다’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해요. 종종 사람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뭐냐’고 물을 때마다 저는 ‘고맙습니다’를 꼽곤 한답니다.

원래는 ‘우리들이 있었다’는 가제였어요. 2006년도 말 대본 리딩을 했는데 그 느낌이 아직도 생생해요. 정말 흥분 했었고, 마치 신인이 된 느낌이었죠. 아마 전역 후 복귀작이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군 시절에도 늘 ‘뭔가’를 항상 가지고 다녔어요. 시나리오든, 책이든 연기 연습을 할 수 있는 걸 소지하고 있었죠. 같이 방을 쓰는 친구 중 연기를 하고 싶어하는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에게 제가 아는 선에서 연기도 알려주곤 했어요. ‘배우’는 사람들이 찾지 않으면 끝나는 직업이잖아요. 계속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그 이후 어렵게 복귀한 작품이 ‘고맙습니다’였으니 얼마나 설레였겠습니까. 사실 군대 이후 장혁과 군대 이전의 장혁은 매우 다릅니다. 지금에야 말씀 드리지만 참 부끄럽기도 하고요.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이 작품은 제게 너무나 보물 같은 드라마였어요. 특히 공효진이라는 너무 좋은 배우가 절 잘 견인해줬죠. 공효진 씨가 맡은 캐릭터가 결코 쉽지 않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잘 해줬어요. 작가님도 감사 드리고, 주변에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았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그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하하. 아쉽게도 어느 덧 제 얘기를 마무리 할 때가 됐네요. 주저리 주저리 정신없이 볼품없는 제 얘기가 어떠셨을지 모르겠네요. 여러 분들이 어떻게 판단하실지 꽤 긴장되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지금까지 걸어온 이 길을 쉬지 않고 계속 걸어갈 생각입니다. 여러분들도 그렇고 많은 대중 분들이 ‘장혁’ 하면 마초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를 떠오르시곤 하는데 사실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하하. 아마 그런 모습이 더 각인이 됐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저는 굳이 각인된 이미지에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요. 주변의 분위기도 타지 않을 거고요.

간단한 예로 운동을 여러 명이 하면 분위기에 휩쓸리기 십상이잖아요. 저는 어디에도 휩쓸리지 않고 꾸준히 강의 흐름을 따라 흐를 생각입니다. 많이 부족하더라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더위 조심하시구요. 2부는 1부보다 더 재밌는 얘기들로 꽉꽉 채워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