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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변산' 살아있음을 증명하려는 이준익 감독의 청춘

기사 등록 2018-06-0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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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나연 기자

[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이준익 감독의 ‘변산’이 유쾌하게 질문을 던진다. 이 땅에 살아가고 있는 모든 청춘을 응원하는 영화 ‘변산’은 청춘 3부작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

4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는 영화 ‘변산’ 제작발표회가 진행, 이준익 감독, 박정민, 김고은이 참석했다.

이준익 감독은 “청춘이라는 개념을 정해놓은 것 자체가 잘못됐다. 살아있는 순간 자체가 청춘이다. 그리고 ‘변산’은 살아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증명하기 위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변산’은 꼬일 대로 꼬인 순간, 짝사랑 선미(김고은)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빡센 청춘 학수(박정민)의 인생 최대 위기를 그린 작품이다.

누구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흑역사, 불편한 진실을 이준익 감독은 학수의 ‘고향’으로 비유했다. 이준익 감독은 “청춘의 애환을 현명하게 이겨내는 방법은 즐겁게 일하는 것이다. 학수와 선미가 처한 상황은 궁상맞다. 하지만 그들이 진심어린 순간을 맞이하면 좋은 끝이 있다”고 영화의 큰 맥락을 설명했다.

하지만 보통의 청춘들은 즐겁지 않아도 일해야 하는 상황이 대부분. 모순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저도 괴로웠던 현실이 있었다.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순간들을 버텼다. 나는 즐겁지 않으면 내 자존심이 상하고 화가 났다. 그리고 일은 즐거워야한다는 자기최면을 지금까지 놓지 않고 있다”며 “자기가 하고 랩을 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 하기 싫은 일을 통해 하고 싶은 일에 도달하려는 일상이다. 버나드 쇼는 ‘젊은이에게 젊음을 주는 것처럼 아까운 것은 없다’고 말했다. 명언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메시지를 강요하진 않는다. 그래도 보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정민은 ‘동주’에 이어 두 번째 이준익 감독과의 작업이다. 박정민은 래퍼로 변신하기 위해 랩을 연습하고 가사를 직접 쓰기도 했다. 영화 속 등장하는 9곡 중 7곡은 박정민이 작사했다. 박정민은 “가사의 영감을 딱히 정의할 순 없지만 학수의 감정과 정서를 중요시 했다. 감독님과 많이 상의해 완성됐다”고 알렸다.

또한 그는 “평소에 랩 음악을 듣는걸 좋아한다. 제가 랩을 잘한다고 착각해 노래방에서 랩한 것을 이준익 감독님 듣고 캐스팅해주셨다. 스튜디오가서 랩을 해보니, 호기롭게 도전할 영역은 아니였다.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 김나연 기자

박정민은 이날 첫 공개된 랩 뮤직비디오에서 프로 래퍼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고은은 선미 역으로 7~8kg를 증량해 촬영에 임했다. 그는 “언제나 예쁜 역을 한게 아니라 예쁘게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선미가 마른 느낌은 아니고 통통할 것 같았다”고 살을 찌운 이유를 밝혔다.

이준익 감독은 사실 ‘변산’의 학수 직업은 래퍼가 아니라 단역배우였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기도. 이 감독은 “몇 년 전에 연출을 받고 고사했다. ‘변산’의 정서를 구현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몇 년 후에 다시 받았는데 역할이 단역배우였다. 그런데 ‘럭키’에서 단역배우가 나오지 않았나. 겹쳐서 래퍼로 바꾸고 각색했다”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은 ‘동주’, ‘박열’ 과거 속 인물이 아닌 현재를 살고 있는 학수를 통해 어떤 말을 하고 싶었을까. 이 감독은 “모두가 서울을 오고 싶어 하고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많은 사람이 고향이 있고, 자신의 과거를 피하고 싶은 순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계속 외면하고 살 수는 없다. 부끄러운 순간을 마주쳤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그게 사람의 본성과 진심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소원’, ‘사도’, ‘동주’, ‘박열’까지 모두 슬픈 비극을 안고 있는 작품. 이준익 감독의 유쾌함을 향한 갈증도 커졌다. 이 감독은 “불행을 부둥켜 안고 있는 청춘, 살아가며 오해가 이해로 바뀌는 순간, 성숙보다는 성장이 중요하다는 걸 밝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쾌한 이준익 감독의 진심은 통할 수 있을까. ‘변산’은 오는 7월 4일 개봉한다.

유지윤기자 jiyoon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