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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워킹 맘 육아 대디’, 그 누가 박건형에게 돌을 던질 수 있으랴

기사 등록 2016-08-0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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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본 격언이다. 주위에 항상 존재하고 있는 대상에게는 나도 모르게 소홀해 질 때가 있다. 매일 만나는 친구, 연인 그리고 내가 태어난 이후로 언제나 옆에 있는 부모님이 특히 그렇다.

지난 3일 방송된 MBC 일일드라마 ‘워킹 맘 육아 대디(극본 이숙진, 연출 최이섭 박원국)’는 현실적인 육아문제를 다루는 것은 물론, 바쁜 현대 사회에서 간과하기 쉬운 부모의 소중함에 대해 조명해 깊은 울림을 안겼다.

이날 재민(박건형 분)은 자신의 딸 방글(구건민 분)이 다친 것을 보고 해순(길해연 분)에게 “엄마 자꾸 이럴 거면 그냥 집에 가셔”라며 모진 말을 했다. 그러나 애초에 해순이 방글을 돌보게 된 것은 재민과 미소(홍은희 분)가 바쁘고 아파 아이를 돌볼 상황이 되지 못해서였다.

재민은 본인 때문에 고생한 엄마의 노고에 대해 감사해하는 대신 오히려 엄마의 육아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화를 냈다. 시청자들은 이 장면에서 재민에 대해 비판하는 동시에 그동안 자신이 부모에게 했던 행동을 돌아보게 됐다. 타인의 시선에서 재민의 행동은 분명히 옳지 못한 일이지만, 본인도 모르게 부모에게 서운함을 안긴 경험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무릎에도 상처가 났다는 것을 방글이를 씻기면서 알게 된 해순은 불꺼진 방 안에서 서러워했다. 그의 모습은 자식들에게 상처받고 그 아픔을 혼자 감당했을 부모님들을 떠올리게 해 시청자들에게 먹먹함을 안겼다.

‘워킹 맘 육아 대디’ 속 재민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비판받을 만했다. 미소의 건강이 걱정돼 퇴근까지 기다렸다가 병원에 데려간 해순에게 “며느리 괴롭히는 거냐”며 오해하기도 했으니 더욱 변명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재민에게 떳떳이 돌을 던질 수는 없을 것이다. 바쁘다는 이유로 부모에게 괜한 짜증을 내는 일, 자신의 방을 청소해준 부모에게 물건이 없어졌다고 화내는 일 등 상황에는 조금 차이가 있을지라도 결국 누구에게나 있었을 법한 일들이기 때문이다.

‘워킹 맘 육아 대디’는 재민의 모습을 마치 거울처럼 활용했다. 철없는 그의 행동을 통해 시청자들은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자식의 곁에서 희생해 온 부모의 소중함을 잊기 쉬운 오늘날, 이 드라마는 정말 ‘소중한 것’의 가치를 되새기게 했다.

(사진=MBC '워킹 맘 육아 대디' 캡처)

양지연기자 jy4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