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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TV] ‘굿와이프’ 한국형 법정물, 핵심 키워드는 ‘성장’

기사 등록 2016-07-08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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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상록기자] 수 많은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그려진 장르물의 바이블로 꼽히는 법정 수사물. 그중에서도 억울한 오해에 둘러싸인 피고인을 무죄로 만드는 짜릿한 승리. 그로 인해 정의를 구현하는 과정은 한국 법정드라마의 정석이지만, 다소 뻔한 느낌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면이 있었다.

반면, 8일 오후 8시 30분에 첫방송되는 tvN 10주년 특별기획 ‘굿와이프’(연출 이정효,극본 한상운)는 여태껏 나타났던 정의,승리,감동에 중점을 두는 기승전결식의 법정 수사물과는 맥을 달리한다. 이는 미국 원작 드라마 ‘굿와이프’의 기본적인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연출을 맡은 이정효 PD는 제작발표회에서 “큰 틀은 가져왔으나,그 속의 캐릭터들은 조금씩 다르다고 보면 된다. 여러 가지 정서와 한국적 채색을 넣은 맞춤 드라마기 때문에 원작 ‘굿와이프'와 다른 점도,같은 점도 있다”라고 말했다.

남편과 아이에 헌신하고 밝고 털털한 성격을 가진 전업주부 김혜경은 우직하고 성실한 줄만 알았던 이태준(유지태 분)의 성 스캔들로 인해 혼돈과 절망에 빠진다. 여기까지는 자주 접하던 여느 작품들의 설정과 비교했을 때 특별한 점이 없다.

하지만 혜경은 분노에 사로잡혀 남편에게 당장 복수를 하기보다는 침착하게 대응한다. 그리고 15년만에 변호사로 복귀하며(연수원 수료 과정을 마친 후 결혼을 했기 때문에 사실상 늦깍이 신입 변호사에 가깝다.) 살인사건의 변호를 맡는등, ‘강철멘탈’을 보여준다.

이후 혜경은 남편 태준의 숨겨져 있던 추악함과 진실을 샅샅이 알게 되지만, 더 이상의 충격에 빠지지는 않는다. 기자회견장에서 자신의 실수로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었다는 태준의 말을 옆에서 들은 혜경. 그 순간부터 남편에 대한 일말의 희망감은 사라졌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때부터 그의 내면에 감춰져 있던 변호사의 열정이 서서히 드러난다.

가장 믿고 사랑했던 사람으로부터 받은 배신감. ‘굿와이프’는 이로 인해 좌절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기보다는 더 단단해지고 강해지는 김혜경의 성장을 풀어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성공담이 아닌 성장 드라마’ 악에 맞서 싸우고,정의의 승리를 이뤄낸 유능한 변호사의 화려한 스토리를 ‘굿와이프’는 살짝 비틀어낸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가 주는 색다른 매력을 시청자들이 볼 수 있다면 새로운 한국형 법정물의 시초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0년 이상 가정 주부로 살아왔던 여성이 갖은 음모와 술수가 판을 치는 험난한 법조계의 보이지 않는 유리막을 뚫는 모습. 이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전업주부와 모든 여성들에게 짜릿한 대리만족을 준다는 점에서 ‘굿와이프’가 전달하는 성장의 메시지는 부드럽지만,강렬한 힘을 가지고 있다.

GOOD WIFE. 드라마가 말하는 좋은 아내는 주부 김혜경일까? 변호사 김혜경일까? 뒤늦게 변호사의 세계에 뛰어든 혜경의 묵묵한 배려심과 끈기. 여기에서 나오는 성취감.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주체적인 삶’이 무엇인지를 느끼고 싶다면 ‘굿와이프’의 울림은 가슴 한 구석을 깊이 파고들것이다.

(사진=tvN)

김상록기자 honjk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