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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손예진, 제 옷 입은 ‘국민 첫사랑’

기사 등록 2018-03-0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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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슈데일리 최하은기자] 원조 ‘국민 첫사랑’이 돌아왔다. ‘청순의 아이콘’이자 ‘멜로퀸’ 손예진이다. 그는 2000년대 초반 ‘클래식’, ‘내 머릿속의 지우개’ 등 짙은 감성이 묻어나는 멜로를 연달아 흥행시키며 대한민국 남성들의 마음을 달콤하게 사로잡았다. 짙은 고동색 머리를 질끈 묶고 조인성과 함께 빗속을 뛰던 손예진의 모습은 여전히 눈에 박힌 듯 선명하다. 그런 그가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쏟아지는 빗줄기 속 모든 기억을 잃은 채 등장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비가 오는날 돌아오겠다는 약속만을 남기고 떠난 수아(손예진 분)가 1년 뒤 장마가 시작되는 여름날 나타나며 우진(소지섭 분)과 다시 한 번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손예진은 극중 우진의 단 하나뿐인 사랑으로 가슴 아픈 이별 뒤 기적처럼 다시 나타나는 아내 수아 역으로 분했다. 그는 특유의 감정연기와 밝고 생기어린 매력으로 기존의 어떤 캐릭터보다 사랑스럽고 따뜻한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그는 우진 역의 소지섭, 아들 지호 역의 김지환과도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청량하면서도 따뜻한 영상미 속에서 소지섭과의 달달한 연애 장면을 연출하는가 하면 지환과 개구진 아이처럼 노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손예진의 독보적인 감성 때문에 주변 배우들이 ‘묻힌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원조는 원조였다. 영화 속 그는 “수아 역에 손예진 배우 외에 다른 누가 있을까”라는 이장훈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듯, ‘역시 손예진’을 외치게 했다. 감정을 쥐어짜지도, 오열하지도 않지만 눈물샘을 진하게 자극한다. 그 비결은 바로 ‘절제’에 있었다.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배우, 관객 사이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 그 중 극 몰입을 가장 직접적으로 돕는 수단은 배우와 관객 사이에 존재하는 ‘감정’이라는 요소다. 배우는 관객에게 감정을 통해 스토리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을 보충한다.

손예진은 이번 영화에서 “멜로영화에서 배우가 보여주는 감정의 수위는 아주 중요하다. 관객이 배우의 감성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하되, 앞서나가거나 뒤쳐지지 않으며 적정선을 유지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하에 연기를 이어나갔다. 그 ‘똑똑한 연기’의 결과는 무척 성공적이었다.

그는 과거 ‘해적’ 개봉 당시 JTBC ‘뉴스룸-문화초대석’에 출연해 다양한 연기 장르를 경험해봤지만 본인의 자리는 역시 ‘청순’과 ‘멜로’라며 허심탄회하게 토로한 바 있다. 손예진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신의 자리가 어디인지 정확하게 안다. 즉, ‘필살기’를 알고 휘두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치열한 고민 덕분일까. 손예진의 영화는 풋풋했던 첫사랑이 떠오르는 ‘추억’이다. 그는 다시 한 번 제 자리를 찾아 우리에게 새로운 추억거리를 선물한다. 이번 영화에서도 비, 기차, 공중전화 등 아날로그한 감성이 곳곳에 묻어난다. 손예진 또한 영화를 찍으며 ‘클래식’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통해 관객들이 지나간 순간, 소중한 사람들을 되새기고 이 순간의 행복을 누렸으면 좋겠다는 손예진. 올 봄, 관객들의 마음과 눈시울을 따뜻하게 적실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오는 14일 관객들을 만난다.

최하은기자 rinon9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