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이슈기획]‘신과 함께’-‘1987’-‘돌아와요 부산항애(愛)’, 판타지부터 누아르까지 새해에도 계속되는 ‘韓 영화 대전’

기사 등록 2018-01-04 17:49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 사진=영화 포스터
[이슈데일리 김나연기자] 2018년 새해를 맞이한 극장가에는 연말부터 이어진 한국 영화 대전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개봉과 동시에 나란히 박스오피스 1, 2위를 차지한 ‘신과 함께-죄와 벌(이하 신과 함께)’과 ‘1987’이 흥행 쌍끌이 중인 가운데 오는 17일에는 한국형 누아르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愛)’가 개봉하며 그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지난달 20일에 개봉한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화재 현장에서 한 아이를 구하고 죽음을 맞이한 소방관 김자홍이 저승삼차사 강림, 해원맥, 덕춘과 함께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치루는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 영화다.

이제껏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사후세계라는 공간을 한국 고유의 전통 설화와 상상력을 더해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7개의 지옥으로 구현해낸 ‘신과 함께’는 판타지 영화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화려한 CG로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만든다. 특히 각 지옥의 특색에 맞게 불, 물, 철, 얼음, 거울, 중력, 모래 등 7개의 자연의 물성과 대자연의 압도적인 풍광을 결합시킨 개성 넘치는 비주얼은 영화 상영 내내 웅장함을 선사하며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이어 27일에 개봉을 알렸던 ‘1987’(감독 장준환)은 지난 1987년 1월, 실제 일어났던 故 박종철 고문 치사사건을 시작으로 같은 해 6월 모든 사람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함성을 냈던 민주항쟁까지 영화보다 더욱 드라마틱했던 현대사를 스크린으로 담아냈다.

충실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1987’은 30년 전이라는 멀지 않은 과거에 그 시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힘썼다. 마치 80년대를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한 소품과 배우들의 분장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떠올리고 공감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안겨준다. 또한 1987년 6월의 광장, 그 뜨거웠던 순간을 고스란히 그려낸 스토리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무게감이 더해져 관객들에게 더욱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 사진=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 스틸컷
여기에 오는 17일에는 ‘돌아와요 부산항애(愛)’(감독 박희준)가 90년대 홍콩 누아르 장르의 부활을 알리기 위해 나선다. 제목처럼 100% 부산 로케이션으로 촬영된 ‘돌아와요 부산항애’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헤어진 두 쌍둥이 형제가 20년 후 형사와 범죄조직 2인자로 다시 만나면서 펼쳐지는 일들을 다룬 감성 액션 영화다.

‘돌아와요 부산항애’는 범죄 액션 영화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그 안에 짙게 깔린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 선이 중심이 된다. 특히 권력과 사랑을 사이에 둔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대립이 주를 이루는 ‘돌아와요 부산항애’는 90년대 홍콩 누아르의 색채를 강하게 띤다. 한국의 정서를 담은 누아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박희준 감독의 의도가 반영된 것. 영화 전반에 묻어나는, 그 시절 뭇 남성들의 로망이었던 홍콩 누아르 요소들은 관객들을 향수에 젖게 만든다.

사후 세계를 그린 판타지, 뜨거운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낸 드라마, 그리고 두 형제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누아르까지. 세 영화 모두 장르는 다르지만 그 속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한국적인 정서를 녹여내며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공통점을 가지기도 한다. 이처럼 장르의 다양성으로 1월 극장가가 더욱 풍성해짐에 따라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의 골라보는 재미 역시 배가 될 것이다.

김나연기자 delight_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