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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스타칼럼-넬] 3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기사 등록 2012-12-2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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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이면서도 평이하지 않은, 특유의 감수성과 서정으로 듣는 이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넬. 독특한 색채가 묻어나고, 중독성을 지녔기에 대중들을 기다리게 만든다.

누구나 한 번쯤은 느낄 법한 감정들을 노래 속에 담아내는 넬은 끊임없는 소통을 시도한다. 소장가치가 충분한, 기다리는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킬 곡들을 꾸준히 발표, 노력 역시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처럼 넬은 자신들만의 행보로 음악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10년을 훌쩍 넘게 활동 중인 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들어보자. //편집자주

# 기타를 처음 잡던 순간

내가 중학교 3학년이 되던 해 6월, 스위스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6월부터 9월까지 방학이었기 때문에 친구를 사귈 수도 없었고, 그로 인해 낯선 이국땅에서 3개월 동안 혼자 지내야했었는데, 어렸을 때

부터 이 나라, 저 나라 많이 옮겨 다닌 탓에 그렇게 힘들진 않았지만, 문제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 것인가였다.

고민 끝에 꼬마 때부터 밴드 음악을 좋아했고, 마침 시간도 많으니 기타를 배워봐야겠다 라고 결심했다. 이후 바로 일렉 기타를 구입했는데, 막상 구입하고 나니 내게 기타를 가르쳐줄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기타 가게로 가 그곳에 있는 기타 교본과 레슨 비디오를 다 가져와서 혼자 배우기 시작했다. 아마 하루 평균 15시간씩은 쳤던 것 같다. 뭐가 그리도 재미있었는지, 정말 밥 먹고 화장실 가는 시간을 제외하곤 계속 기타와 함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심히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언가에 그렇게까지 미쳐 있었던건 그때가 처음이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덕분에 그 후로도 친구 사귀기엔 조금 소홀했지만.

# 친구에서 밴드 넬로 성장하기까지

처음 밴드를 결성했을 당시만 해도 이렇게 오랜 시간 함께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어떤 계획이나 비전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동네 친구들이 모여 연습하고 공연하고, 치킨집에서 맥주 한잔하는 것이 즐거웠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물론 책임감과 부담감, 스트레스가 늘긴 했지만 여전히 음악을 만들고 공연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고, 또 그 모습이 가장 나답다고 느껴진다.

# 서태지와의 만남으로 달라진 것들

가장 달라진 점이라면 프리, 포스트 프로덕션에 대한 개념이 생긴 것?

예를 들면 곡을 만들어 녹음에 들어가기 전까지의 준비과정이라든가, 녹음이 끝난 후 믹싱, 뮤직비디오 등 그 음악을 더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라든가.

또 그 전까진 매니지먼트에 관한 부분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음반이 나와도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기회를 갖기가 어려웠다.

'Stay'란 곡이 처음 나왔을 때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질 수 있게 되어 매우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음악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소중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들려지고 불릴 때 더욱 빛을 발하니 말이다.

# 대한한국에서 밴드로 살아간다는 것

넬은 늘 경계선에 서 있는 느낌이다.

방송 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완벽한 오버그라운드도, 그렇다고 많은 클럽공연을 하는 언더그라운드도 아니고, 때론 팝적인 성향의 음악을, 때론 사운드가 강한 록을 하는 밴드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가끔은 외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방송국에서 가수들을 만나도, 공연장에서 밴드를 만나도 섞이기가 어렵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하고 있고, 또 넬의 음악을 아껴주는 이들이 많아서 힘들다는 생각보단 축복이란 느낌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밴드로서 살아간다는 것..
음..모든 일이 그렇듯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적어도 한국 음악 시장에서 밴드 음악은 주류라고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경제적인 문제로 해체를 하는 팀들도 많이 보아왔고.

가끔 후배들이 음악 생활을 어떻게 유지해야하냐고 물어오기도 하는데 "그저 미쳐서"라고 얘기한다.

짧지 않은 시간 한국에서 밴드로 살아오면서 배운 것은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푹 빠져 있지 않으면 스스로가 굉장히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정답이 있다면, 모두 그 길을 택하면 되겠지만 그런 답은 없기 때문에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꾸준히 하는 방법밖엔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멤버들과 매우 가깝게 지내야한다는 것이다. 힘든 일이 닥쳤을 때 친한 친구의 위로만큼 힘이 되는 일도 없지 않은가.

# 10년 후의 넬

지금까지 그래왔듯 넬의 음악을 아껴주는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안고 우리만의 섬 안에 머물며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잠시 유학을 떠날지도 모르겠지만, 가더라도 멤버들과 함께 가고 싶다.

삶이 언제 끝날지 모르니 멤버들과 또 팬들과 함께 최대한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은 바람이다.

글 넬 김종완
편집 황용희 국장(이슈데일리) ent@issuedaily.com
사진 울림엔터테인먼트

황용희기자 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