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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가족' 설경구X장동건X김희애X수현의 웰메이드 서스펜스..."구강액션이 강렬"

기사 등록 2024-09-0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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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4일 영화 '보통의 가족' 제작발표회 /연합뉴스
[이슈데일리 황원준기자] "피 터지고 뼈 부러지는 영화는 아니지만, 구강액션의 강렬함이 있지 않았나 싶다."

4일 오전 11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보통의 가족' 제작보고회가 개최된 가운데 방송인 박경림이 진행을 맡고, 배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 감독 허진호가 참석했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물로, 헤르만 코흐의 베스트 셀러 소설 '더 리더'를 원작으로 한다. 개봉 전부터 세계 4대 영화제로 꼽히는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부터 제44회 판타스포르토 국제영화제, 제38회 프리부르영화제, 제26회 우디네극동영화제, 그리고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총 19회 초청을 받은 글로벌 기대작이다.

허진호 감독은 "올해 국내에서 보여드릴 수 있게 돼 영광이다. 이 소설이 영화로 네번째 만들어졌다. 그 정도로 영화감독들이 만들고 싶은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는 것 같다. 소설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이 지금의 한국 사회와 제가 이야기하고자 한 것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 이야기가 한국적으로 들어가면서 변화한 부분이 있다"고 원작과 차별점을 전했다.

또한 드물게 로튼토마토 지수가 100%를 기록, 해외에서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장동건은 "토론토 영화제때 완성된 영화를 봤다. 강렬하고 마음을 동요시키는 부분이 저도 출연한 영화이지만, 딜레마에 대한 고민과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인간의 양면성 등이 뒤섞이고 휘몰아치면서 영화가 끝나고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성을 지키려는 재완을 연기한 설경구는 "냉철하고 이성이 지배하는 인간이다. 물질적인 풍요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범죄자도 변호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재완을 소개한 후 "변호사라는 직업, 업무가 중요한 캐릭터는 아니다. 평범하게 살다가 주어진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하게 될지, 갈등을 하게 되는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허진호 감독과 첫 호흡한 설경구는 "'공공의 적' 찍을 때 인근에서 '봄날은 간다' 촬영을 한다고 하더라. 보고 싶어서 갔는데 슛 들어가는 것도 못 보고 왔다. 계속 버스 안에서 배우와 이야기를 오래 하시더라. 사전에 심각하지 않게 툭툭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신다. 꾸준하게 질문을 던져서 배우가 생각하게 만들어주신다. '~하자'가 아니라 질문을 던져주신다. 소년같은 미소를 띠면서 말씀하셔서 장난하시나 싶었는데, 그런식으로 생각하게 해주셔서, 점차 설득하게 됐다"고 호흡 소감을 밝혔다.

장동건은 2018년 '창궐' 이후 6년만에 허진호 감독과 재회했다. 그는 "6년만의 영화더라. 개인적으로는 떨리고 긴장되고,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작품을 가지고 나오게 되서 설렘 반, 기대 반이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감독님과 '위험한 관계'를 같이 작업한 경험이 있다. 감독과 배우의 관계가 형성에 있어서 배우가 감독이 원하는 것들을 반영해서 구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감독님은 그런 것들을 배우와 함께 찾아내는 것부터 함께 하신다. 그래서 연기할 때 중압감이나 압박감이 덜하다. 배우로서는 유리한 감독님이다. 감독님과의 작품은 언제나 환영이다"고 했다.

신념을 지키려는 재규를 연기한 장동건은 "원리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린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도 그런 신념을 갖고 살아가려는 인물"이라고 소개한 후 "이 영화를 찍으면서 어려움을 겪은 것 중의 하나가 나라면 어떨까 생각하며 연기하게 되는데, 실제 아이가 있으니까 너무 구체적인 상상을 하게 되더라. 하기 싫은 상상을 하면서 연기해야 되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김희애는 "연경은 지적인 여자고, 아픈 시모를 모시고 살면서 간병을 하는 슈퍼우먼이다. 아이의 범죄 현장의 CCTV를 보고 혼란스러워한다"고 소개했다. 김희애 역시 '허스토리' 이후 허진호 감독과 두번째 작품이다. 그는 "처음 리딩 날이 생각난다. 보통 그런 날은 인사하고, 한번 읽고 끝나는데, 한 줄을 안 넘어가셔서 멘붕이었다. 감독님은 한 줄을, 한 단어를 그냥 의미없이 후루룩 보내는 것이 없으시다. 리딩 때부터 밥 세 번만 먹으면 끝나는 영화라고 생각했었다. 그 밥먹는 장면을 대사 하나, 장면 하나끼지 터치를 하고 넘어가셔서 의미 없는 것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으로 국내 팬들에게 한층 살갑게 다가선 수현은 '보통의 가족' 이 첫 한국 스크린 데뷔작이다. 그는 "지수는 뻔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어린 아이가 있는 젊은 와이프다.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는 여자인데 가족회의에서 자신의 생각을 한번씩 질문한다. 여운이 남는 질문들이다. 성장해나가는 인물이다"고 소개했다. 또 수현은 "캐릭터들 중에 가장 뉴트럴한 감정의 사람이다. 조금은 뜬금없어 보이기도 하고, 못 끼는 것 같기도 한 그 경계에 대해 고민했다. 감독님께서 '화이트' 컬러를 주셨다.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여성이라서 화이트라는 색깔을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허진호 감독과 스크린 데뷔작을 함께한 수현은 "어린 엄마 지수인 것도 제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고, 제 버킷리스트에 허진호 감독님이 있다. 그걸 아는 친구들한테 자랑을 했었다. 감독님의 여운이 남는 작품들과 작품 속 아이코닉한 여성 캐릭터들이 매력이 있었는데 만나게 되서 행복하다. 작업 과정도 같이 작업을 한다, 같이 만들어간다는 느낌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외국 현장 같기도 했다. 외국은 리허설에 굉장히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편인데, 거의 초반부터 설경구 선배님 장면에서 물만 마시면서 7시간 앉아있었다. 너무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질문을 계속 던지셨다. 참 많이 배웠다"고 호흡한 소감을 밝혔다.

