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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뷰]‘조작된 도시’ 신개념 FPS 액션 돋보이나 지창욱 연기변신은 無

기사 등록 2017-01-3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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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게임과 현실을 넘나드는 FPS영화 ‘조작된 도시’(감독 박광현)가 신개념 액션으로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려 한다.

31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왕십리에서는 영화 ‘조작된 도시’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박광현 감독, 배우 지창욱, 심은경, 안재홍, 오정세, 김상호가 참석해 작품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조작된 도시’는 게임 세계 속 완벽한 리더이자 백수인 권유(지창욱)가 우연히 살인자로 조작된 후 게임 멤버들과 함께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며 짜릿한 반격을 펼치는 작품.

영화를 연출한 박광현 감독은 2005년 ‘웰컴 투 동막골’ 이후로 12년 만에 한국 관객들에게 작품을 내놓는다. 전작이 약 640만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며 범국민적 인지도를 얻은 바, 이번 영화를 통한 전혀 다른 장르로의 시도가 어떻게 그려질지 이목이 집중됐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인 게임과 현실을 넘나드는 장면 구성이 일단은 성공적이다.

100억 원 상당의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영화에는 물량공세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초반과 후반에 휘몰아치는 추격, 격투, 폭발, 총기 액션, 와이어 액션, 8차선 대규모 카체이싱 등 다양하게 쏟아지는 액션은 확실히 인상적이다. 핸드헬드로 이동감과 타격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촬영 방식에도 남다른 집중력이 가해진다.

하지만 시각적인 부분에만 의존했던 걸까. 영화의 기본 요소인 이야기의 흐름, 서사는 매우 취약한 구조를 띈다. 백수에 게임 폐인인 주인공 권유가 억울하게 당한 누명을 벗기 위해 게임 군단들과 작전을 펼치는 과정을 그리지만, 인물 행동에 당위성이 결여된 느낌이다. 다양한 설정의 캐릭터는 좋았지만, 그 매력이 온전히 담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특히 오정세가 선보인 민천상, 김상호가 연기한 마덕수는 단순히 악역을 위한 악역으로 표면적 활약밖에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짧은 찰나에서 배우들 연기는 손색없지만, 편집의 얼개가 다소 엉성하게 느껴지는 것이 원인이다.

게다가 영화가 전하려는 메시지에도 문제는 있다. 감독은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액션 장면들을 통해 사회 기득권층의 문제점을 꼬집으려 했지만, 자칫 살인범을 기득권층에게‘만’ 떠넘기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이는 후반부 뉴스 보도 장면에서 드러나는데, 특수 사례 접목을 어긋나게 하지 않았나 싶다.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선을 오가는 것을 목적으로 한 ‘조작된 도시’는 중반부터 감독이 연출의 길을 잠시 잃고 허우적댄 흔적이 보인다. 이는 민천상 캐릭터의 광기 폭발 시점과 맞물린다. 천의 얼굴로 무한 변신이 가능한 연기파 배우 오정세의 활용이 아쉽다. 극 중 심은경이 대인기피증 ‘다크미’, 안재홍이 ‘유쾌 능청미’로 지창욱과 함께 호흡하지만, 초중반 긴 서사와 악역 비중에 치여 개성을 다 표출하지 못하는 것도 아쉽다.

영화의 주축이 되는 지창욱이 ‘조작된 도시’에서 별다른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 또한 안타깝다. 전작인 드라마 ‘힐러’와 ‘THE K2’에서 선보인 생활 밀착형 액션이 이번 영화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것. 데뷔 8년 만의 첫 스크린 주연작임에도 그다지 임팩트를 남기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액션에 능한 배우라는 점을 인식시키는 데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배우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이러한 ‘조작된 도시’는 팝콘 무비, 오락 영화로써의 기능은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하지만, 획기적인 장르 개척에 성공했는지 여부는 미지수다. 전작 ‘웰컴 투 동막골’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박광현 감독으로서는 더욱 말이다. 오는 2월 9일 개봉.

(사진=‘조작된 도시’ 포스터 및 스틸컷)

한해선기자 churabb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