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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최낙타 "차근차근 나아가고 기분, 운이 좋았어요"

기사 등록 2017-04-2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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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테이블사운드
[이슈데일리 박수정기자]'으으', '아를오오를아', '쿡쿡'. 이름만큼이나 곡명들도 독특하다. 이는 최근 싱어송라이터 최낙타가 발매한 첫 정규앨범 '조각 하나'의 수록곡들이다.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이름, 곡들로 최낙타는 느리지만 묵묵하게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펼치고 있다.

최낙타는 인터뷰 당시 단독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푸른 빛으로 물들인 그의 머리 색깔이 눈에 띈다. 왠지 '모범생'같은 이미지를 가진 그와는 거리가 먼 느낌. 최낙타 역시 자신의 변화에 낯설어했다. 그는 "이런 머리 처음해본다. 머리 안쪽을 푸른 빛으로 염색했다. 이런 변화가 나도 낯설다. 창피해서 모자를 쓰고 있다"라고 머리를 매만지며 수줍게 웃었다.

2013년 ‘얼음땡’으로 데뷔한 최낙타는 데뷔곡이 한 커피음료의 CF송으로 흘러나오면서 대중들에게 목소리를 알렸다. 이후 '귀여워', '사랑은 아무리 해도 어려워' 등을 발표, 신선한 곡들로 고정팬층을 확보했다. 지금은 인디씬의 '고막남친'으로 통한다.

"앨범을 낼때마다 뭔가 확 오는 건 없어요. 그래도 조금씩 많은 분들에게 저의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어서 기쁘죠. 어쨌든 전에 냈던 앨범보다 한발자국 더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최낙타는 데뷔 3년만에 정규앨범을 발표했다. 그의 정규앨범은 Part1과 Part2로 나뉜다. 이번 Part1에서는 디지털 싱글로 먼저 공개한 ‘아를오오를아’, ‘으으’에 4곡의 신곡이 더해졌다.

"정규앨범을 내야겠다는 계획은 작년 초쯤에 했었어요. 생각보다 늦춰졌죠. 올해는 꼭 날짜를 정해서 앨범을 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더 늦춰지면 기약이 없어질 것 같았거든요. 작년엔 앨범 발매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으니깐, 편안한 마음으로 곡작업을 했어요. 안나오면 안쓰고, 나오면 쓰고 그런 식이었죠. 그래도 나름 작년에 많은 곡을 써놔서 이렇게 정규앨범을 발매할 수 있었어요."

첫 정규 앨범인 만큼 데뷔부터 현재까지의 음악적 변화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최낙타는 "데뷔 초와 비교하면 음악적인 능력도 많이 좋아졌다. 앨범의 편곡적인 것만 봐도 예전과는 완전 다른 느낌이다.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공부도 많이 했다. 많이 성장했다"라고 스스로 평했다.

"기존의 곡들보다 이번 앨범엔 악기 구조가 많이 변했어요. 제일 처음 선보였던 곡들과는 사운드에 확실히 변화가 많이 생겼죠. 초반에 냈던 곡들엔 어쿠스틱 기타만 나왔다면, 이번앨범엔 드럼이나 베이스 등 다양한 악기들이 포함돼 있거든요. 아무래도 초창기때는 소속된 회사도 없었고, 최대한 소규모의 악기들로 좋은 사운드를 내야하는 상황이었고, 지금은 어느정도의 여유가 생기면서 악기들을 더 늘릴 수 있게 된거죠. 최근에 예전 음악들과 지금의 음악들을 들어보니 변한 사운드가 이제 좀 들리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을 팬들도 알고요."

▲ 사진 = 테이블사운드

지금까지 최낙타가 발매한 앨범 아트엔 그의 시그니쳐인 '낙타' 그림이 항상 등장했다. 의외로 이번 앨범 아트엔 '낙타' 그림이 없다. 알고보니 Part1의 앨범 아트와 가을에 발매 예정인 Part2 '조각 둘'이 합쳐져야 하나의 낙타가 완성되는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 또 하나의 포인트는 레고 한 조각이 CD 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최낙타에게 앨범의 감상포인트를 묻자 "앨범을 열어보면 가사가 적힌 포스터가 하나 있다. 그 포스터에 제 얼굴도 있는데, 사진만 보고 '최낙타'의 이미지를 생각하진 말아달라. 실물을 봤을 때, 괴리감이 들 수도 있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도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일하다가 걸어가다가 편하게 들으셨으면 좋겠어요. 일상생활 속 노래를 듣는 그날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따라 골라 듣기를 추천해요. 분명히 들으시다가 곱씹으면 좋은 곡들이 있겠죠?(웃음) 기분을 더 좋게 만드는 도구처럼 저의 음악을 들어주세요. 지금 계절에 어울리는 곡들도 많으니깐요."

최낙타는 곡을 만들 때 '단어'와 '감정'을 중심으로 채워나간다. 그는 "감정을 대신할 단어를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단어는 단순한 표현보단 더 귀엽고 신선한 표현들을 찾으려 노력한다"고 했다. 그 결과 최낙타의 노래들은 공통적으로 아기자기하고 위트넘친다. 그런 곡들이 모여 최낙타만의 음악 색깔은 더욱 짙어진다. 최낙타는 매 앨범마다 자신의 음악색깔을 잃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변화를 준다.

"앨범을 낼 때마다 '이번엔 좋아해주지 않으면 어떡하나'라는 불안감이 항상 있어요. 그래서 너무 부담스럽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살짝씩 언지를 남겨둬요. 이번 앨범에서는 6번 트랙이 그런 부분이죠. 조금씩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면 좀 더 편하게 받아주실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늘 조금씩 흔적만 남겨두는 정도로 변화를 주죠."

▲ 사진 = 테이블사운드

최낙타는 홍대 라이브 클럽을 전전하며 인지도를 쌓아나갔다. 관람객이 없는 평일엔 무대에 오를 수 없는 날도 숱했다. 매년 최낙타는 꿈을 향해 년단위의 계획을 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저는 잘 된 케이스라 생각해요. 좋은 음악과 색깔들을 가진 아티스트들이 너무나 많잖아요. 이렇게 앨범을 내고, 자기의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운이 좋은 거죠.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는 기분이 들어요. 확 뜬 상태도 아닐 뿐더러 라이징스타로 주목받고 있는 것도 아니니깐요. 이렇게 음악을 계속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겐 정말 값진 일이에요."

지난 22일, 23일 양일간 최낙타는 충무아트센터 소극장블루에서 새 앨범 발매 기념 단독공연을 개최하고, 팬들과 만났다. '4월의 조각'을 완벽히 맞춘 최낙타. 앞으로 그가 맞춰나갈 조각들이 궁금해진다.

"음악 인생으로 치면, 2/10 정도 이룬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이룰것이 더 많지 않을까요?(웃음)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최낙타'에 대해 알았으면 좋겠어요. 올해 들어서야 좀 더 '인디씬' 안에 완전히 들어온 느낌이 들었어요. 매년 다른 환경에 놓일 텐데, 어쨌든 그때마다 경쟁을 해야하는 거잖아요.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그 분들과 경쟁을 할 수 있는 만큼의 경쟁력과 인지도를 갖추고 싶어요."

박수정기자 side9165@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