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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해어화' 한효주, 활짝 피어오른 연기력으로 감성을 두드리다

기사 등록 2016-04-2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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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영화 '해어화(감독 박흥식)'가 최근 음악과 멜로가 지닌 강점을 통해 많은 영화 팬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소율 역으로 변신한 한효주가 있다. 영화 속 그의 연기는 어땠을까.

그는 영화 속에서 예인의 정신을 중시하는 기생의 삶을 그려냈다. 그러나 소율은 기생이기 이전에 순수한 소녀였고 사랑받고 싶은 여자였다. 즉 한효주는 소율이란 캐릭터의 복잡미묘한 내면을 이번 '해어화'를 통해 표현해야 됐던 것. 즉 한효주는 소율이란 캐릭터가 지닌 감정과 상황들로 인해 설렘, 질투, 복수, 배신, 파멸, 회한을 비롯해 폭넓은 감정선을 넘나들어야 했다.

그는 전작 '뷰티인사드(감독 백감독)'에서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운 이수 역을 맡아 호연을 펼친 바 있다. 그런데 한효주는 이번 '해어화'에서 사랑을 받는 여자가 아닌 사랑을 받지 못하는 정반대의 인물상을 연기했다. 한효주는 어쩌면 극과 극일 수 있는 이수와 소율 사이의 간극을 심도 깊은 연기로 좁혀냈다.

'해어화' 초반에 소율은 마치 '뷰티인사이드'의 이수처럼 순수하고 맑은 면모가 강했다. 하지만 중반부에 소율은 좌절감과 실망감이 깃든 여인의 모습이 도드라졌다. 극의 후반부 소율은 어떤 의미로든 불같이 폭발했다. 그야말로 한효주는 전개의 초반-중반-후반에 걸쳐 감정선을 변이시키고 배가시키는 방식으로 순차적으로 변모해 갔다. 그래야만 했던 이유는 '해어화'가 소율의 감정과 관점을 중심으로 이어 나가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한효주는 '해어화'를 통해 자신의 연기적 고민과 노력을 소율로서 승화시켰다. 그는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 배우로서의 스팩트럼을 한층 높일 수 있었다. 이는 소율이란 캐릭터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복잡한 감정과 깊은 감성을 지닌 소율은 표현하기 어려운 캐릭터이나 잘 소화해냈을 땐 그 만큼의 성과 역시 잇따랐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평생의 동반자이자 경쟁자인 연희(천우희)와의 진한 울림과 진중함과 유쾌함을 넘나드는 작곡가인 윤우(유연석)와의 인연이 더해져 좋은 시너지를 이뤘다.

'해어화'는 1943년 비운의 시대, 마지막 기생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그렇기에 영화는 당대의 가곡과 대중가요를 녹여내며 풍부한 감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효주를 비롯한 천우희와 유연석의 열연이 빛나고 있다. 완연한 봄, 애절한 서정곡 같은 '감성극'이 찾아온 것이다. 말을 이해하는 꽃이란 의미인 '해어화'. 한효주와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어떤 감동과 향기로 다가갈지 귀추가 주목된다.