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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 완성도-흥행으로 이어지는 국내영화계 흐름, 한국 영화의 지금은

기사 등록 2016-06-0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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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속보팀] 영화계에서 작품의 완성도가 곧 흥행의 비례공식은 아니다. 이건 비단 국내영화계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영화계는 반갑게도, 영화의 만듦새가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흥행으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사례가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지난 2월로 돌아가 보자. 2월 나란히 개봉한 두 편의 영화 ‘동주’와 ‘주토피아’가 좋은 선례라 볼 수 있다. ‘동주’는 연출을 맡은 이준익 감독의 네임밸류가 있었지만 저예산 영화이며 개봉 초기 많은 스크린 수를 배당받지는 못해 흥행을 짐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동주’는 작은 규모에도 영화가 담고 있는 진정성, 단단한 만듦새로 영화를 접한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며 차츰차츰 상영관을 확보했다. 진정한 ‘이야기의 힘’을 보여준 영화의 좋은 선례였다.

‘주토피아’ 역시 2016년 ‘역주행의 아이콘’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토피아는 아쉬운 개봉 시기와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주로 어린이가 타겟일 것이라는 애니메이션의 편견을 깨는 데 성공했다. 온전히 작품 자체의 힘으로 호평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꾸준한 박스오피스 역주행 흐름을 보인 ‘주토피아’는 2월 중순 개봉해 5월 말까지 흥행 1, 2위를 다투며 총 47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지난달 12일 개봉한 나홍진 감독의 ‘곡성’ 역시 작품의 완성도가 흥행으로 이어진 이례적 성공 사례라 볼 수 있다. ‘곡성’은 ‘아가씨’, ‘부산행’과 더불어 제 69회 칸 영화제에 초청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는 인정받은 셈. 그러나 이 작품은 장르 영화이며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나뉜다는 점에서 ‘비흥행공식의 전형’을 갖춘 듯 보였다. 결과적으로 ‘곡성’은 6월 2일 기준, 개봉 이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59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뜨거운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역시 지난 1일 개봉, 첫날 관객 28만 명을 동원해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3위를 기록하며 박스오피스에 입성했다. 이는 감독의 전작 ‘친절한 금자씨’의 첫날 관객 수인 20만 명을 넘어선, 박찬욱 감독 영화 역대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이기도 하다. ‘아가씨’ 역시 제 69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아 여전히 훌륭한 미쟝센과 압도적인 미술 감각으로 박찬욱 감독 영화의 저력을 인정받은 작품. 이제 막 관객과의 만남을 시작한 ‘아가씨’의 개봉 첫 날 스코어를 감안했을 때 어느 정도의 흥행 순항은 예고된 것으로 보인다.

작품의 흥행 여부는 어디까지나 예측 불가능한 것이라고, 소위 영화는 무조건 ‘까 봐야 안다’는 말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영화계.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최근 국내영화계는 작품의 만듦새가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구조’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영화계의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에는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국내영화계에서 거의 매해 1편 이상은 탄생하는 ‘천만영화’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천만 명의 관객이 영화를 본다는 사실은 전체 인구의 5분의 1이 한 편의 영화를 관람한 셈이라는 얘기다. 심지어 실제 ‘연간 1인당 영화 관람 횟수 세계1위’라는 수치상 기록은 전세계적으로 비교했을 때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영화라는 문화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는 경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할리우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미국을 제외하고 자국영화가 영화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나라 역시 프랑스와 일본, 인도와 우리나라 4개국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영화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국민이 자국영화에 상당한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는 자국영화의 양적, 질적 성장이 배경이 된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최근 한국영화의 산업구조에 긍정적인 점만 존재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한 장르의 성공이 이어지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비슷한 성격의 작품들, 블록버스터나 ‘텐트폴 영화’(흥행 성공을 염두에 두고 제작하는 영화)들의 등장이 멜로 등 소규모 다양성 영화의 제작을 어렵게 하고 영화계의 기형적인 성장을 촉진하는 데 부정적인 기여를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자국 언어와 문화로 만든 콘텐츠가 일정 수준 이상 제작되며 팔리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의 문화 콘텐츠가 상당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국내영화계의 발전이 국민들의 문화적 시야를 차츰 넓히고 높이며, 영화의 완성도가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구조를 가능하게 한 것은 아닐까. 한국 영화계의 지금은 앞으로 다가올 국내영화계의 더 나은 미래를 암시하게 한다는 점에서 더 큰 기대를 하게 만든다. 좋은 영화가 잘 되는 한국 영화의 긍정적인 오늘이 더 다채롭고 깊이 있는 영화계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길 응원해 본다.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CJ E&M,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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