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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보통사람’, 무섭도록 닮아 있는 30년 전과 지금

기사 등록 2017-03-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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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 2016년 하반기부터였다. 지난해 7월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미르재단 설립, 모금 과정 개입 정황이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이 보다 더 심한 것이 있을까’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국민들을 분노에 휩싸이게 한 사건들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첫 보도 이후 새해를 맞이하고 장장 228일 만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끝을 맺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30년 전 1987년과 매우 비슷한 현재의 모습은 과거 슬픈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아프지만 잊지 말아야 할 대한민국 현대사를 그린 영화 ‘보통사람’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보통사람’은 1980년대 가장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손현주)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 사진=영화 '보통사람' 스틸컷

이 작품은 88서울올림픽을 1년 앞둔 198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직선제 거부, 4.13 호헌조치 등 군사독재의 절정기였던 당시는 아이러니했던 최근의 모습과 닮아 있다. 전두환 정권은 독재를 계속 이어나가고자 ‘3S 정책'등 ’국민적 이슈‘를 내세웠다. 국민들의 관심을 정치와 멀리 하기 위한 것이었다. 전혀 평범하지 않았던 당시, 국민들은 평범한 삶을 원했고 이는 지금도 동일하다. ‘보통사람’의 감독 또한 기획 의도에 대해 “보통 사람으로 사는 게 가장 힘들고 어렵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며 “보통 사람이 버텨낸 인생에 주목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기획 초반, ‘보통사람’은 1970년대를 말하고자 했다. 그러나 민주화 격동기의 절정기였던 1980년대로 시대상을 옮겨 우리나라 최초의 연쇄살인마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을 녹였다. 결과적으로 이는 픽션과 팩트의 경계에 있는 작품으로 탄생했다.

극 중 냉혈한 안기부 실장 규남(장혁)은 국가를 위한다는 미명하에 연예인 마약 수사부터 살인사건 조작까지 가리지 않는다. 이는 시대를 관통하는 인물로 보이며 현재의 누군가와 비교해도 전혀 이질감이 없다. 또한 지금까지 폭로된 권력층들의 행위는 방식만 조금 달라졌을 뿐 지금과 닮아있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되새긴다.

또한 극중 말미, 광장에 나와 한 목소리로 외치는 모습은 최근까지의 촛불시위를 상기시키며 ‘변함이 없다‘는 안타까움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시국이 몸살을 앓으면서 현 시대상을 담은 영화가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끌고 자연스레 흥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개봉한 ‘더킹’(감독 한재림)은 김영삼 전 대통령부터 고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의 과정을 ‘한국 현대사 교육 자료’라는 착각이 들게끔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그 결과 ‘더킹’은 누적 관객 수 530만 명을 동원, 좋은 성적을 거뒀다. 관객들은 답답한 현 상황 속, 영화로 대신 통쾌함을 느끼고 싶지 않았을까. ‘보통사람’ 역시 신랄한 묘사, 대부분의 관객들이 원하는 결말로 흥행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3일 개봉. 러닝타임 121분.

김지영기자 b33151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