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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미녀공심이' 온주완 "SBS의 끊임없는 러브콜? 암묵적인 칭찬같아"

기사 등록 2016-08-0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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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수정기자]영원히 자라지 않는 만년소년 '피터팬' 같다. 해맑은 눈 웃음, 자유로운 영혼,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는 패기. 늘 성장을 꿈꾸는 배우 온주완을 두고 하는 말이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SBS 드라마 '미녀공심이'에서 키다리 아저씨 석준수 역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배우 온주완. 본지는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미녀공심이'의 여운을 함께 즐겼다.

"시원섭섭하고 아쉽다기 보다는 편안한 마음이 더 커요. 이전 작품에서 맡았던 캐릭터와 달리 밝은 캐릭터를 맡게 돼 그런가봐요. 아직도 그들이 살아있는 듯한 느낌도 들구요. 이렇게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 작품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5월 14일 첫방송된 '미녀공심이'는 8.9%(닐슨코리아 기준) 시청률을 기록하며 첫 스타트를 끊었다. 온주완을 비롯 남궁민, 민아, 서효림 등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시청률 상승곡선을 타더니 마지막회엔 15.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잘 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은 했어요. 20대 초반엔 작품을 선택했을 때 '흥행할거야', '시청률이 잘 나올거야'라는 기대를 하고 들어갔었는데, 지금은 그러진 않아요. 그렇게 기대를 하고 시작했는데 사랑받지 못하거나 성적이 기대치 이하로 나왔을 때 풀이 죽잖아요. '미녀공심이'도 '잘해보자'라기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막상 첫 방송 후엔 '잘 될 수 도 있겠다'라는 생각은 들더라구요. 마지막 방송에선 감독님의 목표치였던 15% 시청률을 깔끔하게 찍고 끝나서 기분 좋았죠."

온주완은 유난히 SBS와의 인연이 깊다. 그는 '펀치'부터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등 드라마 뿐 아니라 예능프로그램 '주먹쥐고 소림사'까지 SBS와 함께했다. 'SBS의 아들'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

"계속 러브콜을 주시는 건 너무 감사한 일이죠. 인간으로서 배우로서도 '괜찮구나'라는 암묵적인 평가이고, 칭찬이니깐요. 데뷔 초 때 'SBS가 원하는 얼굴이다'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거든요(웃음). 돌이켜 생각해보면 SBS와 인연이 깊은 것 같긴 해요. 21살 때 SBS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단역을 한적도 있고, SBS 직원 운동회 때 인형탈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죠. 당시 '배우가 되서 꼭 탄현 스튜디오에 돌아올거야'라는 다짐을 했었어요. 요즘도 탄현 스튜디오에 가면 그때 그 시절이 생각나요."

석준수로 분한 그는 '펀치'와 '마을-아치아라의 비밀'때와 달리 편안하게 촬영에 임했단다. 힘을 다 빼고 연기를 했다는 온주완. 그의 계산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행동이 석준수로 온전히 녹아들게 만들었다. 온주완은 '미녀공심이' 제작발표회서 "석준수가 속 빈 강정이 아니였으면 좋겠다"라며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석준수는 꽉 찼다고 생각해요. 엔딩에서 준수가 집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공심이(민아 분)에게 선택받지 못하고 악역으로 갔다면 시청자들이 뻔히 예상하는 흑화된 캐릭터가 됐겠죠. 단태(남궁민 분)와 대립한 후 '석준수가 악역이 되겠구나'라는 시청자들의 예상을 뒤엎고 단태 편에 섰을 때, '나도 그러면 시청자들을 한번 속여볼까'라는 마음으로 재밌게 촬영 했던 것 같아요."

단태, 공심, 석준수의 환상적인 케미는 시청자들을 안방극장으로 끌어모으게 만들었다.

"민이형(남궁민)이 '정형화 되지 않은 배우'라며 민아 칭찬을 많이했어요. 단발머리도 민아와 정말 잘어울렸던 것 같아요. 만화 속 캐릭터 같은 가발이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사기도 한 것 같구요. 특히 첫 방송 전 시청자들의 우려와 달리 민아가 기대 이상을 해줬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잘 봐주신거라 생각합니다."

단태와 석준수의 '브로맨스' 역시 '미녀공심이'의 주요 관전포인트.

"민이형(남궁민)과 촬영을 함께 하면 '선수 두명이니깐 믿고 오케이'라며 스태프들이 걱정을 안하더라구요. 경력도 오래됐고, 그렇다 보니깐 서로 믿고 가는 게 컸던 것 같아요. 민이형(남궁민)과 서로 '브로맨스'를 끝까지 가져가려 했어요.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를 하는 등 그런 스킨십 등은 대본에 나오는 게 아니라 리허설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들이죠."

