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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누가 잘했나]-대한민국이 사랑하는 형사 캐릭터-

기사 등록 2016-09-14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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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세상은 넓고 영화는 많다. 그리고 캐릭터들도 넘쳐난다.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인지도 모르는 그들을 하나의 주제에 놓고 선별해 볼 필요가 있었다. <편집자 주>

국내 충무로에서는 유독 '형사'들이 권선징악을 실행하는 장르 영화들이 사랑받는다. 언제부터 시작된 '형사물' 붐은 끊길 줄 모른다. 그만큼 거칠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형사 캐릭터가 범인을 잡는 과정은 대리만족을 시켜주며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기도 한다.

형사물에서 또 빠질 수 없는 화려한 액션신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만족시키기에도 어려움이 없다. 국내 많고 많은 형사물 속 캐릭터 중 베스트를 꼽아봤다.

1. '살인의 추억' 박두만X서태윤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2003). 연속적으로 강간살인사건이 일어나자 시골마을의 형사 박두만(송강호)과 서울에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내려온 서태윤(김상경)의 의기투합이 인상적이다. 초반에는 너무나 다른 환경과 성향으로 인해 투닥거리지만 같이 삽질(?)도 하고 범인을 잡기 위한 증거도 함께 모으며 고군분투 하게 된다. 구수하고 욕을 달고 사는 송강호와 엘리트 김상경의 연기 호흡이 일품. 그래서 한 명만 꼽지 않고 두 사람 모두를 꼽아봤다.

2. '베테랑' 서도철

지난해 천만관객을 돌파한 영화 '베테랑' 속 히어로 서도철 되시겠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는 대사를 유행처럼 만들기도 한 장본인.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목숨이 위험해도 쫄지않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움직인다.(서도철이 유일하게 쪼는 인물은 부인 뿐)사사건건 벽에 부딪치지만 끝까지 조태오를 잡기 위해 펼치는 도심레이스와 길거리 액션신이 눈과 귀를 호강하게 만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서도철 형사는 우리가 평소 생각하는 형사의 판타지를 모두 결합한 인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3. '신세계' 최민식

어떻게 청렴결백하고 정의로운 형사들만 있겠는가. 적당히 부정부패한 형사들, 악의 축과 손 잡고 약자들을 궁지로 모는 악한 경찰도 등장해 영화 속 극적효과를 가져다 준다. 보통 형사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형사가 나쁜 짓에 가담한다면 그 행동으로부터 오는 배반은 다른 캐릭터보다 두 배 크게 다가온다. '신세계' 속 강과장이 깡패들 사이에서 적당히 부정부패한, 그렇다고 완전히 등을 돌리지도 않는 인물이었다. 최민식이라서 가능했던 줄타기 호흡이 영화의 긴장감을 살렸다. 경찰 이자성(이정재)을 골드문 조직의 첩자로 보내 손을 뻗게 한 후, 본인들이 원하는 대로 판을 짜려 했던 강과장. 강과장은 쓸쓸한 결말을 맞고 스크린에서 생각보다 일찍 사라지지만, 영화가 끝난 후, 관객들의 잔상에 오래도록 남게 만든 이였다.

유지윤기자 jiyoon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