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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아수라', 사나이픽처스 느와르 흥행 계보 이을까

기사 등록 2016-09-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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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영화 '아수라'가 많은 부분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배우나 감독, 혹은 특유의 느와르 장르가 그런 기대의 핵심포인트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영화를 좀 더 주의깊게 보는 사람이라면 '아수라'에 기대를 걸 이유는 이것 하나로도 충분하다.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제작.

사나이픽처스는 2012년 박훈정 감독의 '신세계'를 내놓으며 설립과 동시에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강렬한 이름은 물론이고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베를린'의 프로듀서였던 한재덕 제작자가 대표로 있다는 점도 관객의 신뢰를 쌓기에 충분했다. 물론 무엇보다 첫 작품인 '신세계'가 460만 관객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이 제작사의 특징이라면 이름처럼 '사나이'들의 세계를 다루는 작품들을 제작한다는 것이다. '신세계' 이후 한동욱 감독의 '남자가 사랑할 때'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 이일형 감독의 '검사외전', 그리고 김성수 감독의 '아수라'까지 모두 범죄와 관련된 인물을 중심으로 세계를 그려나갔다. 중간에 박훈정 감독의 '대호'로 사극에 도전하기도 했으나 이조차도 사냥꾼과 일본군이란 남자들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이다.

물론 이들의 작품이 모두 흥행한 것은 아니다. '신세계'로 대성공을 거둔 이후 '검사외전'만이 그 이상의 흥행을 거뒀을 뿐이다. 그러나 사나이픽처스가 하나의 브랜드처럼 다뤄지는 건 그들의 작품엔 독특한 특색이 있기 때문이다. '무뢰한'은 칸영화제 초청부터 2010년대 최고의 한국영화라는 호평을 받을 정도로 작품성이 뛰어나며 '대호'는 CG로 호랑이를 구현하는 도전도 서슴치 않았다. 사나이픽처스 제작 영화들은 이렇게 자신만의 인장을 남기며 적어도 '흥미로운 영화'라는 선을 지켰다.

'아수라' 역시 그런 사나이픽처스 작품의 계보를 이어간다. 정우성, 황정민, 곽도원이란 주연진만 보면 '흥행작'의 냄새가 강력하지만 반대로 영화의 내용은 청소년 관람불가를 받은, 완전한 하드보일드 느와르로 오히려 흥행과는 거리가 먼 편이다. '아수라'라는 한글 제목뿐만 아니라 영문 제목의 부제가 'The City of Madness'에서 느낄 수 있듯 등장인물의 면면이 악인 일색이란 것도 무척 도전적이다.

그러나 사나이픽처스는 이런 작품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한재덕 제작자 스스로 "'아수라'는 나쁜 놈과 덜 나쁜 놈이란 약간의 변별력만 있을 뿐이다"라고 설명할 만큼 나쁜놈들 천지인 영화이지만 그것을 관객들에게 순화해서 보여준다거나 설득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직하게 그 '악함'을 스크린 전면에 뿌려 '아수라'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줄 따름이다.

이런 사나이픽처스만의 방식에 관객들이 어느 정도까지 수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모든 영화가 그렇지만 '아수라' 같은 청소년 관람불가에 느와르라는 장르물은 그야말로 '까봐야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간의 사나이픽처스의 행보를 본다면 관객들에게 인상적인 족적을 남길 것임은 충분해보인다. 28일 개봉할 '아수라'가 사나이픽처스 느와르의 흥행을 이어갈지, 혹은 또 다른 방향의 개척작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NEW, CGV아트하우스 제공)

성찬얼기자 remember_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