'생방송'처럼 빠듯하게 촬영이 진행됐다는 '미녀공심이'. 그날 촬영한 방송이 당일에 방송될 정도였다고. 밤샘촬영은 기본이었단다.

"22시간 정도 붙어 있으니깐 후반부에 갔을 때는 서로 안부인사가 '오늘은 집에 들어가셨어요?'라고 할 정도였죠. 몇 주동안 그렇게 촬영을 했던 것 같아요. 보통 4~5회를 찍고 난 후 부터 방송이 시작되는데, 2회를 찍고 난 후부터 방송이 시작되는 바람에 촬영 일정이 생각보다 많이 빠듯하게 진행됐던 것 같아요. 아침에 봤다가 새벽에 잠시 씻고만 나와서 다시 촬영할 정도로 바쁘게 촬영했죠."

빠듯한 촬영현장이었지만 '미녀공심이' 촬영현장은 항상 화기애애했다. 서로 눈만 봐도 웃음이 터져나올 정도. 웃음때문에 NG도 많이 났다.

"김병옥 선배가 '미녀공심이'에서 악인으로 나오잖아요. 그런데 알고보면 되게 순하시고, 유머러스하신 분이세요. 김병옥 선배님이랑 있으면 너무 재밌어요. 예전엔 20분 동안 웃음이 터져서 촬영을 중단한 적도 있고, 둘이 바람 좀 쐬고 오라며 쫓겨 난 적도 있죠. 지금 생각해도 진짜 웃기네요(웃음)."

'미녀공심이' 촬영과 동시에 온주완은 뮤지컬 '뉴시즈'를 함께 병행하며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안방극장, 스크린을 넘어 무대까지 활동영역을 넓힌 것.

"11부까지 뮤지컬 '뉴시즈'랑 함께 병행하면서 촬영을 했죠. 하루는 '미녀공심이' 녹화, 하루는 공연. 이런식으로 하루를 쉬지 않고 활동했어요. 힘들긴 했지만 '뉴시즈'를 하면서 받은 에너지를 드라마에서 쏟으면서 버텼습니다. '뉴시즈'만의 젊은 에너지가 있거든요."

'뉴시즈'에서 잭켈리 역으로 열연한 온주완. 첫 뮤지컬 도전이었던 만큼 온주완에게 '뉴시즈'는 남다르다.

"뮤지컬은 드라마, 영화와 달리 무대가 주는 '라이브'의 매력이 있어요. 가령 드라마와 영화는 제가 잘못하면 다시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뮤지컬은 뛰다가 넘어지든, 목에 사레가 걸리든 계속 해야하만 하죠. 라이브가 주는 힘이 대단해요. 그런 걸 느낄 때면 아드레날린이 굉장한 것 같아요. 특히 '뉴시즈'를 하면서 조금은 배우로서 기울어졌던 마음가짐들이 다시 곧추 세워진 것 같아요. 너무너무 행복했고, 영화 '발레교습소'를 찍었을 때 그 느낌을 34살의 온주완이라는 배우에게 다시금 심어준 작품이었습니다."

데뷔 13년차 온주완. 영화 '발레교습소', '피터 팬의 공식', '인간중독', '더 파이브', 드라마 '잉여공주', '펀치' '마을-아치아라의비밀' 등 그를 대표하는 작품들은 많다. 그는 어떤 작품을 '인생작'이라 생각할까.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겠지만, 전기 충격처럼 자극을 줬던 작품은 있어요. 공백기가 1년 정도 있었는데, 그 때 '더 파이브'라는 작품을 만났죠. 우연히 사무실에서 대본을 읽게 됐는데, 제가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고 나섰어요. 오디션도 보겠다고 하고, 아무 지원도 필요없으니 꼭 하게해달라고 했죠. 배우로서 굉장히 덤볐던 작품이에요."

온주완은 여전히 뜨거웠다. 그를 부르는 '믿고 보는 배우', '선과 악을 오가는 천의 얼굴'라는 수식어는 그의 열정에서 비롯된 것.

"몇년 전에도 이런 질문에 답을 한 적이 있어요. 여전히 저의 답은 '배우 이기전에 사람으로서 행복해야한다'입니다. 이 질문을 해마다 받으면서 20대 중 반쯤 확실히 답을 얻었던 것 같아요. 지금 행복하지 못하면 내일도 행복할 수 없는 삶을 산다고 생각해요. 오늘이 행복해서 사는 사람이고 싶어요. 배우로서는 그런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어떤 변화가 와도 흔들리지 않고 시련이 온다해도 덜 아픈 배우, 그런 배우로 남고 싶습니다."

박수정기자 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