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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의 잼있게 미술읽기]ㅡ프레데릭 모건의 '사과 따기'

기사 등록 2011-09-2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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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릭 모건,사과 따기 An Apple-gathering, 1880년,캔버스에 유채, 97 X 152.5 cm,개인 소장.

[이슈데일리 박정은 미술컬럼 전문기자] 전원을 배경으로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을 그린 화가로 프레데릭 모건이 있습니다.어느 그림이든 모건의 작품은 가족과 아이들을 소재로 화목한 가정과 동심의 세계를 묘사하고 있는게 특징입니다. 그래서 모건의 그림은 대개 따뜻하면서도 평화로운 느낌을 줍니다.

모건의 작품에는 들판을 뛰어다니며 놀고 있는 아이들을 비롯해서 그네를 타거나 과일을 따면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어른이 흔히 등장합니다. 어느 그림이든 아이들의 밝은 미소가 빠지는 법이 없습니다. 동심에 기초한 순수한 표정과 행복한 웃음은 모건의 작품이 추구하는 일관된 테마입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과 가족의 정겨움이 잘 어울린 작품으로 '사과 따기'가 있습니다. 여인과 아이들만으로 사과를 따고 있는모습입니다. 사과 나무 밑에서 어른들과 아이들이 큰 보자기를 펼쳐놓고 떨어지는 사과를 받아내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이런 식으로 과일을 수확하는지는 몰라도 함께 즐기며 어울리는 모습이 무척 정겨워 보입니다.

남자 아이는 사다리로 사과 나무를 타고 올라가 나뭇 가지를 흔드는 역할을 맡았고, 세 여인과 여자 아이가 함께 보자기 모퉁이를 받들고 서서 사과를 받아내고 있습니다. 한 여자 아이는 앞치마에 옮겨 놓은 사과를 최종적으로 광주리에 담고 있습니다어른과 아이들이 각기 역할을 맡아 과일을 따는 모습에서 전원 생활의 즐거움과 가족의 일체감이 느껴집니다.

벌써 두 광주리에 사과가 가득 담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많은 사과들이 보자기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식구가 많은 관계로 과일도 많이 필요한가 봅니다.그런데 오른편의 여인과 아이는 사과를 따는 이 가족과 같은 식구가 아닌 듯 합니다. 이 모녀에게 식구가 많지 않다면, 땅에 있는 사과를 거두어 들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땅에 떨어진 사과를 이삭 줍듯 줍는 모습도 재미있습니다.

가족이 먹을 과일을 구하고 있지만, 어른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무슨 즐거운 놀이마냥 사과를 따고 있기 때문에, 이 가족의 과일을 따는 모습은 수확 보다는 가족놀이 같다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프레데릭 모건의 작품은 이렇듯 시골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도, 농촌 생활의 일상 보다는 가족과 함께 하는 전원 풍경을 주로 화폭에 담고 있습니다. 요컨대 수확을 하거나 재배를 해도 어디까지나 모건 작품의 주인공은 농부가 아닌 아이들과 가족입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과 그들을 보살피는 주변 어른들의 살가운 모습을 순박하면서도 정겹게 표현함으로써 모건의 작품은 대부분 동화 속 삽화 같은 예쁜 이미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워낙 가족적이고 따뜻해서 그의 작품은 수천 점이나 복제되어 팔려나갔고, 상업 광고로까지 활용될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고 합니다.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모건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밝게 웃는 아이의 모습을담고 있는게 특징입니다. 환하게 미소 짓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모건은 순수한 동심의 세계와 화목한 가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대개 현실 보다는 이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분히 비현실적인 듯한 모건의 작품은 평온한 전원의 풍경과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을 통해 낭만적이고 이상적인 일상의 한 형태를 보여주는 듯 싶습니다.

박정은 pyk73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