'보통의 가족'은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이 함께 호흡했다. 허진호 감독은 "설경구 배우는 20여년 전부터 한번은 꼭 만나고 싶었다. 장동건, 김희애 배우는 이번이 두번째다. 수현씨도 한번은 함께 하고 싶었다. 이렇게 촬영장이 즐거울 수 있구나 생각했다. 현장은 부딪힐 수밖에 없는데 너무 사이가 좋았다. 덕분에 촬영장 가는 것에 대한 무서움이나 두려움은 없었다"고 호흡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감독은 "우리가 평소에 살면서 가지고 있는 신념과 사건에 의해서 어떻게 변화할 지를 이야기한다. 어떻게 하면 긴장감 있고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현장에서 네 명의 배우들이 보여주는 앙상블, 긴장감은 저도 여러 작품 했지만 재밌었다"고 했다.

반면 설경구는 "감독님은 현장 오시는게 재밌다고 했는데 저는 4명이 모이는 씬이 두려웠다. 굉장히 긴장을 하고 갔어야 했다. 긴 시간을 한 호흡으로 찍어야 했다. 네 명의 배우가 다 긴장한 상태에서 놓치지 않아야 한다. 앵글 바꿔가면서 반복하는 과정이 짜릿할 수도 있지만, 긴장해야 하고, 몰입하지 않으면 놓치게 되니까 그런 호흡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다. 피 터지고 뼈 부러지는 영화는 아니지만, 구강액션의 강렬함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설경구는 장동건과 형제 설정에 대해 "저는 좀 부담스러웠다. 감독님께 닮았냐고 물어봤었다. 동건씨랑은 알고 지낸지 꽤 됐다. 처음으로 작품을 함께 하게 됐다. 제가 생각한 이미지는 판타지였는데, 즐겁게 촬영했다. 되게 깊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장동건은 "선배님과 사적으로 알고 지낸 지는 굉장히 오래됐다. 예전부터 배우로서도, 형으로서도 좋아하는 형이었다. 제가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데 한번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잠이 든 적이 있었는데 일어나보니 경구형 무릎이었다. 시간이 꽤 오래됐다고 하더라. 묵묵히 계셨다. 이번에 형제 역할을 한다고 해서 너무 기뻤다. 현장에서 대사를 주고 받으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이 형이 왜 대배우가 되었는지 체감했다"고 화답했다.

설경구와 수현이 부부로 호흡, 장동건, 김희애는 극중 연상연하 부부다. 김희애는 "제가 연상이다. 장동건씨, 재규의 부인으로서 너무 좋았다. 제가 오래전부터 봐왔던 배우라서 청춘 배우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에 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셨다. 인간으로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참 멋있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동건 역시 "그동안 했던 역할들은 현실에 발 붙어있는 캐릭터를 많이 못해봤다. 전쟁터 속의 인물, 깡패, 킬러 등 장르화된 캐릭터를 많이 했다. 이번에는 현실적인 한 사람의 모습을 연기했다. 거기에 김희애 선배님과 부부 호흡을 해야한다. 선배님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았다. 첫 촬영 후 괜찮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둘의 장면에서 많이 이끌어주셨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설경구는 "우리의 이야기다.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지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다. 여러분께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다. 보시고 많이 공감해주시고 나라면 어떨까 생각도 해보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장동건은 "영화 상영 시간이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끝나고 여운과 떠오르는 생각들을 고민해봤드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희애는 "진짜 찐 작품을 한다는 느낌이었다. 많은 영화제에서 초청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감사하고, 그런 영화를 소개할 수 있어서 설렌다"고 했고, 수현은 "허진호 감독님만의 감성과 생각도 많이 자극하는 영화다. 디너 테이블에 앉아서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 긴장감이 유지되는데, 실제 영화를 보면 그럴 틈이 없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허진호 감독은 "토론토 영화제 다녀온 후 1년째다. 여러 나라에서 초중반에 관객분들이 굉장히 많에 웃으시고 중간부터 긴장감 있게 보시더라. 국내 반응이 너무 기대되고 궁금하다"고 했다.

한편 '보통의 가족'은 10월 개봉한다.

황원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