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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 리오넬 메시, 결국 넘지 못한 '마지막 한걸음’

기사 등록 2016-06-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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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상록기자] 그토록 바라던 우승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3연속 메이저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업적. 하지만 2등을 기억하지 않는 잔혹한 세상은 리오넬 메시의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27일 오전 9시(한국시간) 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6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결승전 칠레와의 경기에서 전,후반 득점없이 0-0으로 마친후,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2-4로 패배했다.

지난해 결승과 똑같은 경기의 흐름이 이어졌다. 아르헨티나와 메시는 이번에야말로 우승컵을 들기 위해 각오를 다졌지만, 신은 간절한 꿈의 실현을 다시 한번 다음 기회로 미뤘다.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우려와는 다르게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대회 직전 탈세스캔들로 인해 법정에 출두하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고 완전하지 않은 몸 상태 역시 걱정거리였다. 그러나 메시는 메시였다. 그는 조별리그 파나마전에서 30여분만에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클래스를 입증했다.

이후 8강전과 4강전에서도 각각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결승행으로 이끌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메시의 플레이는 팀에 완벽하게 녹아들었고,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었다.

아르헨티나는 결승전까지 치른 5경기에서 18득점,2실점을 기록하며 우승에 가장 근접했다. 영원한 라이벌 브라질,코파아메리카 최다 우승국 우루과이가 일찌감치 짐을 싸며 이렇다 할 경쟁자도 보이지 않았다.(칠레가 위협적인 상대는 틀림없지만 그럼에도 아르헨티나의 기세는 워낙 막강했기 때문에 그들의 우승을 점치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그러나 메시는 국가대표 커리어에서 항상 따라다니던 의문부호를 느낌표로 바꾸지 못했다.

그는 결승전에서도 이전과 변함없는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동료들에게 수 많은 찬스를 창출해내냈고, 예리한 프리킥으로 득점을 노렸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결승전,2015 코파아메리카 결승전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큰 경기에 약하다는 이야기까지 들었기 때문에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예외다.) 더욱 필사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에서 필드골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메시에게는 마지막 임무가 남아있었다. 승부차기의 첫번째 키커로 나선 것. 우승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메시의 킥은 허공을 허무하게 갈랐고,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믿었던 주장의 어이없는 실수에 망연자실했다.

결국, 코파아메리카 100주년의 주인공은 칠레가 됐고, 메시는 경기가 끝난 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우승을 했다면 자국의 축구 영웅이자 아직까지도 아르헨티나 축구의 상징으로 거론되는 디에고 마라도나(그런 평가를 받는 결정적인 이유는 1986년 월드컵 우승을 본인의 힘으로 이끌었다는 점이다.)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욱 컸을터.

가브리엘 바티스트투타가 보유하고 있던 A매치 역대 최다 득점 기록(54골)을 깨트리는 55골의 기록은 우승트로피를 대신할 수 없었다.

메시는 결승전 직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2014년 월드컵 결승,2015년 코파아메리카 결승이 끝난 후에도 이 같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모두 추측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본인의 입으로 직접 은퇴 사실을 언급했다.

2004년 6월부터 시작된 12년간의 국가대표 커리어. 그의 나이는 올해 한국나이로 30세. 그동안 가졌을 심적인 부담감과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겠지만,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기에는 여러모로 이른감이 있기 때문에 팬들의 안타까움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사진=2016 코파아메리카 인스타그램)

김상록기자 honjk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