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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루시드 드림’ 고수 “늘 변화하는 과정에 서있는 배우, 계속 성장 中”

기사 등록 2017-03-0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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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NEW 제공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데뷔 19년 차. 그러나 배우 고수에겐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약 30개의 다양한 작품에 임했던 그는 아직도 연기에 목말라 있었다. 이번 영화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에서 새로운 캐릭터로 연기 열정을 드러냈으며 그의 타는 목마름은 한동안 가실 것 같지 않았다. 중견 배우의 연차지만 지금까지 신인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 고수를 최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신인 때도 그렇고 지금도 같은 생각이에요. 저 뿐만 아니고 다른 배우 분들도 같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늘 변화하는 과정에 서 있는 사람이에요.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사실 제 자신을 ‘어떤 배우’라고 말하긴 조심스럽지만 전 계속해서 성장하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배우로서 관객 분들에게 찾아뵙고 싶어요.”

‘루시드 드림’은 2015년 6월 크랭크업 했다. 1년이라는 다소 긴 시간 동안 후반 작업을 진행하는 도중 박유천의 스캔들이 터져 개봉일이 무기한 연기돼야했다. 고수는 그 사이에도 50부작 드라마 ‘옥중화’(극본 최완규, 연출 이병훈 최정규)에 참여, 쉴 틈 없는 나날을 보냈다.

“사실 중간 중간에 많이 쉬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양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생각. 배우로서 저한테 맞는 역할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뭘 찾고 있는 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게 한 두 작품을 하면서 찾아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 사진=NEW 제공

최근 개봉한 ‘루시드 드림’은 믿음에 관한 이야기다. 대기업비리고발 기자 최대호(고수)는 누군가에 의해 계획적으로 아들을 납치당하고 3년 내내 작은 단서조차 찾지 못하다가 실낱같은 희망을 보고 자각몽, 일명 루시드 드림을 이용해 아들을 찾는다. 꿈속에서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자각해 아들을 유괴 당했던 당시의 기억을 되살려 꿈에서 단서를 쫓는다. 현실적으로 무리한 설정이지만 영화 속에서나마 희망을 이야기한다면 이는 오히려 관객들에게 믿음으로 와 닿지 않을까.

“처음에 시나리오를 봤을 때 최대호의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실제로 제가 두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좀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영화도 희망과 믿음에 관한 이야기잖아요. 아이를 잃어버린다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서도 안 되고 입에 담기도 조심스러운데, 극 중 대호는 우연하게 루시드 드림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통해 아이를 찾을 수 있다는 실낱같은 믿음을 본 것 같아요. 대호가 아닌 일반 사람들에게는 재미로 볼 수 있지만 대호에게는 절실하고 절박했던 것 같아요.”

고수는 대호를 잘 표현하기 위해 극 중 시간적 흐름도 참고했다.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보낼 때는 여느 30대 성인 남성처럼 배가 나온 모습을 연출했으며 아이를 잃어버리고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에는 쪘던 살이 다 빠지고 오히려 초췌했다.

“아이를 잃어버린 아버지가 보여 질 수 있는 모습들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김준성 감독님과 제가 선택한 표현은 초췌한 모습이었어요. 초반에 살이 찐 모습은 일부러 살을 찌웠던 거고요. 극 중 대호가 밀어붙이는 인물이고 배포도 있잖아요. 일반적인 아빠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3년 후라는 자막처럼 극 중 3년의 시간동안 대호가 겪었을 힘듦을 생각해보니 편하게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했어요.”

고수는 워낙 잘생긴 외모로 ‘고비드’(고수+다비드 상)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루시드 드림’에서 외적으로 망가지는 부분이 있어 오히려 이 부분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진 않았을까 싶었지만 그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단언했다.

“전혀 부담은 없었어요. 대호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중점이었어요. 잘생김이 연기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 해본적도 없어요. 다들 말씀하시는 것처럼 제가 그렇게 잘생겼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아주 평범한 집안에서 평범하게 유년 시절을 보내기도 했고요. 저는 단지 배우로서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 사진=NEW 제공

이처럼 고수는 캐릭터를 100% 파악한 심리적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극 중 대호는 아이를 찾기 위해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노력하며 이는 작품 안에서 대호 역을 맡은 고수가 아닌 실제 고수의 모습을 떠올리게끔 했다.

“실제로 아이를 잃어버릴 뻔 한 적은 없어요. 그렇지만 시나리오를 보면서 한 순간에 대호의 절박한 심정이 보이면서 뭉클하더라고요. 급박한 전개 속에서 ‘대호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 감정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고요. 촬영기간 3개월 동안 그 부분이 깨지지 않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대호가 건강한 체격에 건장한 사람이었으면 모르겠지만 많이 약해졌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현장에 갈 때는 대호처럼 체력을 방전에 가깝게 갔던 것 같아요.”

그의 시종일관 올곧은 대답을 듣고 있노라니 이렇게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자 노력하고 연구하는 배우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연기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고, 앞으로도 응원하고 싶어졌다.

“캐릭터에 대해선 늘 고민을 해요. 제가 표현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고 관객 분들이 보고 싶어 하는 캐릭터, 감독님들이 저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어 하는 모습들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배워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게 연기 열정이라고 느끼기도 하고요.”

김지영기자 b33151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