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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신년인터뷰]이범수의 올해 설계도 ‘배우-소속사 대표-영화 제작자’

기사 등록 2017-01-2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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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2016년은 배우 이범수에게 유독 잊지 못할 해로 남았다. 700만 흥행성과를 거둔 영화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으로 필모그래피의 방점을 찍음과 동시에 ‘제 53회 대종상 영화제’ 인기상 수상, 두 자녀와 함께한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만든 추억이 그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범수는 2017년 더 큰 한 발, 아니 두 발을 내딛으려 한다. 과감히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창립한 ‘테스피스 엔터테인먼트’의 대표로서, ‘엄복동’(가제)으로 첫 도전하는 영화 제작자의 길까지 결코 만만치 않은 분야를 확장시키고 있다. 닭띠인 그에게 정유년(丁酉年)인 올해가 더욱 좋은 예감으로 다가온다. 이슈데일리는 최근 이범수를 만나 그의 희망 가득한 2017년 계획을 들어봤다.

“팬, 일반 분들 다 친근하게, 정겹게 생각해주시고. 그만큼 반가우신가 봐요. 거리에서, 식당에서 마주칠 때마다 반갑게 대해주세요. TV에 두 아이의 아빠로서 일상적인 모습과 친근함을 보였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이들과 좀 더 가깝게 지내면서 좋은 추억을 만들고자 참여했죠. 첫 번째는 참여하는 것 자체로, 물리적으로 2주, 3주마다 아이들과 2박 3일을 함께 할 수 있잖아요. 정기적으로 함께하고 싶었어요. 두 번째는 연예인라고, 배우 이범수라고 여러분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산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아이들과 함께 아침 맞이하고 뒹굴고 하면서 소탈한 일상을 보여주고 싶었죠. 무척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시도였죠.”

배우로서 줄곧 대중 앞에 섰던 그가 지난해 2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합류한다는 소식은 큰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보통 배우들은 작품 이외에 일상 노출을 꺼리기 마련인데, 그 가운데도 ‘배우’라는 수식어가 강하게 박혀있던 이범수가 아이들과 집 내부까지 공개한 것이다. 시청자들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소을이, 다을이에게 폭발적 관심을 보인 것은 물론, 이범수와 아름다운 아내 이윤진 씨의 소탈한 매력과 알콩달콩 부부애에 부러움을 쏟아냈다.

“중요한 건, 1달이든 1년이든 저희 아이들과 진실 된 시간과 추억을 만들었다는 기쁨이 있다는 거예요. TV를 통해 시청자들이 지켜봐주심으로써 그런 추억도 간직되는 거라 생각해요. 진솔하게 두 아이 아빠로서 임하고 싶었고, 꾸미고 싶지 않았어요. ‘슈돌’ 시청자들께서 저희 아이들을 예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앞으로 아이들이 무슨 일을 한다고 하면 무조건 격려해주고 싶어요. 자아가 생기고 자기 삶에 책임질 수 있는 때가 오면, 책임감 있게 선택하는 미래라면 더욱 격려해 주겠죠. 재미있고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허물없이 지내려고요.”

‘대종상’ 인기상을 부른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지난해 여름 유독 대작이 한 번에 몰려들어 대부분의 영화들은 손익분기점만 넘겨도 성공하는 분위기였다. 이 가운데 전쟁 액션 블록버스터 ‘인천상륙작전’은 ‘부산행’ ‘터널’ ‘덕혜옹주’와 나란히 여름대작 ‘빅4’에 이름을 올리며 누적 관객수 704만 9643명을 돌파, 역대 한국영화 흥행순위 40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이정재, 정준호와 더불어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과의 작업 속 빛나는 역할 림계진(이범수)의 뜨거운 카리스마를 결코 잊을 수 없다.

“여름 극장가에서 큰 경쟁작 중에 밀릴 수도 있었는데 승승장구해서 너무 기뻤어요. 현업 배우로서 보람 느끼죠. 저희 작품과 연기와 노력에 박수 쳐주시고 기대해주셔서 더 멋진 작품으로 인사드릴 수 있는 힘이 나요. 그릇에 비해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아 감사하죠. 아울러 그럼 감사에 실망시켜드리지 않게끔 땀 흘려 노력하겠습니다. 주어진 시간, 주어진 과제에 늘 최선을 다 할 생각인데, 올해는 영화 제작이 있잖아요. 너무나 흥미롭고 중요한 일이죠. 부끄럽지 않게 잘해내고 싶어요. 배우에서 영역을 확장해 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 겸 영화 제작을 하니 정신을 집중해야 될 것 같아요. 기대돼요. 잘 해내고 싶어요.”

