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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용희의 로스타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반 할로도 지울 수 없는 '퍼거슨의 그림자'

기사 등록 2016-05-1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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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남용희기자]38경기 19승 9무 10패. 반 할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2015-2016 프리미어리그 최종 성적표다.

맨유 역사의 성공시대를 이끌고, 유럽 축구계를 호령하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 그의 퇴임 이후 맨유는 좀처럼 명성에 걸맞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연이어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맨유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레전드'인 퍼거슨 감독은 1974년 이스트 스터링셔에서 감독생활을 시작해 1986년 11월 6일 론 앳킨슨 감독의 후임으로 맨유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당시 맨유는 22개 팀 중 21위였지만, 퍼거슨은 뛰어난 전술과 리더십으로 부임 첫 해만에 팀순위를 10계단이나 상승시켜 11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후 퍼거슨의 맨유는 27년간 리그 우승 13번 총합 20회의 우승을 이뤄냈으며, 챔피언스리그 2회, FA컵 5회 우승 등 40개가 넘는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특히 1999년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리그 우승, FA컵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세계적인 명장 반열에 이름을 올렸고 2012-2013 시즌 맨유에게 리그 우승컵을 안기고 모두의 박수를 받으며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후 퍼거슨은 자신의 후계자로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을 직접 지목해 기대감을 높혔지만, 모예스 감독은 FA컵과 리그컵, 챔피언스리그에서 조기 탈락해 6년의 계약 기간 중 1년도 채 채우지 못하고 부진한 성적으로 경질됐다. 결국 맨유는 2013-2014 시즌 7위라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성적으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물론 유로파리그 출전권조차 얻지 못했다.

맨유는 모예스 감독을 경질 후 네덜란드 출신의 루이스 반 할 감독을 영입했다. 반 할 감독은 부임 직후 브라질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이끌고 3위를 차지해 떨어진 맨유의 명성을 다시 높여줄 수 있는 감독으로 손꼽히며 '제 2의 퍼거슨 시대'를 열어줄 적임자로 꼽혔다. 하지만 부임 첫 해 맨유는 여전히 우승권에는 오르지 못했고, 리그 4위에 오르며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한 것을 위안으로 삼았다.

그리고 두 번째 시즌인 이번 시즌에선 5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챔피언스리그 티켓도 따내지 못한채 시즌을 마쳤고, FA컵 결승전만을 남겨놓고 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반 할이 팬들에게 야유를 받는 이유는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투자해 입맛에 맞는 선수를 영입하고도 용병술과 전술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긴 커녕 팬들과 언론에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일삼고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는 점이다.

높은 기대치 속에서 아무리 잘해도 '대박'이 아닌 '평타'로 밖에 인정받을 수 없는 독이 든 성배 맨유의 감독직. 27년간 퍼거슨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플레이와 성적으로 맨유를 이끌었고, 은퇴한지 3년이 지나도 남아있는 그의 그림자로 팬들의 눈이 높아졌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퍼거슨의 시대는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다. 영광의 시대를 재현시켜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반 할도 맨유라는 빅클럽을 감당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했다. 이후 '스페셜원'으로 불리는 무리뉴가 올드트래포드의 새 주인으로 계속 언급되며, 맨유의 오프시즌은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트위터)

남용희기자 nyh5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