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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옥자’, 봉준호 감독이 던지는 화두

기사 등록 2017-06-28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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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옥자' 스틸 컷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한국 영화계의 거장 봉준호 감독은 그의 위상에 걸맞게 다수의 작품에서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왔다. ‘설국열차’에서는 기차라는 세계 속에 정해진 계급과 신분 등에 대한 철학적 담론을 그렸으며 ‘마더’에서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 불합리한 부분에 조명했다. 이번 ‘옥자’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를 담았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와 같지만 봉준호 감독은 이보다 더 많은 메시지를 녹여냈다.

‘옥자’는 그의 전작 ‘설국열차’에서도 다뤄진 바 있는 식량문제를 좀 더 세밀하게 그렸다. 슈퍼돼지 옥자의 탄생 배경 자체가 지구촌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등장하기 때문. 거대 글로벌 기업 미란도는 화학 회사로 시작했지만 환경 친화적인 기업으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품종 개량한 슈퍼돼지를 탄생시켰다. 또 이를 홍보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 10년이라는 장기간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그러나 미란도 회사는 그들이 추구한 이미지와는 다른 행보를 이어간다. 봉준호 감독은 이러한 장면들을 통해 동물의 인권을 다루고자 했으며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깊게 생각해보지 않은 공장식 축산에 대해 되짚었다.

▲ 사진=영화 '옥자' 스틸 컷

더불어 ‘옥자’에서 극을 이끌고 나가는 미자(안서현),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는 모두 여성이다. 하물며 옥자 또한 암컷이다. 봉준호 감독은 이와 같은 설정을 “특별히 여성관점에서 접근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지만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는 힘든 부분이다.

강원도 산골에서 살고 있는 미자는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고 있는 옥자를 구출하기 위해 혼자 힘으로 상경하고 심지어 미국까지 진출한다. 동물보호단체 ALF가 미자를 돕는다고 나서지만 사실상 오롯이 미자 스스로의 힘으로 옥자를 찾아 나선다. 옥자 구출과정에서 ALF의 출현은 단순히 극의 재미를 위해서가 아니며 이들의 모습으로 인해 더욱더 소녀 미자의 강인함이 부각된다.

또한 암컷인 옥자는 젖꼭지가 하나로 다른 슈퍼돼지와는 차별점을 보인다. 이는 슈퍼돼지의 탄생 목적인 상품가치가 떨어짐을 의미하는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이 담겨있는 부분이다. 생산 라인에 투입되는 슈퍼돼지들의 젖꼭지의 개수는 무수히 많기 때문. 이와 함께 프로모션용인 옥자가 여성으로서 겪게 되는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이밖에도 봉준호 감독의 별명인 봉테일(봉준호+디테일)은 이번 작품에서도 빛난다. 개봉 전부터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배급으로 인해 홍역을 앓았지만 이는 하나의 이슈에 지나지 않으며 영화 팬들은 보다 더 다양한 방법으로 봉준호 감독이 녹여낸 디테일을 찾아낼 재미가 있을 터. ‘옥자’는 29일 국내 단관 극장을 중심으로 개봉되며 넷플릭스로도 함께 만날 수 있다.

김지영기자 b33151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