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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김과장’ 남궁민 “최고의 전성기 아닌 제일 긴장해야할 때”

기사 등록 2017-04-1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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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935 엔터테인먼트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배우 남궁민만큼 장르를 넘나들며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가 또 있을까. 그는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냄새를 보는 소녀’ ‘리멤버-아들의 전쟁’ ‘미녀공심이’에서 흥행과 더불어 매번 새로운 캐릭터로 호평을 받았다. 남궁민의 거침없는 질주는 이번 ‘김과장’에서도 이어졌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김과장’에서는 대기업의 부정부패, 불합리와 싸우는 김성룡으로 분해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안겼으며 특유의 능청스러운 표정과 말투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매 작품마다 연기력으로 화제를 몰고 있는 남궁민을 최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남궁민은 드라마에서 연이어 ‘대박’을 터트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전성기가 아니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빛을 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남궁민에게 배우의 내공이 느껴졌다.

“이제 나이가 좀 드니까 이렇게 일이 잘 되도 어느 정도 우쭐해 하지 않는 내공이 생겼어요. 그래서 오히려 지금이 최고의 전성기가 아니라 제일 긴장해야할 때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지금이 더 긴장해야할 시기인 것 같고요. 지금 더 체크 많이 하고 있고 앞으로 할 작품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연기를 보여줄 자신이 있어요. 제 인생에서 하락할 때는 오겠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저도 사람이니까 떨어질 때가 오지 않겠어요? 작품이 실패를 해도 저 스스로에 대해서 원망스럽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것도 모르고 다른 사람의 탓으로 하는 정신상태가 오지는 않았다고 생각하거든요.(웃음)”

▲ 사진=935 엔터테인먼트

‘김과장’은 마지막 회 전국 기준 18.4%, 자체 최고 시청률로 화려한 막을 내렸다. 김성룡으로 자연스레 녹아든 그의 연기에 시청자들은 시청률로 응답한 것.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김과장’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심지어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다고.

“물론 제가 ‘무조건’ 잘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전 배우 입장에서 자신감은 항상 있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김과장’에 대해 자신 있었고, 타 드라마와 상관없이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작품 선정하는 기준은 딱히 없어요. 작품을 보는 눈이라기보다 그런 흐름이 온 것 같아요. 연기가 준비돼 있었기 때문에 잘 된 것이지 선택을 잘 해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남궁민이 말하는 ‘흐름’은 배우로서 갈고 닦아온 길을 표현한 단어였다. 모든 것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그가 언급한 ‘흐름’도 탈 수 없었을 것.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된 계기는 ‘내 마음이 들리니’의 종영 후 부터였다.

“‘내 마음이 들리니’가 종영하고 느낀 게 사람은 흐름에 맞게 흘러가야한다고 생각해요. 사람에게 들어오는 흐름을 잘 컨트롤하려고 노력해야지 제 의지대로 하려고 하면 안 될 것 같아서요. 그때 계속 들어오는 역할들이 서브 캐릭터였거든요. 그런데 제가 ‘이제 그런 역할은 안 해도 되지 않나’하는 건방진 생각을 했어요. 결국 다섯 작품을 거절하면서 쉬게 됐는데 한편으로는 ‘이렇게 연기를 하는 건 아니구나. 내가 연기잔데 연기를 대하는 자세가 어떤 캐릭터를 스스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이 볼 수 있는 어떤 캐릭터든지 완벽하게 소화하는 것에 가치를 둬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면서 부담스럽지 않게 어떤 캐릭터든지 차근차근 시작했어요. 지금에서야 잘 풀린 것 같고, 그런 흐름을 인위적으로 거절하는 것은 지양해야하는 것 같아요.”

남궁민은 이번 김성룡을 표현하기 위해 기존과 다른 연기를 선보였다. 이전엔 표정을 많이 쓰는 연기를 자제하고 절제미 있는 연기를 선호했지만 이번 김성룡은 얼굴을 많이 쓰는 캐릭터로 해석해 스타일부터 변신했다.

“캐릭터를 잘 살릴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면 저도 그 노하우를 알고 싶어요. 그저 제가 김성룡을 봤을 땐 독창적인 사람은 아니라고 느꼈고 인상을 많이 쓰는 캐릭터라고 해석했죠. 그래서 이마의 주름이 잘 보일 수 있도록 머리를 짧게 자르고 헤어 색상도 촌스러운 색을 찾아봤고요. 옷도 구제마트에서 만원에 몇 벌씩 사고 신발도 지방에서 공수해오고 준비를 많이 했고요. 이런 스타일로 인해서 ‘김성룡의 감각이 저 정도구나’하는 생각을 했으면 싶었거든요.”

▲ 사진=935 엔터테인먼트

어느 하나 쉽게 넘어가지 않았던 남궁민의 세세한 연출은 그의 연기력과 만나 환상적인 호흡을 이뤘다. 주변에서도 호평을 받은 그였지만 오히려 이번 작품은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은 남궁민을 지칭하는 듯 했다. 인터뷰 내내 이어지는 그의 연기 소신과 신념을 듣고 있노라면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번 작품은 누가 말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되돌아봤을 때 부족함을 느껴서 좋았어요. 왠지는 모르게 연기를 하면 할수록, 칭찬을 받을수록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 만족하는 게 ‘김과장’이 끝나고 난 다음 열흘의 시간이 주어졌는데 마치 제가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연기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고여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 계속 움직이고 흘러가는 사람이 되려면 내 것에 만족하지 않고 무엇인가를 갈고 닦고 있어야겠다싶었어요. 아무리 내가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인정을 받아도 연기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알겠어요. 칼을 직접 쓰지 않고는 칼의 날카로움을 느낄 수 없는 것 처럼요. 좀 더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흐르는 물 같은 사람이 됐으면 해요.”

김지영기자 b33151_@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