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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루시드 드림’ 고수, ‘진짜 아버지’ 된 후 스펙트럼 확장하나

기사 등록 2017-02-2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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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한해선기자] 배우 고수가 제 몸에 딱 맞는 ‘인생작’을 탄생시켰다. 데뷔 20년차를 맞은 그가 영화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에서 보인 내외적 연기 변신이 거대 스펙트럼 확장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고수는 22일 개봉하는 ‘루시드 드림’에서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실제 꿈속까지 헤매는 아버지로 변신한다. 대기업 비리 전문 기자 대호(고수)가 3년 전 계획적으로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을 이용, 감춰진 기억 속에서 단서를 찾아 범인을 쫓는 기억추적 SF 스릴러다.

설경구, 강혜정 등 정평 난 연기파 배우들이 가세한 가운데 영화에서 단연 돋보이는 배우는 고수다. 루시드 드림 즉, ‘자각몽’이라는 생소한 방법을 통해 아들을 그리며 고군분투하는 그는 갖은 마음고생을 온 몸으로 표현한다.

연예계 대표 ‘몸짱’ 중 한 명인 그는 극 초반 배가 불룩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기함하게 만든다. 대한민국 보통의 아버지상을 그리려 10kg 증량을 불사한 것. 더욱이 놀라운 부분은 아들을 잃은 이후 살이 쏙 빠진 초췌한 모습으로 18kg 감량까지 해내 한 작품에서 ‘고무줄 몸매’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지금껏 ‘고비드’(고수+다비드상)로 불리며 ‘훈남’ 비주얼로 여심을 사로잡아온 그에게 있어 이번 역할 대호로의 소화는 ‘역대급 변신’ 그 자체다. 급격히 살이 찌는 바람에 숨 쉬기조차 버거웠다고 말한 데서 단번에 고충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아들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비극적 상황을 고스란히 전달하기에 한층 충분한 데는 고수의 결혼 여부도 적잖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12년 2월 결혼한 고수는 이후 2013년 1월 첫 아들을 얻었으며, 2015년에는 둘째 딸을 출산했다. 어느덧 두 아이의 아버지로 성장한 그는 대호를 통해 절절한 부성애를 가슴 사무치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

“20대 때는 내가 이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못하지 않느냐. 그 시기에 할 수 있는 역할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관심이 옮겨지면서 쉽게 읽혀지는, 눈에 들어오게 되는 시나리오가 생기더라”며 “최대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려고 시나리오를 많이 읽고 있다”고 인터뷰한 데서 그가 선택하는 작품의 장르와 캐릭터의 폭이 훨씬 다양해졌음을 알 수 있다.

사실 1998년 데뷔한 고수는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두루 넘나들며 20년간 약 30개의 필모그래피를 남겼지만, 연기 면에서 크게 주목받은 작품은 ‘초능력자’(2010), ‘고지전’(2011) 정도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루시드 드림’에서 독보적 분량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모습에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뿐더러 가히 ‘메소드 연기’를 펼쳤다고 극찬할 수 있을 정도로 향상된 연기 실력을 뽐낸다.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고수는 올해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박희순 등 걸출한 연기파 배우들과 ‘남한산성’으로 어깨를 나란히 한다. ‘루시드 드림’으로 입증된 그의 연기력으로 다음 작품의 기대치가 한층 높아짐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