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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 ‘혼술남녀’ 주연부터 조연까지 버릴 것 없는 ‘연기달인들’

기사 등록 2016-10-1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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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상록기자] 그야말로 완벽하다.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가 공감을 일으키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를 통해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연과 조연 가릴 것 없이 자신들의 역할을 흠잡을 곳 없이 해내는 ‘혼술남녀’의 출연진들은 이번 작품을 또 하나의 ‘인생작’으로 만들고 있다.

#박하선-하석진 ‘명불허전’ 캐릭터

배우에게 한 가지 색깔로 대표되는 캐릭터가 있다는 부분은 강점이자 약점이 될 수 있다.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각인될 수 있는 이미지는 안정적인 성공을 보장하지만 새로운 것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진부하게 다가올 위험 또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하선은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성향을 가지고 가면서도 색다른 캐릭터 소화력을 나타내며 이런 우려를 지워냈다.

그가 맡은 국어 강사 박하나는 어리숙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챙겨주고 싶은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인물이다. 얌전한 얼굴로 막춤을 추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는 모습은 2011년 방송된 MBC 시트콤 ‘하이킥-짧은 다리의 역습’의 박하선과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망가지면서도 사랑스러움을 잃지 않는 그만의 매력이 또 한번 적중하며 ‘박하선표’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하석진 역시 까칠하고 시크한 노량진 스타 강사 ‘진정석’ 역을 맞춤옷을 입은 것처럼 매끄럽게 풀어내고 있다. 실제로 명문대 기계공학과 출신인 그의 ‘뇌섹남’ 이미지는 매사에 빈틈이 없는 진정석과 적절한 조화를 이뤄내며 극의 몰입도를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지난 방송에서 박하나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고 점점 변해가는 진정석의 모습이 어떤 식으로 표현될지 더욱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황우슬혜-민진웅,주연보다 빛나는 조연

‘혼술남녀’는 노량진 학원가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만큼 강사들의 삶을 실감나게 그려내며 호응을 얻고 있다. 황우슬혜와 민진웅은 범접할 수 없는 개성을 드러내며 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 확고한 존재로 자리잡았다. 눈부신 외모와 몸매를 자랑하는 영어 강사 황진이(황우슬혜 분)는 남자친구와의 결혼 문제로 고민하는 30대 여성의 삶을 유쾌하면서도 마냥 가볍지만은 않게 표현하고 있다. 결혼을 하기 위해서 아이부터 가지려고 고군분투(?)하는 그의 모습은 다소 무모해 보이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붙잡으려는 그만의 방식으로 풀이되며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한다.

‘성대모사’의 달인으로 나오는 행정학 강사 민진웅은 코믹한 모습으로 비춰졌지만 최근 남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가정사가 드러나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매회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한 인물들을 따라하는 성대모사 퍼레이드가 극 초반 활기찬 엔돌핀으로 나타났다면,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먹먹한 감정을 표현하는 민진웅의 모습에서는 같은 인물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확인시켜줬다.

#상큼한 3인방,키-정채연-공명

아이돌 그룹 멤버의 드라마 출연은 매번 화제를 모으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은 경우는 드물다. ‘혼술남녀’에도 그룹 샤이니의 키,다이아의 정채연이 출연을 확정하며 기대와 걱정이 섞인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그간 아이돌에 대해 반신반의 했던 모습을 확실히 씻어낼 수 있을 만큼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펼쳐내고 있다.

9급 공무원 시험 준비생 기범 역을 소화하고 있는 키는 능숙한 경상도 사투리와 풍부한 표현력으로 노량진 고시생들의 애환을 대변하고 있다. 계속되는 입시 준비로 인해 할머니의 칠순 잔치에 가지 못한 후, 혼자 빗속에서 술을 마시며 감정을 터트리는 장면은 배우 김기범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노량진 ‘최강미모’ 를 지닌 정채연은 김기범,공명과 묘한 삼각관계를 형성하며 드라마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여기에 공명은 ‘혼술남녀’가 낳은 최고의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박하나를 짝사랑하는 ‘연하남’을 부드럽고 다정한 매력으로 표현하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고 있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밝은 공명의 모습은 형 진정석 과는 상반되는 매력으로 나타나며 박하선,하석진의 사이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간혹 철이 없어 보이지만,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는 끔찍하게 챙기는 그의 ‘직진 사랑’은 배우 공명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연기에 구멍이 없는 ‘혼술남녀’의 주역들이 펼쳐낼 눈물과 웃음의 향연이 후반부를 향해 가고 있는 드라마의 화려한 마무리를 찍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tvN)

김상록기자 honjk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