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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원라인’ 진구 “배우, 매력적인 직업··· 죽을 때 까지 연기 하고파”

기사 등록 2017-04-1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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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NEW 제공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배우 진구는 카멜레온 같은 배우다. 최근 드라마 ‘태양의 후예’ ‘불야성’에서 진중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바 있는 그는 이번 영화 ‘원라인’에서는 사기꾼 같지 않은 사기꾼 석구로 분했다. 진구는 역시나 ‘원라인’에서 한 땀 한 땀 수놓은 맞춤 정장을 입은 듯 극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나갔다. 매번 적정선을 지키는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는 진구를 최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배우는 매일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항상 같은 일이 아닌 다른 일을 하는 것, 어제 했던 말이 아닌 다른 말을 하는 것. 일을 하는 게 재밌고 그래서 죽을 때 까지 하고 싶고요. 제가 감히 작품을 고른다고 말씀드리진 못 해요. 아직도 선택받는 입장이죠. 그리고 제가 고른다면 한정적일 텐데 내가 상상도 못했던 역할, 대본이 들어오기 때문에 매일 매일이 재밌어요.”

드라마 ‘올인’에서 김인하의 아역으로 처음 얼굴을 알린 지 15년이 흘렀다. 그럼에도 그는 마치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처럼 기분이 들뜬 채 “연기를 즐기고 있다”고 답했다. 죽을 때 까지 연기가 하고 싶다는 진구의 작품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

“글이 재밌어야죠. 첫 장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완독하는 시간이 기준인 것 같아요. 제가 이해를 빨리 할수록 좋은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으니까요. 안 읽히는 시나리오는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관객들한테 이해시키기도 힘드니까 고사하는 거고요. 그리고 전형적이지 않은 캐릭터를 만들 자신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전형적이거나 뻔한 건 안 하고 싶거든요. 설령 그런 캐릭터가 들어오더라도 동료배우, 감독님과 상의를 해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면 연기하는 저도 희열을 느끼거든요. 그래야 제 연기를 보는 관객들도 재미를 느낄 테니까요.”

▲ 사진=NEW 제공

진구는 ‘원라인’의 제작보고회에서 초반에는 작품을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이유 또한 앞서 말했듯 스스로가 관객에게 재밌게 이야기 해줄 자신이 없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사실 처음 ‘원라인’의 시나리오를 완독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감독님을 직접 만나서 저를 설득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장과장의 매력을 모르겠다고 말했거든요. 그러니까 감독님이 한 시간 만에 저를 설득시키는데 성공했어요. 기억나는 건 실제 작업대출 업자들의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실감나고 왠지 감독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해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어요. 그리고 관객들에게 대출사기의 위험성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도 들었고요. 제가 작품을 이것저것 고르는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입봉 감독이든 베테랑 감독이든 믿고 가는 거죠. 처음 만났을 때 저를 설득시켜주시면 확실히 믿음이 가요.”

‘원라인’에서 장과장은 기존의 사기꾼과는 전혀 다른 모습들을 선보인다. 타 작품에서 그리고 있는 사기꾼처럼 가볍지도, 일명 날티가 나지도 않는다. 하지만 조폭 같은 묵직한 모습은 아니며 오히려 평범한 회사원을 연상케 한다.

“사기꾼 같지 않은 사기꾼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극에서도 ‘인간답지 않은 일을 인간답게 하는 재주’라는 대사가 나와요. 이것도 전형적인 모습을 탈피하고 싶었던 것에서 출발한거죠. 감독님과 제가 잘 맞았어요. 둘이 추구하는 바가 사기꾼인지 아닌지 애매모호한 인물을 그려보자 했었거든요. 장과장의 모습은 저의 평소 모습과 비슷해요. 그걸 작품에 잘 녹인 것 같아요.”

▲ 사진=NEW 제공

한 작품으로 흥행반열에 오르면 다음 작품 또한 기대케 되는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이는 오히려 배우에게는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무조건 성공해야한다는 인식이 박히기 때문이다. ‘태양의 후예’로 큰 인기를 얻었던 그는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고 답했다.

“부담감이 최대한 없는 척 하려고 해요. 그래야 저도 상처를 덜 받으니까요.(웃음) 이걸 ‘올인’때 배웠어요. 데뷔작이었는데 처음부터 엄청난 사랑을 받았어요. 그런데 그 기간이 보름밖에 안됐어요. 지금 생각해도 제 생에 가장 ‘핫’했던 순간이었죠. ‘올인’ 오디션을 본 것까지 계산하면 데뷔까지 4개월 밖에 안됐을 때에요. 아무것도 모르는 애가 큰 사랑을 받아서 급 거만해졌었죠. 이 바닥에 대해서 우습게 알았어요. 보름이 지난 후 빨리 사라지는 거품을 보면서 ‘세상이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는걸 느꼈어요. 세상을 바보로 봤지만 바보는 저였죠. 그리고 다시 인기가 생기면 강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그리고 연기를 14년 동안 하면서 ‘태양의 후예’라는 커다란 선물을 받았어요. ‘올인’때의 경험 때문인지 지금은 들떠있지 않고 감사하고 행복하게 보내고 있어요. 지금은 ‘남들보다 앞서가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해요. 항상 남들 옆 정도. 나란히, 천천히 하다 보니까 일도 항상 행복하고 신나요.”

김지영기자 b33151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