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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데뷔일기]배우 학진 ② "연기 목표요?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기사 등록 2017-03-03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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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슈데일리 박은비 기자
[이슈데일리 안예랑기자]‘스타의 길은 어떤 것일까’

스타들의 데뷔 시절은 물론, 어렸을 적 이야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삶을 어땠을까. 화려한 이면 뒤에 숨겨진 2%를 찾을 수 있는 기획으로 만들어진 ‘핫데뷔 일기’.

이번 편의 주인공은 배우 학진이다. 대중들에게는 다소 낯설지도 모르지만 이미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떠오르는 신예다. 학진은 엄기준과 김소현의 출연으로 화제가 됐던 웹드라마 ‘악몽선생’(2016)을 시작으로 활발한 활동을 선보였다. 또 다른 웹드라마 ‘더 미라클’(2016), 모바일 무비 ‘통 메모리즈’(2016)에서 짧은 출연에도 시선을 잡아끌며 온라인에서 얼굴을 알렸다. 최근에는 JTBC 드라마 ‘솔로몬의 위증’에 출연, 고등학생들의 법정 싸움이라는 극의 진행에서 반전을 터트리는 ‘신스틸러’로 활약하며 브라운관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사실 KBS2 ‘우리 동네 예체능’을 즐겨보던 시청자들이라면 학진의 진가를 미리 알아차렸을 것이다. ‘우리 동네 예체능-배구편’에 출연한 그는 탁월한 실력과 강한 존재감으로 신인답지 않은 예능 적응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실제로도 배구선수로 활동했다는 학진. 다채로운 경험들이 그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학진은 10년 동안의 배구 선수 생활 끝에 이제는 연기자라는 새로운 길을 찾아 색다른 행보를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188cm의 큰 키와 출중한 외모, 날카로운 첫 인상과 달리 순수함마저 느껴지는 그의 팔색조 매력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배구 선수에서 연기자에 이르기까지 그의 고민과 성장을 통해 학진이라는 배우의 새로운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보자.

▲ 사진=싸이더스HQ 제공학진은 첫 작품 ‘악몽선생’을 거쳐 여러 드라마에 이름을 올렸다. 그토록 바라던 연기를 시작했지만 정작 그를 힘들게 한 것은 본인에 대한 고뇌에서 오는 스트레스였다.

"힘든 점이요? 제 자신한테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거요. 사실 처음 연기 시작할 때는 일부러 그런 생각도 했었어요. 연기를 배우는 단계니까 고뇌에 빠지는 게 당연하다. 스트레스를 받아야 배우지. 그래야 무언가 나에게 찾아오지 않을까. (웃음)“

어느 작품 속 주인공들처럼 부족한 점에 대한 고뇌를 연기적 성장으로 승화시키고자 했지만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오히려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다보니 ‘연기’라는 가장 중요한 본질을 잊어버릴 때도 있었다. 그에게 가장 최근의 고민을 묻자 “연기할 때 목소리가 콤플렉스였다”고 말문을 연다.

"말을 할 때 목소리가 안으로 들어가는 편이에요. 거의 2년 가까이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아요. 그 때 오만석, 고창석 선배님이 딱 한 마디 해주셨거든요? ‘ 그 목소리를 장점으로 가져가면 된다’. 그 때 정말 눈물까지 날 정도로 안에서 뭔가가 바뀐 것 같아요. 만일 연기적으로 부족한 부분이었다면 보충을 하는 게 맞지만 목소리는 부족하고 넘치는 게 아니잖아요. 오히려 '개성'이죠. 그래서 연기를 더 열심히 하자고 마음 먹었죠.(웃음)“

▲ 사진=이슈데일리 박은비 기자
학진은 스트레스를 덜어내고 더 즐거운 마음으로 연기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본인에 대한 깊은 고민이 때로는 그의 성장을 돕는 촉진제가 되기도 했다. 쉬는 날이면 책을 읽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가 독서를 시작한 이유도 이 스트레스와 맞닿아있었다.

“솔직히 제가 말을 잘하는 편은 아니에요. 말을 조금 더 잘하고 싶어서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권 읽는 것도 힘에 부쳤거든요. 그런데 계속 읽다보니까 좋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계속 읽었어요. 책이 정말 도움이 되는 게 평소에 말을 할 때도 한 번씩 생각을 고르게 돼요. 책 덕분에 많이 어른스러워진 것 같아요.”

스스로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책에 대한 예찬을 늘어놓은 학진은 책에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치관을 얻기도 했다. 또 그가 살고 있는 현재를 책 속에서 찾아보기도 한다. 그를 감동시킨 수많은 문구 중 그의 현재 삶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문구는 뭐였을까.

“혜민스님 책을 봤는데 말이 정말 예뻐요. 그래서 와 닿았어요. '조약돌을 계속 던져라. 네가 물속에 조약돌을 계속 던지다 보면 언젠가는 조약돌이 쌓여서 물 밖으로 보일 것이다'. 제 얘기 같았어요. 저는 지금도 계속 돌을 던지고 있어요. 언젠가 물 밖으로 저의 노력이 보이는 날이 올 거잖아요. 아직 수면 위로 나오지는 못했지만 계속 경험을 쌓다보면 돌들이 빛을 보는 날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요.”

▲ 사진=이슈데일리 박은비 기자“시합에 나가서 우승하고 상을 받았을 때 성취감이 정말 컸어요. 저는 남들이 저를 인정해줬을 때 성취감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웃음) 운동할 때의 습관이 많이 남아 있어서 연기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다른 사람의 인정은 그의 원동력이었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학진이 최근 가장 인정하는 배우는 SBS 드라마 '피고인'의 지성이다. 드라마 본방사수는 물론 메이킹 필름까지 찾아서 볼 정도로 학진은 지성에 대한 팬심을 불태우고 있다.

“지성선배를 보면서 많은 걸 느껴요. 연기를 한다기 보다는 그 캐릭터 안에 들어가서 행동을 하시는 것 같았어요. 메이킹 영상도 찾아보면서 공부하고 있거든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선배님을 따라다니면서 배우고 싶을 것 같아요. 어떻게 살고, 어떻게 행동해야 저런 연기가 나올까 궁금해서요.”

인터뷰를 통해 느낀 학진의 매력은 신인다운 솔직함과 나이답지 않은 순수함이었다. 그의 매력은 연기에도 그대로 묻어났다. 재는 것도 없고, 따지는 것도 없이 그저 ‘인정받는 연기’라는 목표를 정해놓고 나아간다. 여기에 그의 추진력과 집중력이 어우러져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기도 했다. 학진은 마지막까지도 솔직하고 순수한 대답을 들려줬다.

“궁극적인 목표요? 제가 방금 지성 선배님을 언급했던 것처럼 누군가가 저를 언급해줬으면 좋겠어요. 더 나아가서 제 연기를 배우고 싶다고 말씀해주신다면 더 좋겠죠.(웃음) 정말 열심히 해서 후배가 생길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는 후배들이 저를 ‘롤모델’이라고 생각하길 바라요.”

2016년 데뷔해 갓 1년차를 넘긴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보여줄 계획이다. 대중들에게 꾸준히 자신을 내보여 평가받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의 자신감과 열정이 그의 바쁜 미래를 보여주는 듯 했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인정받고 싶다는 학진의 바람이 그를 꾸준히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되길 바라면서, 코트 위로 내리 꽂는 강력한 스파이크처럼 그의 연기가 대중들의 뇌리에 임팩트 있는 '한방'을 남기길 기대해본다.

안예랑기자 yrang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