영화 이야기를 하자 자연스레 새로이 영역 구축하기에 나선 우량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의 자회사 테스피스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100억 원대 투자 영화 ‘엄복동’ 제작과정까지 밝히는 이범수. 2017년 매진해야 할 분야가 둘이나 더 생긴 것이다. 진취적 성향으로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해 조심스럽지만 공격적 확장을 꾀한다.

“연륜과 경험이 쌓이고 한 분야에서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요즘 제 분야에서의 책임감을 많이 느껴요. 이름 석 자가 부끄럽지 않게끔 헌신하고 싶어요. 작더라도 소중한 일을 하고 싶고요. 매니지먼트도 소중한 의미예요. 신인을 발굴하고 육성 투자할 생각인데, 그만큼 힘도 들겠죠. 과거에는 TV 공채가 있었지만, 지금은 신인 등용문이 거의 없는 시대예요. 이쪽 산업이 부쩍 커지고 글로벌화 되다보니 희망하는 친구들은 과거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는데 등용 기회는 전무하다보니 배우 꿈꾸는 친구들이 많이 답답해해요. 과거 제가 배우를 꿈꾸던 시절의 모습도 그러했기에 신인들에게 기회를 많이 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어요. 보람된 일이라 생각해요.”

“‘엄복동’에서도 신인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의미를 담고 싶어요. 영화 성공여부도 중요하겠지만, 출연하는 무명 배우들이 저희 작품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면 제 일에서 소중한 결실을 얻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작품을 잘 만들어야겠죠. 사명감,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요. 저처럼 무명으로 시작해서 전공하고 일 하는 경험을 통해 직접 매니지먼트에 반영한 경우가 없었다고 생각해요. 가요계에서 이수만, 양현석 씨가 실제 본인의 경험으로 신인을 양성하는 걸 의미 있게 봤어요. 현업에 반드시 발 딛고 있어야 감각이 이어진다고 생각해요. 겉으로만 판단하는 게 아니라, 잠재력과 에너지를 보고 키우고 싶어요. 슬로우 스타터라 해도 과감히 투자하고 사랑할 각오가 돼 있어요. 영화를 한 지 20년이 됐지만, 제작하고 엔터 대표는 걸음마 단계죠. 무엇이든 배워야 하고 좌절과 고충이 따를 거라 생각해요. 제가 겪은 인생은 항상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어요. 철저하게 계획을 짜고 온갖 정성을 쏟아 부어도 변수가 생기고. 그런 게 인생이라 생각해요. 시작하는 단계니 가르침 받고 깨질 각오도 돼 있어요.”

첫 제작부터 무려 100억 원대 투자를 받아 이목을 집중시키는 영화 ‘엄복동’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한국을 지배하기 위해 시행한 자전거 경주에서 일본 선수들과 겨뤄 우승한 자전거 영웅 엄복동의 실화를 배경으로 한 대작이다. 우연히 함께 작업하게 된 김유성 감독이 과거 이범수와 ‘몽정기’로 인연을 맺은 점이 흥미롭다.

“저희가 좋은 영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제작을 준비할 때 재미있는 시나리오를 읽었어요.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 준비까지 하는 분을 만났는데, 알고 보니 김유성 감독이더라고요. 처음에는 몰랐는데, ‘몽정기’ 때 조감독이더라고요. 인연이 돼 반가웠어요. 시나리오가 훌륭했어요. 한 배를 타게 됐는데 미래와 실력이 기대됐어요. 좋은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듯 좋은 영화 역시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엄복동’ 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들을 통해서도 관객 분들이 ‘살맛나는 세상이구나’를 느끼면서 더불어 사는 이유, 인류든 나라든 우리 전체의 소중함을 느끼고, 기쁘고 건강한 자극을 받을 수 있다면 너무나 행복할 것 같아요. ‘엄복동’은 암울한 시대에도 민족의 희망과 긍지를 잃지 않고 전진할 수 있었던 우리 윗분들의 이야기예요. 2017년 시작이 다소 암울하더라도 곧 벗어날 현실이라 생각하는데, 민족의 저력과 희망을 담고 싶었어요.”

