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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영화]'어느날',서정적 감정선-봄을 담은 연출과 닮은 영화는?

기사 등록 2017-04-08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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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꽃피는 춘삼월, 벚꽃이 만개한 사진만 봐도 덩달아 설렘이 전해지며 평범한 일상에 ‘봄이다’는 느낌만으로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이를 작품에서 녹여냈다면 영화의 감독들은 어떻게 표현했을까. 더불어 극 중에서 캐릭터들이 이어나가는 감정선들은 작품마다 어떠할까.

최근 국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영화 ‘어느날’은 아내가 죽고 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다, 어느 날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강수(김남길)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되어 세상을 처음 보게 된 미소(천우희)가 서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판타지 감성 드라마다.

이윤기 감독은 ‘어느 날’에서 배우 김남길과 천우희의 호흡에 빼어난 영상미를 더했다. 특히 유일하게 한 사람에게만 영혼이 보인다는 독특한 판타지적 설정까지 더해져 관객들에게 전하는 감정의 폭을 넓혔으며 극 중 강수(김남길)와 미소(천우희)의 심경을 오롯이 담아낸 OST로 더욱 관객들의 마음을 동요케 한다.

▲ 사진=영화 '건축학개론' 스틸 컷

# 김지영 기자-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 2012)

‘어느날’을 보고 있노라면 봄에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작품 속에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강수와 미소의 야외 데이트 장면은 서정적 연출에 방점을 찍으며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이와 닮은 영화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은 ‘어느날’과는 달리 판타지라는 설정도, 단순히 힐링을 선사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관객에게 따스함을 선사하는 것은 동일하다. 대학시절 풋풋한 승민(이제훈)과 서연(수지)의 관계를 가타부타 설명 없이 연출로 전달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

‘건축학개론’은 실제 건축학과 출신인 이용주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 더불어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는 포스터 속 문구로 호기심을 자극, 전 세대 관객들의 공감과 감성을 불러일으켰다. 그 중 대학시절 수연이 노을 지는 태양을 배경으로 삼은 채 머리를 넘기는 순간은 구도, 빛의 조절 등을 적절히 배합한 연출로 가장 눈길을 끌며 수지에게도 인생 장면을 선사했다.

▲ 사진=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스틸 컷

# 소준환 기자- ‘8월의 크리스마스’(감독 허진호, 1998)

'어느날'(감독 이윤기)이 일명 감성판타지 드라마로써 위로와 힐링을 전했다면 이 감정선을 이어갈 작품은 '8월의 크리스마스'(감독 허진호)다. '어느날'이 상처와 치유에 대한 아름다운 일기장이라면 '8월의 크리스마스'는 사라짐에 대한 고찰이자 서정시이기 때문이다.

두 작품은 남녀의 뜨거운 사랑보다 이들의 내면, 더 정확히 실존적 질문을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를 통해 각 작품은 보는 이들에게 사랑과 얽힌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묻고 있는 것.

존재하는 것은 언젠가 사라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동시에 영원히 반복된다. 누군가의 마음 속 그 흔적이 회귀하는 이유에서다. '어느날'은 상실을 통해 회복을 피력했고 '8월의 크리스마스'는 이별로써 현재의 소중함을 드러냈다.

이들 모두 존재(삶)를 향한 위로와 함께 화두를 던졌다. 누구에게나 삶은 '어느날' 시작됐고 '8월의 크리스마스'만큼 역설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 간절하고 애틋한 것 아닐까.

▲ 사진=영화'4월 이야기'스틸 컷

# 안은진 기자 - '4월 이야기'(감독 이와이 슌지,2000)

‘어느날’은 판타지 힐링 드라마로 첫사랑의 로맨스를 담은 ‘4월 이야기’(감독 이와이 슌지)와는 다르지만 두 영화가 봄날 두 남녀의 만남을 그린다는 점은 동일하다. 이 작품들은 봄의 범상한 풍경을 아름답게 포착해낸다. ‘어느날’의 강수와 미소가 그렇듯 ‘4월 이야기’에서는 우즈키와 야마자키가 인생의 한 순간을 보낸다. 봄이 관습적으로 시작의 의미를 갖는 것처럼 두 작품의 영상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그 영상 위에 잔잔한 음악이 한 층 싱그러운 분위기를 만든다.

‘4월 이야기’는 ‘러브레터’ 이후 이와이 슌지가 내놓은 로맨스 영화로 특유의 감성으로 뭇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 이야기는 주인공인 우즈키가 고향을 벗어나 대학에 진학하면서 시작된다. 우즈키는 고향 선배와 동네 서점에서 마주치게 된다. 우즈키는 낯선 도시에서의 자취, 짝사랑 등을 경험한다. 때문에 이 작품에서는 소녀의 풋풋한 감성이 한껏 묻어나는 난다. 이 작품에서 우즈키는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사랑의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한다. 만남이란 사건이고 예측할 수 없기에 기적과 같다. ‘4월 이야기’에서는 짧게 피었다 지는 벚꽃처럼 빛나는 처음의 설렘을 만끽할 수 있다.

김지영기자 b33151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