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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지금 만나러 갑니다' 소지섭, 멜로에 부성애까지 빛나는 변신

기사 등록 2018-03-0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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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은비기자]배우 소지섭의 정통 멜로라니. 영화 속 줄곧 거친 남성미를 뽐냈던 소지섭이 힘을 빼고 한껏 부드러워졌다. 수많은 작품으로 어느덧 데뷔 20년을 채워가는 소지섭이지만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속 그의 모습은 데뷔이래 처음보는 모습이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비가 오겠다는 약속만을 남기고 떠난 수아(손예진 분)가 1년 뒤 장마가 시작되는 여름날 나타나며 우진(소지섭 분)과 다시 한 번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극중 소지섭은 아내 수아(손예진 분)가 세상을 떠난 뒤 홀로 아들 지호를 키우며 살아가는 아빠 우진 역을 맡았다. 우진은 어린 아들 지호(김지환 분)과 함께 서툴지만 씩씩하게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그 안에 아내를 향한 진한 그리움과 순애보를 간직하고 있다.

수아가 행복한 것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우진. 그런 그에게 비가 오는 어느 날 기적과 같이 기억을 잃은 수아가 나타난다. 수아와 그동안 함께했던 추억을 나누며 행복한 일상에 젖어가지만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수아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또한 간절하다.

서툴지만 한 여자만을 향한 깊은 순애보 면모를 소지섭은 섬세하고 담백하게 풀어나갔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 속에서 묵직한 카리스마를 뽐냈던 소지섭이 그 무게를 순수한 감성 연기에 쏟았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발리에서 생긴 일' 등 안방극장에서 마저 어둡고 냉철한 멜로 연기를 펼쳤던 소지섭이 엉성하지만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모성본능을 제대로 불러일으킨다.

실제 소지섭은 "캐릭터와 실제 내 모습이 비슷하다. 촬영하면서 너무 편하고 자연스러웠다. 우진이처럼 엉성하고 부족한 게 실제 나와 닮았다. 촬영하면서 행복하고 편했다”며 영화 속 캐릭터와 실제 모습의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때문에 소지섭이 연기하는 우진은 담백하고 자연스러우며 억지스러운 신파 감성을 끌어내지도 않는다.

세상을 떠난 아내를 대신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아빠 역이기에 부성애 연기를 잘 해낼 수 있을지 소지섭은 출연 제안을 받고 많이 망설였다고한다. 하지만 그의 염려는 지나친 기우였을 정도로 그의 선택은 훌륭했다.

그는 손예진 뿐만 아니라 아들 지호 역을 맡은 김지환과의 호흡도 완벽하다. 실제 부자(父子)를 연상케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고있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일상 속 인간미 묻어나는 섬세한 연기로 극에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는 소지섭. 그의 깊은 눈망울에서 나오는 애틋한 눈빛이 이렇게 절절했는지 새삼 깨닫게된다.

이에 이장훈 감독은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롭고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가 우진을 연기하겠다고 결심한 그 날이 인생 최고의 날이었던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왜 소지섭은 이제서야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가'라는 기분좋은 탄식이 영화를 보면 절로 나올 것이다. 화이트데이에 극장가로 배달된 깜짝 선물같은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감성퀸' 손예진과 소지섭의 차별화된 '멜로장인' 면모로 따스한 봄의 설렘을 만끽해보자.

박은비기자 smarte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