“캐스팅부터 제가 직접 관리하는데, 아버지가 아버지 역할을 하는 거라 생각해요.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뿐이죠. 단순히 제작자에 이름 석 자 걸고 실무진에게 맡기고 물러나는 개념이 아니에요. 십시일반이라고 이 작품이 후회 없이, 오차 없이 탄생하는 데 있어 최선의 노력을 하는 거죠. 파트별로 전반적인 회의를 하면서 리스크를 감안해 최선의 선택을 하려 해요. 보람 있어요. 주어진 의무에 사명감을 다 하려고요.”

배우 이범수가 꿈꾸는 자신의 모습은 결코 나태해지지 않는 것이다. 고등학교 3학년부터 배우를 꿈꿨고, 착실하게 준비해 중앙대 연극영화학 학사-중앙대 예술대학원 공연예술학 석사-고려대 언론대학원 방송영상학까지 전문적으로 파고들었다. 1990년 영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로 데뷔해 수많은 단역과 조연을 거친 후 ‘태양은 없다’(1998), ‘아나키스트’(2000), ‘하면된다’(2000), ‘몽정기’(2002), ‘싱글즈’(2003), ‘오! 브라더스’(2003), ‘슈퍼스타 감사용’(2004), ‘음란서생’(2006), ‘짝패’(2006), 드라마로는 ‘외과의사 봉달희’(2007), ‘온에어’(2008), ‘자이언트’(2010), ‘라스트’(2015) 등 60여 편 작품에서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올해는 ‘엄복동’ 외에도 주연 오영민 역으로 연우진과 함께 호흡을 맞춘 ‘사선에서’(감독 노규엽)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연기신’ ‘메소드 배우’로 불리는 그이기에 대중은 또 한 번 기대를 품는다.

“쑥스러우면서도 기뻐요. 가수가 노래 잘 하는 게 당연하듯 배우는 연기를 실감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여겨주신다는 거잖아요. 저 말고도 좋은 배우들이 워낙 많아서 지금도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느끼는 게 많아요. 좋은 배우들이 많아서 기쁘죠. 저도 하나의 관객으로서 그런 배우들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옛날보다 감성이 풍부해진 것 같아요. 아이들을 기르고, 제 분야에 오랫동안 있다 보니 저절로 사명감이 들면서 인생이란 것들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나와 아이들, 부모의 역할 같은 걸 생각하게 됐어요. 삶과 죽음, 성공, 실패, 행복 등이 뭔지도 생각하게 됐고요. 배우로서 연기에 임할 때 그런 저를 스스로 느껴요. 연기라는 것이 결국 사람을 표현하는 거거든요. 나쁜 사람, 좋은 사람, 착한 사람, 불쌍한 사람 등 분노, 증오, 사랑, 연민, 애정 등 인간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그만큼 단순하고 얇은 작업이 아니라서 깊이와 고민이 생기는 것 같아요. 연륜이 쌓일수록 더욱 그런 생각이 짙어지네요.”

철저하게 오늘을 살고, 뚜렷하게 내일을 꿈꾸는 그이기에 지금까지 차근차근 ‘계단형 배우’로 모범적 성장을 할 수 있었다. 지난해보다 올해 더 큰 발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그렇게 2017년 다양한 포문을 여는 이범수의 설날 풍경은 어떤 그림일까.

“설날에는 가족들과 함께 보낼 예정이에요. 하루도 쉼 없이 달려온 나날이다 보니 연휴동안 아내를 비롯해 소을, 다을이와 함께 지내려고요. 지난 추석에는 촬영하느라 함께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좀 더 오붓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아이들이 있으면, 까불이들이 분위기를 띄우고 시끌벅적해서 좋죠.(웃음)”

“작년에는 ‘인천상륙작전’이라는 정성들인 영화가 많은 분들께 사랑받았고, 저에게는 대표작이 됐어요. 가화만사성이라고 아이들과 함께 했던 시간도 잊을 수 없고요. 아이들의 까르르 웃는 소리가 잊히지 않아요. 올해도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는 만큼의 성과를 기다릴 거예요. 언제나 새해면 멋진 계획을 세우죠. 각오와 의지를 다지는데 우리 인생이 계획대로만 순탄하게 되는 삶이 아니기에 위기와 고난도 있을 텐데, 그럴 때일수록 낙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포기하지 않고 아끼고 사랑하면서 한 걸음씩 전진해 나아가는 여러분이 되셨으면 해요. 그러다보면 힘든 와중에도 성취감을 느낄 것 같아요.”

(사진-영상=이슈데일리 한동규 기자)

한해선기자 churabb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